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주류' 폭발…"정세균 독단적"

"조기전대하자" vs "일치단결할 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3일 한 자리에 모여 워크숍을 열고 민주당의 진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민주개혁세력 통합' 및 '제2창당 수준의 민주당 혁신'은 물론 당 내 소통의 문제까지 최근 핫 이슈를 둘러싸고 격렬한 토론이 오갔다.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날 워크숍에서 가장 먼저 '지르고' 나선 이는 문학진 의원이었다. 문 의원은 비공개 자유토론에서 작정한 듯 최근 통합의 우선순위를 '친노그룹'에 두겠다고 한 정세균 대표의 발언, 등원 및 당론, 주요 보직 인사 결정 과정에서의 의견 수렴 부족 문제 등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정세균 독단적…조기전대해야"

문 의원은 "친노가 (통합 논의의) 우선순위라고 하는데 여기 친노가 아닌 사람이 있느냐"며 "그러니까 기회주의라는 소리를 듣는 것"라고 지도부를 맹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의원 등이 통합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에 대한 비주류 진영의 불만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내대표와의 역할분담' 문제에 대해서도 정세균 대표가 전횡하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또한 정책위의장 인선 과정, 경인운하에 대한 당의 당론 채택 지연 등을 거론하면서 "당이 독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당 내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한편 급기야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당원 전체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에 강기정 대표 비서실장은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합당한 근거를 갖고 비판해야 한다"며 '정세균 대표 독단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우리 당은 투톱이 아니라 원톱체제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 의원 외에도 당 내 강경파 비주류 의원들이 당 내 소통의 문제를 두고 지적이 이어졌다. 조경태 의원은 "강경 일변도 장외투쟁을 지양해야 한다"며 의원직 사퇴서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부 의원들은 미디어법 투쟁의 폭발력을 의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결론은 일치단결해야 할 때"

하지만 격론에도 불구하고 다수 의원들은 "지금은 일치단결할 때"라는 의견을 내며 갈등이 봉합됐다는 설명이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당 지지율이 25% 선에서 다져지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에 대해 자극을 받아야 하고, 일치단결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는 "큰 화두는 소통이었는데, 소통을 통해 당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워크숍에서는 이번 정기국회에 민생을 최우선으로 삼고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 친서민 정책의 허구성을 밝히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4대강 사업 백지화 및 부자감세 철회에 총력 △행정구역개편과 정치개혁에는 주도적 참여하되 개헌특위에는 신중 접근 △인사청문회 철저히 대비 성과 도출 △10월 헌재 결정에 대비한 언론악법 장내외 투쟁 충실 △내부 통합 단결을 위한 소통 강화 등의 정기국회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

민주, 노선 갈등 지속될 듯

한 당 핵심인사는 "앞으로 전투가 벌어지게 되면 의원들이 다시 뭉쳐서 싸울 것"이라며 "오늘의 토론은 미디어법 날치기 이후 한 달 반만에 모여 그동안 쌓였던 불만들이 터져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인사는 "갈등이 걱정할만한 수준도 아니었고, 야당에서 조기전대 주장은 너무 나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 제기된 문제들이 민주당이 현재 처한 당 내 민감한 갈등 요소들인데다, 비주류 측의 불만이 누적돼 왔던 점을 감안할 때 공론화가 된 이상 한동안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