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딱 한 문제를 틀렸던 학생에게
학원도 다니지 않고 과외도 받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노라는 대답이 나왔다고 한다.
예습 복습할 시간도 없는데 어떻게 과외 받을 시간을 낼 수 있겠느냐는
그 학생의 너무나 쉽고도 자연스러운 대답을 가지고
이 땅의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깊이깊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아야 한다.
교과서의 지식도,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참고서의 지식도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 시간이 부족한데
예습할 시간도 복습할 시간도 부족하여 늘 쫓기듯 생활하고 있는데
어떻게 또 다른 참고서를 보고 또 다른 문제집의 문제를 풀 시간이 있으며
어떻게 과외 받을 시간을 낼 수 있겠느냐는 대답에 대해
고개 많이 끄덕이면서 박수 많이많이 보내야 한다.
대충 대충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일이다.
수동적인 공부 역시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너무 쉬운 일이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일이기 때문에
얻어지는 것 역시 너무나 보잘 것 없고 초라하다.
과외 선생님이나 학원 선생님의 강의가 학교 선생님의 강의보다 훌륭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외 선생님이나 학원 선생님의 강의를 받을 이유가 충분히 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사교육은 학교 수업이 없었을 때에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학생은 학교 수업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과외 받을 이유가 없다.
배우고 또 배우느라고 익힐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배움이 전혀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배움과 익힘의 적절한 조화가 공부를 완성시키기 때문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욕심이
한 마리의 토끼마저 놓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공부에서도 예외 아니다.
과외 받아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익힐 시간을 반드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익힘 없이 배움만으로 공부를 완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감나무 밑에 누워서 감이 떨어져 입으로 들어오기를 기대하는
못나고 어리석은 사람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