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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민들 홍콩서 단식농성…한류배우들 '선처' 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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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민들 홍콩서 단식농성…한류배우들 '선처' 탄원

민주노총 등, 정부 소극적 태도 비판…홍콩 영사 경질 요구

세계무역기구(WTO)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구속된 뒤 보석으로 풀려나 홍콩 법원의 정식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홍콩원정단 11명이 5일 홍콩 현지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우리 정부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재판 거듭 연기돼 장기화 우려**

6일 민주노총과 공공연맹에 따르면, 양경규 민주노총 공공연맹 위원장 등 홍콩원정단 11명이 5일 오후 3시(한국시간 4시)부터 홍콩 시내에 있는 침사추이 페리터미널 앞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단식농성에 일본인 1명도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홍콩 당국이 혐의내용을 과장하고 있다며 조기에 무죄판결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한 명당 2500홍콩달러(한화 32만7000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정식 재판을 남긴 상태여서 유무죄 여부와 형량이 결정되지 않았다.

정식 재판은 당초 지난달 23일로 예정됐지만, 경찰에서 증거보강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재판 연기를 요구해 지난달 30일로 연기됐지만 이날도 열리지 못하고 또 다시 연기된 상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 "정부, 사태수습 적극 나서라"**

한편 단식농성자들과 민주노총 등은 한국 정부가 이번 사태의 조기수습을 위한 노력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며 홍콩 주재 영사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5일 낸 성명에서 "홍콩 당국이 부당한 조치를 취하는 배경에는 연행과 구속 과정에서 책임을 방기한 우리 정부의 태도가 있다"며 "외교통상부와 주 홍콩 영사관은 시위대가 전원 연행돼 변호사 접근을 거부당하고 있는 동안에 철저히 방관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구속 당시) 외교부는 구속된 시위자 11명에 대해 신원보증마저 외면했다"며 "대만 정부의 경우 변호사까지 고용해 적극적인 협상에 나섰던 것과 매우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공공연맹도 이날 성명을 통해 "머나먼 이국 땅에서 단식까지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한 노무현 정부의 무능함과 무관심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는 주 홍콩 영사를 즉각 경질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2차 홍콩원정단 파견 예정**

공공연맹의 한 관계자는 "이규형 외교부 2차관이 현지에 급파됐을 당시에는 한국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그 후 구속된 사람들이 대부분이 풀려난 뒤로는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섰다"며 "특히 보석을 위해 두 차례나 신원보증을 서달라고 요구했지만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100여 명 규모로 홍콩 원정단을 다시 꾸려 22일께 현지에 급파할 예정이다. 새로 파견되는 원정단은 현지에서 단식농성자들을 지원하고 홍콩 당국에 사태의 조기수습을 요구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규형 외교부 2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협의를 갖고 시위대의 조속한 귀한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단식농성이 홍콩 현지의 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우 안성기-이영애-이병헌, 한국시위대 선처 탄원서 전달키로**

한편 안성기, 이영애, 이병헌 등 영화배우 3명이 오는 11일로 예정된 재판에서 피고인 한국인 시위자들에 대해 선처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홍콩 법원과 현지 언론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스크린문화연대가 6일 밝혔다.

이들 세 명의 배우는 홍콩 현지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 '한국민중투쟁단' 측에 이 탄원서를 즉각 전달해 홍콩 언론에 보도되도록 하는 데 이어 오는 8일께 직접 홍콩으로 가서 탄원서를 홍콩의 법원과 정부, 경찰에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스크린문화연대 관계자는 "탄원서에 서명하고 직접 홍콩을 찾아갈 세 명의 배우들은 한류열풍을 몰고온 주역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탄원이 재판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영애 씨는 영화 촬영차 그리스에 머물고 있음에도 친필 사인을 보내오는 등 한국인 시위자들의 조속한 석방을 기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성기 씨 등 세 배우의 탄원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탄원서〉**

홍콩의 민주주의 진작을 위해 애쓰는 홍콩정부와 홍콩경찰에 경의를 보냅니다.

한국의 노동자들과 농민들, 그리고 사회 각 부문이 세계화의 그늘에서 고통을 많이 당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세계화를 선도한다고 하는 WTO 각료회의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홍콩 현지에 직접 가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노동자와 농민, 사회단체들로 구성된, WTO에 반대하는 한국대표단이 그들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과정에서, 홍콩 정부와 경찰과의 마찰을 원한 것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의 아니게 불상사가 일어나게 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우리는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홍콩 정부와 경찰은, 생존의 나락에서 허덕이고 있는 그들의 삶과 지금 홍콩에서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감안하여 하루빨리 한국으로 돌아와 가족의 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선처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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