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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게리멘더링' 비판하던 與, 전북에서 '호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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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게리멘더링' 비판하던 與, 전북에서 '호박씨'

노회찬 "원내대표 합의 따로, 실속 챙기기 따로"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이 다수인 전라북도 도의회 행자위는 지난 17일 4인 선거구 23곳을 4곳으로 줄이고 2인 선거구 9곳을 47곳으로 늘리는 선거구 분할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우리당 지도부는 시도의회의 기초의원 선거구 분할을 맹비난하고, 4당 원내대표를 추동해 "선거법 개정을 통한 제동"을 공언했음에도, 정작 광역의원 '선거구 쪼개기'는 수수방관한 셈이다. 전북지역은 우리당이 '텃밭'처럼 여기는 지역이다.

심지어 우리당 소속의 전북도의회 행자위 김진명 위원장은 "국회에서 이 문제에 관여하는 게 웃긴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전북도지사가 선거구 분할안 제출, 우리당과 민주당 측 추인**

〈사진1〉

시도의회가 독자적으로 선거구를 분할한 다른 지역과 달리 전북도 의회의 선거구 분할안은 우리당 소속 강현욱 도지사가 내놓은 입법예고안을 거의 그대로 통과시킨 것이다. 도의회와 도지사 모두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셈.

공직선거법과 지방자치법 재개정을 통해 중대선거구를 유지키로 4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지 불과 이틀 뒤인 지난 6일, 전북도는 "타시도와 비교해, 여러 (분할) 추세를 검토한 결과 이같이 조정이 됐다"며 4인 선거구 4곳, 3인 선거구 21곳, 2인 선거구 47곳으로 하는 선거구획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당초 전북 선거구 획정위는 4인 선거구 23곳, 3인 21곳, 2인 9곳의 선거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전북도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전북지역 시민단체들은 "기득권 정당의 득실에 따라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려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지만 전북도 의회 행자위는 1곳을 조정한 것 외에 전북도안을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다.

***"국회의원보다 우리가 낫다…군소정당 난립 막으려 선거구 분할"**

우리당 4인, 민주당 3인으로 이뤄진 전북도 의회 행자위의 김진명 위원장(우리당)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4당 원내대표의 공직선거법 개정 합의에 대해 "국회에서 이 문제(선거구 분할)에 관여하는 게 웃긴다"며 "매일 싸움이나 하고 날치기나 하는 자기들 보다 지방의원들이 훨씬 더 원칙을 잘 지키고 민주적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상 한번도 실행해보지 않은 법을 개정한 적은 없다"며 "지역마다 사정에 맞게 지방의원들이 알아서 정하는 것"이라고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중대선거구라는 것은 2인에서 4인 사이에서 알아서 정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시민사회와 여성 등 신진세력의 정치참여를 위해 4인 선거구를 만든 선거법 개정의 취지에 대해선 "다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라며 "2인 선거구는 군소정당의 난립을 막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초의회를 독식하겠다는 논리에 다름 아니다.

***뒤통수 맞은 민노당 "원내대표 합의 따로, 실속 챙기기 따로"**

민노당은 1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선거구 날치기 분할 규탄 및 선거법 재개정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거대 정당들의 선거구 분할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 자리에서 노회찬 의원은 "전두환 정권이 나눠먹기를 위해 헌정사상 최초로 도입한 중선거구제가 이제 광역시도에서 전면화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의원은 "법 개정으로 중대선거구를 회복하기로 한나라당을 뺀 나머지 정당이 다 합의했는데 우리당과 민주당에게 전북에서 또 뒤통수를 맞았다"며 "원내대표 합의 따로, 실속 챙기기는 또 따로냐"고 맹비난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우리당과 한나라당 간의 합작으로 시작된 기초의회 선거구 쪼개기는 민노당과 시민단체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주목을 끌지 못했으나, 영남지역에서 한나라당이 버스날치기, 촛불날치기 등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해 선거구를 쪼개자 '나눠먹기'에서 배제당한 우리당이 한나라당을 맹비난하고 나서 공론화됐다.

이에 대해 민노당은 "열린우리당은 동네마다 당론이 다르냐"고 꼬집었고 김부겸 우리당 수석부대표는 "일부 그런(나눠먹기) 곳도 있고 그런 행태는 못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난감해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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