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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자살골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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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자살골 정치'

[손호철 칼럼] MB를 위한 민주당의 노력이 눈물겹다

"자폭의 정치". 2004년 초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탄핵했을 때 썼던 컬럼의 제목이다. 당시 노무현 정부와 한나라당은 "누가 누가 잘하나"가 아니라 "누가 누가 더 못하나"라는 자살골 경쟁을 하고 있었다.

탄핵만 해도 그러하다. 노 전 대통령의 여러 정치적 발언에 대해 야당이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고 여론도 노 전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여론이 다수였다. 그러나 탄핵 전날 기자회견에서 노 전 대통령은 특유의 오기를 부려 강경대응이라는 자살골을 넣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공부도 많이 한 사람이 인사 청탁을 위해 시골의 촌로인 자신의 형 노건평씨를 찾아왔다고 비아냥거린 관계자가 투신자살을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놀란 청와대는 뒤늦게 사과성명을 발표했지만 때는 늦어 탄핵에 비판적이었던 민주당의 추미애 의원과 자민련까지 강경노선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을 구한 것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탄핵 강행이었다. 다시 말해, 노 전대통령이 3골 짜리 자살골을 넣었다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한술 더 떠 10골 짜리 자살골을 넣은 것이다. 그리고 분노한 민심은 거리로 달려 나왔다.

최근의 민주당을 보면 마치 자살골을 넣지 못해 몸부림치는 것 같다. 더구나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친서민행보'에 G-20 회의 유치 등 2004년의 한나라당과 달리 자살골이 아니라 실속 있는 득점골을 넣고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그 결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오히려 이명박 정부는 진화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기댄 유훈통치에 의존하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반MB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민주대연합론과 대동단결론이나 낡은 유성기판처럼 틀어대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민주당에게서 민생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 민주당 정세균 대표. ⓒ프레시안

정말 기가 막힌 것은 10월 재보궐선거 전략이다. 정세균 대표체제의 재보궐선거 전략이라는 것이 기껏해야 손학규, 김근태 전 의원 등 거물급 정치인들을 연고도 없는 지역에 낙하산식으로 전략 공천해 '거물론'으로 이겨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손학규 전 의원의 수원 장안 공천을 추진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중에 가망이 없자 당을 옮겨 가뜩이나 철새정치인이라는 낙인을 평생 뒤집어쓰고 살아야 하는 손 전 의원이 또 다시 지역구를 옮겼다간 '철새전문'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 같아 "반성이 덜 끝났다"며 출마를 거부했다. 결국 당 지도부는 닭 쫓던 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김근태 전 의원 차출론도 힘을 잃고 말았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정 대표가 사전에 손 전 의원에게 전화를 해 물어보고 설득해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을 왜 언론에 흘리고 보도가 다 나간 뒤 뒤늦게 손 전 의원이 거부를 하도록 해 당의 스타일만 구기게 만들었는가 하는 점이다. 정 대표가 손 전 의원을 차기 대권후보로 키워주기 위해 손 전 의원이 "반성이 덜 끝났다"며 출마를 거부하는 대국민적 쇼를 할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한 고도의 배려를 한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자살골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안산 상록을이다. 이 지역은 열린 우리당 국회의원으로 있다가 노무현 정부의 한미 FTA 추진 등 '반민중적 행보'에 분노해 열린 우리당을 탈당했던 임종인 전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고 이에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3당이 공식적으로 지지를 선언한 곳이다. 민주당이 임 전의원을 대승적 차원에서 반MB 연합후보를 지지해줬어야 옳다.

그러나 그동안 민주당이 입만 열면 이야기하던 반MB 민주대연합론은 어디로 간 것인지, 임 전 의원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후보를 내놓았다. 그것도 민주당 의원으로 노 전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섰던 정치인을, 나아가 지난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으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치인을 공천했다. 특히 친노신당의 출범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왜 하필 노 전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섰던 정치인을 공천해 친노신당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 마디로, 안하무인이 따로 없다.

결국 민주당이 이야기하는 반MB 민주대연합이란 "우리가 무슨 일을 하건, 우리가 누구를 내세우건, 잔 말 말고 모두 민주당을 지지하라"는 '민주당 맹지론(맹목적 지지론)'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이번 공천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고 말았다. 그러니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요즈음 민주당을 보고 있으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여주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에 보고 있는 나 또한 눈물이 난다.

임 전 의원이 14일까지 반MB 후보를 단일화하자고 민주당에 제의했고 후보를 단일화할 경우 임 전 의원이 더 경쟁력이 있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왔으니 지켜보겠지만, 개인적으로 별 기대를 하지 않는다.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지 않는가? 그런데 민주당이 최근 민주노동당, 재야세력들과 만나 '민주대연합을 위한 지도자 연석회의'를 열고 내년 비방선거에서 민주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공동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코앞의 상록을 선거도 분열주의적으로 임하면서 내년 선거의 공동대응이라니 웃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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