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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 폭력적? 억울해…체면 차리면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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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 폭력적? 억울해…체면 차리면 직무유기"

[진보매체 합동토론회 ②]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프레시안과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한겨레 등 4개 진보매체가 공동으로 기획한 합동토론회 '진보 공생의 길, 4당 대표에게 묻는다'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생중계 합니다. 4일 출연자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입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되는 토론회는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김헌태 인하대 겸임교수, 이유주현 한겨레 기자가 패널로 참여합니다. 5일로 예정된 3차 생방송에는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출연합니다. <편집자>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초청 토론회는 10.28 재보궐 선거에 대한 평가로부터 시작됐다. 평가의 초점은 당선자를 내지 못한 저조한 성적은 물론이고, 야권 연대 실패 과정에서 불거진 민노당 내부의 혼선까지 다양했다.

강 대표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의 주역이 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한다"면서도 "이명박 정부 심판 국면으로 가다보니 대안 후보에게 표를 모아주는 사표심리가 많이 작용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첫 번째 지정토론자로 나선 이유주현 한겨레 기자는 "자기 식구들을 (후보에서) 포기시키면서 어떻게 다른 야당 후보를 밀어주자고 하느냐. 후보와 당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은 상당히 잘못된 절차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선거 막판 강 대표가 제안한 '일괄 타협', 즉 경기 안산 상록을을 무소속 임종인 후보로 단일화 할 경우 다른 지역 민노당 출마자들을 후보 사퇴시킬 수 있다는 제안이 민노당 내에선 아직까지 논란거리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이견을 제시하는 당원들이 많이 있다.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강 대표는 그러나 "안산 단일화가 무산되는 바람에 이대로 가면 소탐대실, 내지는 전체 야권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면서 "대승적 결단을 급하게 한 것이지만, 지도부로서 그런 자세도 필요하다"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강 대표는 "우리 후보 사퇴가 작은 문제는 아니었지만 이후 야권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이명박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에 조응하는 게 맞다는 차원에서 제안을 했다"고 거듭 '반MB 연대'의 당위성으로 무게추를 옮겼다.

두 번째 지정토론자인 김헌태 인하대 교수는 "2004년 총선에서 원내에 진출했고 많은 국민들이 새로운 대안적 정치세력으로 나아가주기를 바랐는데 그 후 국민들의 지지와 동의를 얻을 기회를 못살렸다"고 민노당의 지지율 하락을 지적했다.

강 대표는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한 자체 여론조사를 근거로 "너무 투쟁적이고 과격해서가 1순위, 그 뒤로 구체적 정책 비전 없어서, 진보신당과 분열 등이 나왔다"면서 "이런 부분 있어서 개선하고 변화돼야 하지만 변화가 하루아침에 되기 힘들다는 고백을 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강 대표는 18대 국회 들어 자신과 민노당의 부정적 이미지로 따라붙는 '과격성'에 대해선 "국회 자체가 가진자들, 재벌들, 부자들만 위한 국회로 전락해 돋보기로 들여다보면 분개할 수밖에 없다"며 "체면 차리고 있으면 직무유기"라고 항변했다. 강 대표는 "그런 것을 절감해 실력행사를 안 할 수 없었는데 그런 것들이 국민들에게는 운동권, 과격, 폭력적으로 보인다. 반성할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좀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현실적 제약도 있고 사회적 약자 정책도 중요하지만 중산층에게 희망을 주는 내부 노선이나 브랜드 만드는데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진보대연합인가, 민주대연합인가?

진보대연합과 민주대연합. 민노당에게는 어려운 숙제다. 진보정당은 분열됐고,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야권 질서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진보대연합과 민주대연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가 여의치 않다. 강기갑 대표는 "진보연합이 잘 되면 민주연합도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이대근 논설위원은 "이명박 정부 반대를 위해 민주당과 공동으로 대응해 싸워야 한다는 입장만 있지 민주대연합에 대해 민노당과 민주당의 관계를 어떻게 할지 정리 못했다고 한 게 민노당의 한계 아니냐"고 물었다. 이 논설위원은 "민주당과 민노당은 몰락도 함께, 상승도 함께한다. 민주당의 2중대라는 인식이 많다"고 꼬집으며 "그냥 민주대연합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신자유주의 노선을 벗어나도록 민노당이 끌고 역할을 할 것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민주대연합을 양적으로 누가 중심이냐고 봐선 안 된다"며 "어느 것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고 상생과 평등의 세상을 만들 것인지 가치 중심으로 잡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숫자가 많은 민주당이 치고 나가는 듯이 보이지만 돋보기로 보면 우리가 이명박 퇴진과 심판의 선발대"라고 했다.

진보대연합과 관련해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진보신당과 정서적, 노선적 친화력을 갖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정책적, 사안별 연대는 하고 있는데 분당이 된 점에는 국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하고 반성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한 "앞으로 진보 대통합을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할 생각이다. 그래야 민주대연합을 위한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군소정당이 힘이 없는 상태에서 민주당 중심으로 빨려들어가는 민주대연합이 과연 이명박 정권을 제대로 심판하겠냐는 문제인식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진보진영 통합에 속도조절 하는 진보신당의 태도에 대해선 "내 집 앞에 죽대 쌓고 티격태격 할 때가 아니다"며 "자기 것을 깨고 부수고 시정하면서라도 국민요구에 따른 행보를 하는 게 진보적 자세"라고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사전 단일화가 현실적으로 더 어려워"

지정토론이 끝난 뒤 이어진 일반 시민들의 VOD 질문은 달아오른 토론 분위기를 한숨 쉬어가도록 했다. "왜 늘 두루마기를 입고 나오는지, 집에는 몇 벌이나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서부터 "개그콘서트에 (강 대표를 패러디한) '남보원'을 보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 등이 이어졌다.

강 대표는 "두루마기를 입으면 건강에 좋다. 두루마기 입고 고름을 마무리 할 때 마음과 제세를 가다듬을 수 있다"면서 "입고 있으니 좋지 않나"고 눙치는가 하면 "패널로 나온 분들은 목에 새끼줄 꽉 조으고 있는데 (나는) 갑갑해서 못 입는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강 대표는 개그콘서트 관련 질문에는 "한번 봤는데 식당에서 소리를 못 듣고 화면만 봤다"면서도 "내용은 남성 권익 보장을 위한 내용이라는 얘기만 들었다"고 은근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진 난상토론 시간에 이대근 논설위원은 "지난 대선과 총선 과정에서 민노당이 다른 정당보다 낡은 이미지를 가지지 않았나"면서 "그래서 사람들이 '진보정당이라고 하지만 별거 없더라'고 생각한다"고 캐물어 분위기를 다시 달궜다. 또한 "진보신당과 자꾸 합치자고 하는데 대선과 총선에서 나온 문제들을 어떻게 바꾸어 갈 것인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민웅 교수도 "분당을 전후해 혁신 재창당 수준의 요구가 높았는데 긴장을 유지하면서 창조적 진화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패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강 대표는 "경직되고 일반인이 참여하기에는 배타성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은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당과 국민이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데에 반성하고 있고, 소통구조가 아무래도 부족해서 자꾸 평가하는 것 같다"고 난감해 했다.

이유주현 기자는 진보신당과 분당의 원인이 된 '종북주의' 논쟁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우리 당원들은 종북주의 문제 제기에 분개하는 분위기가 많다"며 "당내에서 토론 한 번 없이 바로 분당할 때 그렇게 말해 의아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여전한 불편함을 엿보였다. 강 대표는 또한 "패권주의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었는데 이런 문제로 당을 깨고 나간 것은 지금도 맞지 않고 인정하기도 힘들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종북주의 논쟁에 당이 분개하는 분위기이고 패권주의에 대해 재검토할 의사가 없다면 진보신당도 돌아갈 이유와 명분이 없지 않냐"고 방향을 양당 통합의 문제로 되돌리자 강 대표는 "양당간 통합보다는 진보진영의 대통합 구도로 가는 게 맞다"고 대답했다.

강 대표는 "집을 크게 지을 때 패권적 문제도 해소가 가능하다"며 "종북주의 문제도 진보진영의 전체 통합 과정에서 논의하면 양당이 논의하는 것보다 쉽게 풀릴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에둘렀다. 하지만 진보대연합을 위해 민노당이 양보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여기서 말씀 드리기는 그렇지만 그런 자세와 의지를 가져야 하지 않겠나"고 즉답을 피했다.

김헌태 교수는 "'민주노총 여의도지부'의 한계를 벗어나느냐도 민감한 부분"이라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민노당이 사실은 강력한 의지 없이 상당부분 슬로건이나 이벤트화 시킨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고 물었다. 강 대표는 "민주노총의 큰 흐름을 민노당이 좌지우지 할 수 없다"고 피해갔고 "우리는 진정성을 갖고 비정규직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는 입장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산층에 포괄적인 비전을 갖지 않으면 빈곤층과 사회적 약자 보호도 실패할 것"이라는 김 교수의 이어진 질문에 강 대표는 "현재 이명박 정권 들어와 양극화의 구조적 문제에 집중하다 보니 그런 한계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해를 구했다.

김민웅 교수는 "민노당에서 이탈한 지식인들에 대한 정책이 있느냐"면서 "이것을 못하면 인물 영입도 어렵고 연대 과정에서 지식인 역량의 결합도 어려워 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대표는 "외연을 넓혀보려 했지만 진보신당과 합당을 하면 도와주겠다는 얘기들을 한다"면서 "진보진영 학자들에게 너무 박대하지 말고 힘을 실어줘서 민노당이 자리굳힘 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드리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강 대표의 미적지근한 답변에 이대근 논설위원은 "민노당이 매력 없고 재미가 없어서 안 오는 것 아니냐"며 "차라리 대표가 민노당을 깨부수겠다고 선언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내년 지방선거 등과 관련한 후보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강 대표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사전에 논의해 후보 단일화하자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상당히 좋은 안 같지만 현실적으로 더 어려운 안이다"고 일축했다. 사전 정치협상을 통한 단일화 방식에 대한 거부감을 표한 것.

강 대표는 "이번 선거를 겪으며 민주당과의 연대도 좋지만 진보진영의 통합 논의 속에서 내년 지자체 선거에 대한 후보 전략이 더 우선돼야 한다는 개인적 판단을 갖고 있다"면서 "당 내에서 논의가 곧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진보진영이 결집해서 자기 힘을 키워야 단일화도 가능하지 그렇지 않으면 큰 홍수가 오면 다 쓸려가고 뼈대만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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