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징계 받은 황영기, KB금융지주회장직 사의

"주장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 안타까워"

우리은행장 재직 당시 거액의 파생상품 투자손실 책임으로 금융당국에 중징계를 받은 황영기 KB금융지주회장이 23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오는 25일 긴급 사외이사 모임을 통해 다음 절차를 논의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정관에 따라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회장추천위원회 구성 전까지 직무 대리로 나설 전망이다.

황 회장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문서를 통해 "금번 금융위원회 징계조치에 의하여 제가 KB금융지주 회장직을 유지하는데 법률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의 문제로 인하여 조직의 성장·발전이 조금이라도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오래된 소신"이라며 "KB금융지주회장직과 이사직을 동시에 사임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제가 전에 몸담았던 우리은행에서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한 손실이 발생한 데 대하여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리고 싶다"며 "특히 우리은행과 KB금융그룹 임직원 여러분들께 그 동안 여러 가지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하여 송구스런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우리은행 재직 시 부채담보부증권(CDO)·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와 관련한 금융위 징계조치에 대하여는 수차례의 소명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의 주장이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금융위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