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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현 후보 "나는 '자주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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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문성현 후보 "나는 '자주파'가 아니다"

[민노 당권후보 인터뷰①]"인맥 극복해 통합력 발휘할 것"

'위기' 탈출이 당면 목표이기는 민주노동당도 다른 정당과 다를 바 없다. 원내에서 일정한 성과를 인정받기는 했지만, 진보정당으로서 그동안 제 역할을 해 왔느냐는 문제와 관련해 당 안팎의 시선은 상당히 따갑다. 지난해 독도 문제가 불거졌을 때, "독도에 군대를 파견하자"는, 전혀 진보정당 답지 않은 주장이 한 최고위원을 통해 나와 논란이 됐을 정도로 원외 지도부의 리더십은 말이 아니었다.

2기 지도부 경선에 나선 당 대표 후보들은 저마다 위기의 본질을 '정체성'의 문제, 취약한 리더십으로부터 찾는다. 진단은 같지만, 해법에선 미묘한 차이가 있다. 프레시안은 대표 경선에 나선 문성현, 조승수, 주대환 후보를 만나 그들의 상황인식과 해법을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단병호 심상정 의원과 함께 '문단심'으로 불릴 만큼 노동운동계의 거목으로 꼽히던 문성현 후보를 9일 만났다. 문 후보는 전체 유권자 4만8000여 명 중 과반수 이상인 '자주파' 진영의 지원을 바탕으로 유력한 당선 후보로 꼽힌다.

스스로 "나는 자주파가 아니다"고 항변하지만 '자주파' 위주로 짜여졌던 1기 지도부에 대한 평가에선 '냉정함'이 다소 떨어진다. 대표 경선에 뛰어드는 것과 동시에 5월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언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당 일각의 비판이 있다. 〈편집자〉

***"자주파-평등파 도식적으로 나눠선 안돼"**

〈사진1〉

프레시안: 개각파동이다, 사학법이다 해서 민노당 선거분위기가 안 뜬다. 어느 후보만의 문제가 아닌데 대책이 있나.
문성현: 당내에서조차 크게 안 뜨는 것이 사실이다. 흥행 측면에서 보자면 예전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처럼 제주도에서 개표 하고, 광주에서 개표하고 이렇게 하며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해 볼만 하다 싶다.

프레시안: 창당 이후 지금까지, 특히 총선 이후 당의 성과와 한계는?
문성현: 총선 이전에 우리는 원외 정당, 운동 정당으로 정당다운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면 총선 이후 무엇보다도 전국정당으로 정비된 것이 자체적 성과이고 의원단이 열심히 해서 민주노동당은 기존 정당과 다르다는 인식을 심은 것이 외부적 성과라 생각한다. 한계는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대해 구체적이고 현실적 접근과 해결방안이 부족했던 것, 그리고 일정하게 체계는 갖췄지만 통합적 역량을 모으지 못한 것이다.

프레시안: 그간 개혁공조냐 독자노선이냐를 두고 연대전술에 내부 논란이 많았다. 다른 당과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제4당이라는 한계는 어떻게 돌파할 생각인가?
문성현: 우리 당의 기초는 노동자 농민 서민이다. 민중의 삶에 기초한 의제, 진보정당이 가져야 하는 의제에 기반해 민주노동당은 민주노동당이라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것만 되면 정책적 내용은 누구와든 같이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입장에서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차이가 크지 않으니 개혁공조다 뭐다 기조를 세울 필요는 없고 그 때 그때 선택적 판단을 하면 된다.

프레시안: 5월 지방선거에 대해선 목표와 구체적 전술이 있나?
문성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모든 선거구에서 후보 출마를 목표로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략적 목표는 기초의원은 대거 당선돼 전국 골고루 풀뿌리 정치 기반을 마련해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고.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 광역의원은 물론 당선이 목표지만 당락과 관계없이 전체 득표를 높이는 역할을 위해 적극적인 운동을 하게 할 것이다.

프레시안: 새로 선출되는 대표 임기가 2년이라 그 중에 대선도 실시된다. 득표와 정치적 성과 양 면에서의 목표는?
문성현: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나타난 문제는 사표론 등으로 인해 득표가 실제 정당지지도에 못 미쳤다는 것이다. 사표론을 돌파해서 당 지지와 실제 득표를 일치시키고 나아가 득표와 바람몰이가 당 지지도를 이끄는 것이 목표다.

프레시안: 당직-공직의 겸직 금지 규정은 어떻게 접근할 계획인가?
문성현: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당직-공직 겸직 금지제도의 취지는 모두가 이해한다. 그러나 이 제도는 원내정당, 대중정당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에 적절치 못한 지점들이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따라서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폐지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프레시안: 북한 인권문제는 어떻게 다뤄야 하나?
문성현: 인권은 보편적 가치이고, 북한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나타나고 있는 북한인권 문제는 북핵 문제 이후 미국의 새로운 대북적대정책의 일환이라는 판단이다. 게다가 이 문제는 냉전수구세력이 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이들에게 악용당해서는 안 된다. 교류와 협력을 늘여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바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통일에 기여하는 정책이 진정한 진보적 정책, 인권정책이라는 것이다.

프레시안: 정파 갈등은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문성현: 언론에 당부하고 싶다. 자주파, 평등파 가르는 것 온당치 못하다. 나부터가 자주파가 아니다. 나는 당의 통합적 운영 없이 혁신도 없다고 본다. 그래서 통합을 이야기 한다. 자주파에서 나를 지지하는 것은 통합의 측면에서 동의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자주와 평등이라는 것을 우리가 도식적으로 나눠선 안 된다. 현재까지 활동가들을 보면 불가피하게 삶의 현장에서 싸우느라 자주와 통일의 문제가 주된 관심이 아니었던 사람도 있고, 엄혹한 분단상황에서 활동하느라 민중적 대의에 부족했던 사람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현재 존재하는 자주와 평등의 차이를 강조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입장이다. 경남도당을 운영할 때도 이 문제가 불거진 적이 없다. 대표에 선출돼도 자신 있다. 물론 인사 문제 같은 경우 누가 해도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니 오해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최대한 공정한 인사를 통해 해결할 것이다. 독립된 통합력으로 대표한다.

프레시안: 물론 문 후보 자신이 '자주파'가 아니라고 하고 또 이력을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자주파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이후 부채감을 느끼지 않겠나?
문성현: 그런 우려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나를 지지하는 동지들을 많이 만나는 와중에 내 생각보다 훨씬 열려 있다는 점을 알고 놀랐다. 그 동지들이 그 문제(부채)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그들 스스로가 그 문제를 더 우려하더라.

프레시안: 김혜경 전 대표도 통합형 대표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 그렇게 됐는지 의문이다.
문성현: 앞서 말했다시피 나를 지지하는 동지(자주파)를 만나며 충분히 가능하다는 자신이 들었다. 그리고 인맥에 기반하지 않고 현실에 기반하면 충분히 통합력을 발휘할 수 있다. .

***"당 대표와 경남도지사 후보직 병행 가능하다"**

〈사진2〉

프레시안: 비정규직 문제와 더불어 대기업 노조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극단적 대기업 노조 때리기도 문제지만 원청과 하청 노동자들의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문성현: 추상적 구호로 '노동자는 하나'라고 외치는 것은 이제 안 통한다. 특히 동일 사업장 내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이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비정규직과 관련해 당은 비정규직을 줄여나가 결국 없앤다는 관점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사유제한을 유지하고 불법파견을 없애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 가운데 기간제, 파견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부딪히는 지점이 있는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부딪히는 문제를 개별 기업노조에서 풀기는 사실 어렵다. 법적 제도적 문제는 당이 노력해서 해결해 나가고 또 다른 한 축으로 산별노조를 건설해 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산별노조 임금 협약이 일상화 되면 노조 내에서 원-하청, 대기업-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해결하는 고민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물론 시간과 과정이 걸리는 문제다.

프레시안: 양극화가 화두다. 현실적이면서도 차별적인 민노당의 대안은 무엇인가?
문성현: IMF 때를 생각해보라. 고통 분담 이야기가 많았지만 실은 고통전담 아니었나. 노동자들이 집중적 고통전담 대상이었다. 그 경험으로 미뤄보면 양극화에 대한 해결책도 노동자 농민에게 집중적으로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양극화의 문제에서 임금 격차를 일순위로 두고, 고임금자 임금을 억제하고 저임금 노동자 임금을 올리자 이렇게 나올 것이 뻔하다. 그런 식의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는 안 된다. 노-노 갈등 조장은 안 된다. 전 사회적 측면에서 실질적이고 동의가 가능한, 합당한 차원의 대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정부나 사용자 단체에서 노조를 비판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요즘 보면 저임금 노동자, 실업자들이 오히려 더 노조나 운동단체, 나아가 민노당을 비판한다. 그 정서적 거부감과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
문성현: 토론을 거쳐봐야 하겠지만 저들에게만 책임이 있고 우리는 의무와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본다. 양극화 해소에 들어가는 비용들,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비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만만치 않은 문제다. 하지만 정부는 정부대로, 자본은 자본대로,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다 책임이 있다. 구체적으로 상당히 치열하고 복잡한 토론으로 해결해야 한다. 노동자 농민에게 과도한 전담은 거부하면서도 실질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프레시안: 도지사 후보와 대표직은 병행은 가능한가?
문성현: 가능하다. 게다가 지방정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당의 정체성과도 부합된다. 대표직과 후보직을 충분히 병행할 수 있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프레시안: 만일 경남도지사에 당선되면 당대표직 수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나?
문성현: 지금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아성인 경남도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그건 참으로 행복한 고민이다. 그 고민을 하게 되면 좋겠다.

프레시안: 조승수 후보의 당원자격 논란에 대한 의견은?
문성현: 같은 후보로서 언급을 하기 참 힘들다. 아무리 진정성을 가지고 이야기해도 상대 후보라는 측면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말을 안 하려 한다.

프레시안: 1기 지도부에 대한 평가는?
문성현: 비판이 많은데 따져보면 정확하지 못한 지점도 있다고 본다. 처음이다 보니 시행착오에서 비롯된 것도 있고 당직-공직 분리 상황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독도 문제에 대한 진보정당 답지 못한 대처라는 비판이나 국가보안법 올인 논란은 문제였다. 최고위원이 한 정파 일색이다 보니 적절한 균형이 잡히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나 싶다.

프레시안: 이번에도 한 정파 일색이 되면 어떻게 하나.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선거에도 정파별 라인업이 섰는데….
문성현: 그런 우려는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최고위원 후보 명단을 보라. 최소한 싹쓸이는 아예 불가능하다. 인맥, 출신 차원에서 활동하지 말고 각자가 대중에 기반해서 운동하면 통합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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