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범대위는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칼은 요리사가 쓰면 훌륭한 도구이지만 강도가 쓰면 흉기일 뿐"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부리는 공권력은 강도의 칼과 같다"고 비난했다.
경찰은 지난 8월 31일과 9월 1일, 용산 참사 해결을 촉구하는 범대위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삼보일배에 참여한 시민들을 강제로 연행했다. 이유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과 '공무집행방해죄'. 경찰은 삼보일배를 신고되지 않은 집회로 규정했다.
이로 인해 8월 31일에는 16명, 9월 1일에는 8명의 시민이 연행됐다. 하지만 이들이 법원에 체포적부심 신청을 내자 경찰은 이들을 즉각 집으로 돌려보냈다. 류주형 용산 범대위 대변인은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일 경우 선례가 남아 향후 경찰이 시민들을 이렇게 마구잡이 식으로 연행할 수 없으니 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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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 범대위는 5일 서울시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보일배에 참가한 시민들을 연행한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프레시안 |
범대위는 "용산 참사 삼보일배 현장은 국민의 인권과 헌법정신이 죽어가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현장"이라며 "단언컨대 이들은 국민의 경찰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의 사병집단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을 바르게 집행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법을 어기고 있다"며 "법원이 합법적 시위방식으로 판정한 삼보일배를 불법시위로 멋대로 규정해 시민들을 연행한 것은 공권력의 횡포"라고 말했다.
지난 7월 27일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삼보일배 행진은 통상적인 행진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려 통행하는 사람들의 불편이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폭력성을 내포한 행위로 볼 수 없어 시위 방법의 하나로 표현의 자유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는 "기자회견, 삼보일배, 1인 시위 등 평화적인 의사 표현을 다 막으면 80년대 때 등장한 화염병이 다시 나올까 걱정"이라며 "어떻게 해서든지 국민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 현재 공권력의 현실"이라고 비난했다.
범대위는 "이명박 정부와 경찰이 어떠한 탄압을 가해오더라도 비극적 참사가 해결되는 그날 까지 정당한 행동을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 범대위는 9월 9일부터 다시 야당과 함께 청와대로 삼보일배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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