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안타깝지만 오늘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인 것이 사실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만 하는 슬픔이다.
학습 시간은 많고 교육비 지출도 많으며 너도나도 교육에 모든 것을 다 바치는데
인성은 물론이고 지적 수준까지도
10년, 15년 전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음이.
경쟁 관계에 있는 나라의 수준에 뒤쳐져 있음이.
바보상자인 텔레비전이 아이들을 새벽 2시까지 침대에 눕지 못하게 방해한다.
케이블방송은 밤새도록 방송될 뿐 아니라 채널도 너무 많다.
아이들의 최고 장난감인 핸드폰도 아이들을 새벽 2시까지 잠 못 들게 한다.
책상 앞에서 뿐 아니라 침대에까지 문자가 오고가느라 정신없다.
도깨비 방망이인 인터넷도 아이들을 새벽 2시까지 눈감지 못하게 한다.
엄청난 정보가 쉴 사이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솟구치고
아이들을 자극하고 유혹하는 동영상과 게임이 24시간 춤을 추고 있다.
mp3와 pmp도 아이들의 나쁘고도 좋은 친구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대충대충 공부하고
인터넷 수능 강의 동영상을 생각 없이 쳐다보고만 있다.
음악과 영화와 드라마에 밤 깊어가는 것을 까맣게 망각하고 만다.
당연하게도, 아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토록 졸면서 자고 있다.
의지박약 때문이다. 육체는 물론 정신도 약하다는 것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무엇을 공부하고
사회에 나가 무슨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강요된 선택이
호기심도 흥미도 책임감도 빼앗아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사교육도 아이들의 수면을 방해하고 있다.
잠에 장사 없다는 말,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무덤으로 간 지 이미 오래이다.
날짜가 바뀌는 시간을 넘기면서까지 배우고 또 배우고 있다.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는 것처럼
너무 많이 배워서 지식 축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학교에서 비몽사몽, 학원에서도 가물가물, 집에서도 꾸벅꾸벅
햇빛 아래에서도 해롱해롱, 달빛 아래에서도 흐물흐물, 침대 위에서도 희롱희롱
2009년 여름, 대한민국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의 아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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