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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행동하는 양심이 남편의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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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행동하는 양심이 남편의 유지"

일부 시민들, 경찰 향해 "국민이 뭐가 무섭다고…"

2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국민추모문화제는 이날 오후 4시 20분께 김 전 대통령의 운구 차량이 도착하면서 분위기가 정점에 올랐다. 운구 차량과 함께 서울광장에 도착한 이희호 여사가 단상에 서자 이 자리에 운집한 5000여 시민들 사이에서는 안타까운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여사가 이날 "화해와 용서의 정신, 평화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하는 양심, 그것이 남편의 유지"라며 말을 맺는 순간, 눈물을 훔치는 시민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 여사는 "제 남편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와 국장 기간 동안 여러분들이 넘치는 사랑을 베출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여사는 "남편은 일생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고통을 겪었다"며 "피나는 고통을 겪고 많은 오해를 받으면서도 오로지 인권과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이 여사는 "권력의 회유와 압력도 있었지만 한 번도 굴한 일이 없다"며 "제가 바라옵기는 남편의 유지에 따라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가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 서울광장에 들어서는 이희호 여사. ⓒ프레시안
▲ 연단에 선 이희호 여사. ⓒ프레시안
▲ 이희호 여사가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프레시안

이 여사의 인사말이 끝나자 서울광장에는 '우리의 소원'이 울려 퍼졌고, 시민들도 노래를 따라 부르며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어 평화를 상징하는 노란풍선과 전남 함평군 함평나비 3000여 마리도 하늘로 날아올랐고, 잠시 뒤 운구행렬이 서울역을 향해 움직이면서 추모문화제도 끝이 났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의 운구 차량이 서울광장에 도착할 무렵 경찰이 세 겹으로 통제선을 만들자 일부 시민과 경찰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민이 차도로 진출하는 것을 막는 통제선이었다.

이에 대해 주부 박모 씨는 "경찰들이 아무 것도 못 보게 한다"면서 "도대체 이런 나라, 이런 국장이 어디 있느냐"며 분통을 떠뜨렸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여학생도 "국민들이 뭐가 무섭다고 이렇게 막는지 모르겠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아까 헌화하는 모습이 나왔는데, 진정성이 안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김대중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독재정권 물러나라"는 목소리도 여기 저기서 터져 나왔다.

▲ 이희호 여사의 발언이 끝나자 평화를 상징하는 노란 풍선과 함평 나비 3000여 마리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프레시안

이희호 여사 발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저희 남편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와 국장기간 동안에 여러분이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 주신데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남편은 일생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많은 오해를 받으면서도 오로지 인권과 남북의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권력의 회유와 압력도 있었으나, 한번도 굴한 일이 없습니다.

제가 바라옵기는 남편이 평생 추구해온 화해와 용서의 정신,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의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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