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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의원, 국회로 무조건 다시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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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의원, 국회로 무조건 다시 가세요

[김민웅 칼럼]최문순-정연주-엄기영, 삼각편대 떠라

사회운동가처럼 국회의원하면 됩니다.

무언가 허전했습니다. 왜 그런가 했는데, 있어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할 곳에 없어서 그런 것을 곧 깨달았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지요. 최문순 의원, 국회로 다시 돌아가세요. 사회운동가처럼 국회의원하면 됩니다. 국회의원이 할 수 없는 일을 사회운동가가 할 수 있기도 하지만, 사회운동가가 하지 못하는 일을 국회의원은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상황에서, 그 의석 한 자리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곳이 비어있는 만큼 상대는 자유로워집니다. 그 자유는 그런데 우리에게 멍에입니다. 그걸 깨기 위해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고 의회투쟁에 결연히 나서기 바랍니다.

의원직 사퇴의 진심, 누구도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라도 더 의회로 들어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짓밟으려는 저들과 제도적으로도 싸워야 합니다. 정말 한 사람이 아쉽습니다. 민주당에 대한 실망, 의회에 대한 실망을 일단 접고, 지난 시기의 민주주의가 마련해준 장을 탈환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를 희망합니다.

정연주와 임무교대

물론 그 일이 간단치 않고, 혼자서 뭘 하겠는가 싶겠지만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겁니다. 애초에 국회의원 되었을 때 방송사 사장하고 나서 무슨 정치권 진입이냐고 비난도 받았지만, 그래도 최문순이라는 인물에 기대를 걸고 언론운동이 밀어준 그 자리를 저버리지 마세요.
▲ 명동에서 언론법 원천무효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는 최문순 의원(왼쪽 끝) ⓒ프레시안
KBS 정연주 전 사장도 무죄로 판결난 재판이 끝난 뒤, 사회운동의 바람 모질게 부는 들판에 확실하게 복귀했으니 그와 임무교대하고 국회로 가십시오. 의회에서 MBC 엄기영 사장도 측면지원하면서 지켜줘야 하지 않습니까? 엄사장의 운명이 풍전등화인데 최의원이 정치권에서 든든하게 발언하고 힘 실어주면 아무래도 좀 더 낫지 않을까요?

언론 방송을 권력과 자본의 선전도구로 삼으려는 미디어 법은 이명박 정권의 파시즘 전략에 따른 결과라는 것은 더 이상 따로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헌법재판소의 결과에 대해 이런 저런 기대를 품고 있기도 하지만, 일단 비관적입니다. 지금까지를 보면 헌재가 권력의 의중을 외면한 적이 별로 없으니 말입니다.

최문순-정연주-엄기영, 삼각편대

국회의원 최문순이 뭐 별거냐고 할 진 몰라도, 사회운동가나 일반국민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점에까지 가서 발언하고 외치고 몸부림칠 수 있는 권리는 적어도 가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면책특권까지 있는데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것이 다름 아닌 사회운동이기도 한 겁니다. 그리로 돌아간다고 해도 면구스럽거나 어색한 일이 아닙니다. 그만 두는 것은 언제든 다시 그만 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닌 것 같네요.

이번에 의회로 가면, 길거리에서 생생하게 체험했던 그 절박성과 역동성과 좌절감을 모두 치열함으로 녹여내서 본때 있게 실력을 보이시기 바랍니다. 사실 그동안 언론 운동가로서의 최문순이라는 존재감을 의회라는 무대에서 충분히 보이기에는 시간으로나 기회로나 부족하지 않았습니까?

<최문순-정연주-엄기영>, 이 모두가 다 이 나라 방송언론의 최전선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 아닌가요? 최문순은 의회 현장에서, 정연주는 사회운동의 현장에서, 엄기영은 방송사 현장에서 서로 역할 분담하면서 힘을 합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언론운동의 파견대원 최문순

이명박 지휘 아래 있는 MBC 방문진이 개혁 운운하면서 엄기영 사장을 두고 보겠다고 하고 있는 판인데, <선덕여왕>이 시청률이 높아 그나마 다행이긴 하나 어디 한 순간인들 마음 놓을 수 있나요? 삼각 편대 잘 짜서, 민주주의 우습게 보는 파시스트들의 방송장악 흉계를 분쇄해야죠. 정연주 사장이 엄기영 사장에게 끝까지 잘 버티라고 격려의 글 보냈던 것 읽으셨겠지만, 최문순 의원도 끝까지 잘 버티면서 사사건건 이리 막고 저리 치고 나가면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모습 보이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최문순 의원은 언론운동의 의회 파견대원입니다. 부디 역사가 현재 최 의원에게 준 자신의 본분을 잊지 말고 무조건 제 자리로 복귀해서 논리로, 자료로, 정책으로, 민주주의의 최종 보루인 언론방송을 수호하는 역량을 열정적으로 펼쳐내기를 빕니다. 주저 하지 말고 다음 주부터 국회의원 최문순이 되어 여의도와 명동을 오가면서 빛나는 투쟁의 선봉에 서기를 갈망합니다. 그동안 생각하고 느낀 바가 많을 테니 이제 정말 잘 할 겁니다, 아쉬움 없이.

최문순 의원, 그대에게 격려의 박수를 힘차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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