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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농성 조합원, 경찰 조사 받은 후 자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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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농성 조합원, 경찰 조사 받은 후 자살 시도

금속노조 "경찰, 복직 미끼로 허위진술 강요" 유서 공개…경찰 "사실무근"

지난 6일 노사 합의로 일단락된 쌍용차 사태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파업 종결 이후 경찰의 조사를 받아온 한 농성 조합원이 지난 20일 경찰의 강압수사를 비판하는 유서를 남긴 채 자살을 시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국금속노조는 경찰이 농성 조합원의 복직을 미끼로 강압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경찰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서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정갑득)은 24일 최근 자살을 시도한 파업 참여 노동자의 유서를 공개했다. A(38) 씨는 지난 20일 병원에서 받은 약 20여 봉을 한꺼번에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그가 자필로 쓴 세 장의 유서에는 파업 종결 이후 경찰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느낀 압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이 유서에 따르면, 경찰은 파업 참여 조합원들을 상대로 "협조하면 복직하게 해준다"며 각종 허위자백을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대포 쏘는 거, 만드는 걸 보지도 못한 나보고 △△형을 설득시키라고 한다"며 "내가 동지들한테 할 수 있는 길이 이길 뿐이라 생각한다"고 적었다.

A 씨는 이 글을 적은 뒤 3시간 쯤 후 자살을 시도했으나 어머니가 이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 위세척을 받았다. 현재 위험한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자살 시도 천 씨 "복직시켜주겠다는 말에 보지도 않은 걸 봤다고 진술"

▲A 씨는 노조의 파업에 참여했다 노사 합의 하루 전인 지난 5일 공장을 빠져 나왔다. 노조의 파업은 끝났지만 A 씨는 이후에도 극도의 심리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 왔다. ⓒ연합뉴스
A 씨는 노조의 파업에 참여했다 노사 합의 하루 전인 지난 5일 공장을 빠져 나왔다. 노조의 파업은 끝났지만 A 씨는 이후에도 극도의 심리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 왔다. 직접 쓴 유서에서 A 씨는 "머리가 멍하고 심장이 두근거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고 적기도 했다.

그런 중에도 A 씨는 지속적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금속노조는 "정신과 치료 진단서까지 제시하며 경찰에 항의했지만 경찰은 막무가내로 3차례 강제 조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경찰로부터 거짓진술을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복직시켜주겠다"는 담당 형사의 말에 "대포 쏘는 걸 보지도 않은 내가 보았다는 거짓 진술을 했다"는 얘기다. A 씨는 "내 진술서에 (있는) 3명(에 대한 얘기는) 거짓 진술"이라며 "C 형사를 믿은 내가 바보였다"고 적었다.

"나보고 **형 설득해 불게 하라고 했다"

또 경찰은 A 씨에게 다른 파업 참여 조합원을 설득해 거짓 진술을 하도록 만들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나보고 '** 형을 설득시켜 불게 하라. **도 살아야 되지 않냐. &&이가 대포를 만들었다. 말해도 구속은 안 시킨다. 만들라고 시킨 놈을 잡으려고 한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마다 20여 번이 넘게 회유와 협박을 받았고, 담당 형사는 휴대폰으로도 자주 비슷한 내용의 전화를 걸어 천 씨를 압박했다고 한다.

금속노조는 "농성 중일 때는 '노노갈등'으로 함께 해 온 동료들을 서로 물어뜯게 만들더니 이제는 77일 간 목숨 걸고 함께했던 사람들끼리 서로를 물어뜯고 할퀴어 인간으로서의 삶을 모조리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정부와 경찰을 비판했다.

민주노총 "경찰, 복직 권한 없어…사 측과 공조한 조작수사"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조작수사와 거짓 진술 강요가 소중한 목숨을 스스로 버리려는 선택을 강요한 셈"이라고 경찰을 맹비난했다.

민주노총은 또 이런 사례가 비단 A 씨에게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와 같은 거짓 진술 강요가 모든 쌍용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경찰이 대가로 제시하고 있는 '복직'은 경찰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조작수사는 회사와의 공조 속에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거짓진술 강요와 조작수사는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라며 "구속자 숫자에서 이미 드러난 경찰의 편파수사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실로 드러난 만큼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은 즉각적인 파면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허위진술은 법원에서도 증거가치가 없기 때문에 그런 이치에 맞는 수사를 하지는 않는다"며 "천 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이날 금속노조가 공개한 A 씨의 유서 전문이다.

내 생각을 적어봅니다.

머리가 멍하고 심장이 두근거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선풍기 덜덜대는 소리도 헬기 소리같이 들리고 에어컨 소리도 헬기 소리처럼 들립니다. 밥맛도 모르고 잠도 새벽에 2~3번 정도 깨고 무얼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C 형사는 수시로 전화해서 '△△ 형한테 말 해 봤냐, 우리 3명이 만나 얘기를 할까, X 달린 남자끼리 얘기 한 번 하자.' 동료들 팔아먹은 놈이 형사랑 3명이 술을 마실 수 있겠습니까.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죽으려고 합니다. 그것만이 동지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C 형사한테 전화가 옵니다. 심장이 또 뛰기 시작합니다.

□□□와 마지막 통화를 했다.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 ◇◇◇이 ◎◎◎이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통화를 했다. 이젠 더 이상 조사 받으러 안 가도 되는구나. 내 담당형사가 C 형사만 아니었더라도 이렇게 하진 않았을 텐데.

사랑하는 동지들에게.

내가 동지를 팔아먹은 나쁜 놈입니다.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내 담당 형사는 경기경찰청 C 형사. C 형사는 죽일 놈이다. 나 역시 죽일 놈이다. C 형사를 믿은 내가 바보였다. 살려준다는 말에 복직시켜준다는 말에 '너 만큼은 내가 빼줄 수 있다, 너희가 무슨 잘못이 있냐, 위에서 시킨 놈이 잘못이기 그러니 말을 하면 빼주겠다, 증인들 서면 네 이름은 안 나온다.' 가정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동료를 팔아먹은 죽일 놈입니다. --을 팔아먹었습니다.

보지도 않은 것을 보았다고 진술을 한 것입니다. 대포 쏘는 걸 보지도 않은 내가 보았다는 거짓 진술을 한 것입니다. 내 작은 생각이 이렇게 큰 불화를 일으킬 줄은 시간이 지나 알게 되었습니다. --야 정말 미안하다.

내 진술서에 3명의 진술은 거짓 진술입니다.

▲ 금속노조가 24일 공개한 쌍용차 노동자 천모(38) 씨의 유서 가운데 일부. ⓒ프레시안

C 형사는 '건너 집기' 수사로 '또 불어라, 넌 지금 30% 밖에 안 불었다' 그러면서 '네가 더 말을 하지 않으면 이제와서 너를 도와줄 수 없다.' 이런 X 새끼가 어디 있습니까. 나 역시도 죽일 놈인데 C 형사도 죽일 놈입니다.

조사실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화장실이나 담배 필 때마다 '더 불어라, 그래야 도와준다. 너 살아야 되지 않냐. 시원하게 불어라.' 오후 3시에 들어가서 나올 때는 담배 20가치를 다 피웠으니 20번 정도는 회유, 협박을 하는 놈입니다.

또 이번에는 나보고 '** 형을 설득시켜 불게 하라. **도 살아야 되지 않냐. &&이가 대포를 만들었다. 말해도 구속은 안 시킨다. 만들라고 시킨 놈을 잡으려고 한다. **이 형 &&를 설득시켜라. 술 한잔하며 이야기를 해봐라.' 대포 쏘는 거, 만드는 거를 보지도 못한 나보고 **이 형, &&를 설득시키라는 C 형사는 아주 쓰레기 같은 놈입니다.

내가 동지들한테 할 수 있는 길이 이길 뿐이라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09년 8월 20일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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