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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국정원, 수차례 정보 공유…국정원법 위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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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국정원, 수차례 정보 공유…국정원법 위반 논란

국민 혈세로 한끼 수십만 원 짜리 식사 '간담회'

지난해 국정감사 파행을 불러왔던 국가정보원의 노동부 사찰 논란이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다시 불거진 가운데, 노동부가 국가정보원과 수시로 만나 정보 공유 등에 협조해온 것이 확인됐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예산을 사용해 식사까지 하며 '노사분규와 관련된 유관기관 간담회'를 했다.

이는 임태희 장관 후보자가 지난 22일 인사청문회에서 노동부와 국정원의 업무 공유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가운데 밝혀진 것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 대한 국정원의 사찰 문제 등을 놓고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대응을 천명한 상황이어서 국정원의 업무 범위에 대한 논란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국정원 만나 한 끼 식사비로 30만 원 지출

<프레시안>이 입수한 노동부의 '노동조합 운영지도사업 간담회비 사용 내역'에 따르면, 노동부는 본부 및 지방노동청 차원에서 수차례 국정원 정보관들과 만나 '간담회' 등의 명목으로 노사관계 관련 내용을 놓고 협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6월 20일에는 춘천지청장 등 노동부 관계자 3명과 국정원 정보관 3명이 한 식당에서 만나 '유관기관 간담회'를 하며 18만 원의 식사비를 지출했다. 지난해 7월 15일에도 광주지방노동청에서 노사지원과장 및 근로감독관 6명과 국정원 광주지부 정보관이 만나 같은 명목으로 18만5000원을 썼다.

이런 행태는 '국정원이 국정감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노동부로부터 보고 받고 있다'는 증거 자료가 폭로되면서 환경노동위의 국감이 파행으로 치달았던 지난해 10월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한달 뒤인 11월 12일에는 경인노동청 노사지원과장 및 근로감독관 13명과 국정원 조정관 3명이 만나 총 30만5850원을 '노사관계 대책 협의'라는 명목으로 사용했다.

▲ <프레시안>이 입수한 노동부의 '노동조합 운영지도사업 간담회비 사용 내역'에 따르면, 노동부는 본부 및 지방노동청 차원에서 수차례 국정원 정보관들과 만나 '간담회' 등의 명목으로 협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레시안

지방노동청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국 사무관 2명과 경찰청, 국정원 등 유관기관 종사자 3명이 만나 14만 원을 지출했다. 당시 논의 내용은 '공공부문 구조조정 최근 상황에 대한 의견 교환'이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처음 폭로한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노동부가 국감 이후에도 공안기관과 일상적으로 업무를 협의하면서 불법적으로 노동조합의 활동에 개입하는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현행 국가정보원법은 제3조에서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로 그 직무를 한정하고 있다. 국내 보안정보의 성격에 대해서도 국정원법은 '대공·대정부·전복·방첩·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만을 규정하고 있다.

임태희 청문회서도 또 논란…홍희덕 "협의 내용 진상조사 및 관련자 문책해야"

이 논란은 22일 임태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임 후보자가 '국정원이 노동부가 업무상 협조해야 하는 기관이라고 보냐'는 홍희덕 의원의 질문에 대해 "사회적, 국가적으로 큰 분쟁이 있을 때는 국정원이 여러 가지 국가 정보를 총괄하는 차원에서 (노동부를 통해) 정보 수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추미애 환노위 위원장 등 야당 의원들이 "국가정보원법에 따르면, 비록 대대적인 노사분규가 일어나더라도 노동부와 국정원이 협의하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하자 임 후보자는 "금도를 넘어서는 업무가 이뤄지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 임태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22일 '국정원이 노동부가 업무 상 협조해야 하는 기관이라고 보냐'는 홍희덕 의원의 질문에 대해 "사회적, 국가적으로 큰 분쟁이 있을 때는 국정원이 여러 가지 국가 정보를 총괄하는 차원에서 (노동부를 통해) 정보 수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뉴시스

지난해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정부 부처와 국정원의 '협조'는 국정원법에 어긋난 정치사찰"이라는 논란에 대해 "국정원과 경찰청 등에 보고하도록 지시한 일이 없다"고 해명했었다.

그러나 노동부가 지난해 소란을 겪고도 여전히 국정원과 일상적인 간담회를 가졌던 것이 이번 문서로 재차 확인됐다. 홍희덕 의원은 "다시는 노동 관련 문제에 국정원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대대적인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며 "노동부는 협의 내용을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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