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1학년을 휴학 중인 방병화(21) 씨는 울먹이면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지난 5월 2일 열린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구속돼 한순간에 '전과자'가 된 방 씨는 진중권 교수에게 눈물을 흘리며 질문을 던졌다.
28일 <프레시안>, 김영사, Yes24가 공동주최한 <괴짜 사회학> 출간 기념 공개 대담이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네 시간 가까이 대담을 지켜보던 약 600명의 청중도 방 씨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 진중권 교수도 결국 눈물을 보였다. (☞관련 기사 : '괴짜'지식인 4인 대담…"웃다가, 울면서 행복했다")
▲ 진중권 교수가 방병화 씨가 눈물을 흘리며 하는 말들을 묵묵히 듣고 있다. ⓒ프레시안 |
결국 깊은 한숨을 내쉬며 진중권 교수는 "가장 가슴 아픈 게 이런 것들"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이 전과자가 되는 등 보복이 들어오는 것을 보는 것은 굉장히 괴롭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진중권 교수는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나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나 역시 강의가 잘리고, (출연하던)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소송이 들어오는 등 보복을 당하고 있다"고 '동병상련'의 심정을 밝혔다.
그는 "결국 시간 밖에 없는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 우리를 괴롭혔던 권력자는 욕을 먹고, 불의에 대항하다 핍박 받은 사람들은 복권된다"고 방 씨를 위로했다. 진 교수는 "역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간다"며 "지금의 시간을 버티자"고 덧붙였다.
방 씨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진중권 교수 본인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수백 명의 청중도 같은 말을 되뇌었다.
▲ 진중권 교수는 "역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간다"며 "지금의 시간을 버티자"고 강조했다. ⓒ프레시안 |
새내기 대학생 방병화 씨가 전과자가 된 사연 아주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방병화 씨는 현재 학교를 휴학 중이다. 지난 5월 2일 열린 촛불 집회 1주년을 기념해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했다 구속됐기 때문이다. 그는 6월 9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는 약 5주를 구치소에서 보냈다. 그가 구속된 이유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업무방해죄' 적용. 방 씨는 2일 열린 촛불 집회에서 다른 시민과 광화문 거리를 점거하고 행진을 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에서 주최한 행사 무대 위에 올라가 공연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는 이 두 가지 혐의로 실형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오는 9월부터 서울시에서 그에게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재판이 시작된다. 형사 재판은 끝나자 민사 재판이 시작되는 것. 서울시에서는 방 씨로 인해 억 단위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 씨는 이른바 '운동권' 학생이 아니다. 사회문제에 호기심이 많았던 새내기 대학생일 뿐이다. 촛불 1주년 행사에 친구들과 함께 참여한 이유도 "공부만이 아닌 좀 더 사회를 알아야겠다는 고민"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잔인하고 냉정했다. 하루아침에 전과자 신세가 된 것. 게다가 주위 사람은 "공부나 할 것인지 그런 것에 왜 관심을 가져서 그런 일을 당하느냐"라고 질타를 한다. 그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무엇보다도 주위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할 때만큼 슬픈 게 없다"고 자신이 받은 상처를 드러냈다. 그는 "내 행동이 잘못된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너무 힘들다"며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말로 정리하기가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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