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철폐를위한사회연대, 주거권운동네트워크, 참여연대 등 9개 시민단체가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뉴타운·재개발 중심주의에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용산 참사가 재개발의 폐단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판단, 관련자를 "국민의 법정에 세운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용산 참사의 원인은 정권에 의한 경찰의 '살인 진압'뿐만 아니라 서울시를 고품격, 명품 도시로 만들겠다며 거대한 규모의 개발 사업을, 빠른 기간에 밀어붙이며 세입자를 내쫓은 '살인 개발'에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이명박 정권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개발주의로 도시에 살고 있는 가난한 이들이 살아갈 집, 생존의 공간이 점점 더 사라져가고 있다"며 "우리는 2009년 8개월의 시간을 멈추게 한 살인 개발 주범들을 심판하는 것에서, 우리의 주거와 생존의 권리를 외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철거민사망사건국민법정준비위원회는 10월 18일 이명박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재개발과 관련해, 직무유기, 직권남용, 강제퇴거, 살인방조 등의 혐의로 국민의 법정에 기소했다. 국민의 법정은 현재 진행 중인 용산 참사 재판을 믿을 수 없다며 1만 명의 시민이 기소인으로 참여한 재판이다.
▲ 시민단체는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5일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참사의 진짜 주범인 뉴타운·재개발 정책을 심판한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
"집은 돈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세계 주거의 날'은 인간답게 살기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주거, 안정적인 정주의 권리 보장을 위해 UN이 제정한 날이다. 하지만 2009년 한국 사회는 철거민이 목숨을 걸고 쫓겨나지 않을 권리를 말해도 묵살하는 개발주의 아래 놓여있다. 인간의 삶보다 돈을 더 중시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영우 주거연합 상임이사는 "올해 주거의 날 슬로건은 '우리 도시를 우리가 그린다'"라며 "하지만 현 정부는 일방적으로 개발 이익만을 생각해 재개발을 진행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용산 참사가 일어났다"며 "정부는 개발을 통해 잘 먹고 잘 산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개발 이익이 중심이 되는 개발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개발로 바뀌어야 한다"며 "집이라는 공간을 사람 중심으로 바라 볼 수 있다면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예륜 빈곤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추석날 용산 참사 현장을 방문한 정운찬 총리를 두고 쓴 소리를 던졌다. 그는 "정 총리는 중앙 정부에선 아무 책임이 없다고 했지만 정말 그런지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면서 "인간의 권리는 한 평 누울 공간, 즉 주거 공간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것이 없을 경우, 내일의 생활 준비, 가족 간 대화, 인간 관계 등 기본적 생활 자체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쉬고 잘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은 희망이 없다는 것과 같다"며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처럼 빈곤이라는 건 동정하고 원조해 준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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