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연 이사장 |
연대회의를 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년동안 이런 저런 소리를 듣고 살았다. 벼라별 얘기가 다 있었지만 세가지 점에서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지난 10년동안 우리같은 일부 영화인들이 다 해처먹었다는 얘기 하나하고, 정치영화인이라는 표현 그리고 좌파 영화인이라고 매도하는 것이었다."
사실과 어떻게 다른가?
"아니, 일부 영화인들이 영화진흥위원회 등이 조성하는 공적자금을 다 해처먹고 흥청댔으면 지난 10년동안 천만 관객 영화가 네편이나 나올 수가 있었겠는가. 칸과 베를린,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타고 여우주연상을 타고 할 수 있었겠는가. 한류가 만들어졌겠는가. 현장 영화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얘기 아니었겠는가. 과거 10년의 성과를 폄훼한다 해도 한도가 있는 법이다."
정치영화인이라는 건 무슨 의미인가?
"스크린쿼터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영화인들이 정치인들을 만나 협의하고 토론하고 논쟁한 건 있다. 정치인을 만났다고 해서 정치영화인인가. 이창동 감독이 문화관광부장관을 했다고 해서 그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이 모두 정치영화인인가. 오해가 많지만 문성근과 명계남이 당시 정치를 했으면 얼마나 했는가. 그들이 지금 정치를 하고 있는가."
영화계 좌파와 우파가 있는가?
"이 바닥에 그딴 거 없다. 스스로 누구누구파 하는 '自派'는 있을 수 있다. 앉아서 남이 따 놓은 열매나 먹으려 하는 앉을 좌의 '坐派'는 있다. 이념적으로 좌우 이데올로기의 좌파나 우파는 영화계에 없다. 공연히 뭔가 분열을 일으키고 편가르기를 하는 사람들이 그런 표현을 할 뿐이다. 그렇게 얘기하면 나는 영파다. 영화 영자의 '映派'.
▲ 이춘연 이사장 |
2년을 기다렸다. 2년 정도면 서로 진심이 통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더라. 영화진흥위원회가 새로 구성되는 과정 등을 보면서 영화계 내의 여론수렴에는 전혀 관심이 없구나,하는 걸 느꼈다. 처음엔 무지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무시하려는 것 같다. 나 혼자서 무시당하는 건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영화계의 상당수 여론이 무시당하는 걸 계속 지켜보는 건 일종의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할 말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대회의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영화계에 사라진, 그러나 지난 10년간 공들여 쌓아 올린, 정책과 시스템을 부활시킬 것이다. 국내 영화산업은 주도면밀한 정책에 의해서 운용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정책이란 게 아예 실종돼 버렸다. 그 정책들을 되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럼과 세미나를 활성화시켜 브레인 스토밍을 해야 한다. 영화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어떻게 위기에서 구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다시 수렁에 빠지지 않게 할 것인가 등등. 그 일들을 아예 안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우리가 하려고 한다."
국내 영화산업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그 맥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다. 현장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는 것도 그때문이다. 어디에 얼마 만큼의 자금 지원이 돼야 하는지, 인적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지를 모른다. 아픈 곳이 어딘지, 목마른 곳이 어딘지를 가르쳐 주겠다."
가장 주요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천만 관객을 모은 <해운대>의 제작사가 수익 면에서는 소외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제작사나 제작자에게 전문가 대우를 하지 않는 풍토때문이다. 이러다가는 제작사나 프로듀서 모두가 무너진다. 그것부터 바로잡고 싶다."
문화관광부 장관과 개인적으로 가깝다고 들었다. 여러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눌 의향이 있는가.
"그건 내가 어쩔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정책 입안자, 당국자들이 영화계의 진짜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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