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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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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DJ를 기억하며] 나를 너무 사랑하셔서 돌아가신 김대중 대통령

다 늦은 저녁이 되어 소식을 들었습니다.

입원하실 때부터 내내 걱정을 하였지만 '설마 그런 일이, 설마 그런 아픔을 또 주실리야.' 하며 기도하는 마음이었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저녁을 먹는데 시끄러운 식당안 잘 들리지 않는 뉴스앵커의 목소리가 말하더군요.

'김대중 대통령 서거'

저는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울었습니다. 밥도 먹지 못하고 집에 돌아갈 엄두도 못내고 그냥 울었습니다. 다 큰 남자가 그렇게 서럽게 울었습니다.

저는 걱정했습니다. 요즈음 김대중 대통령께서 뉴스를 통해 연설을 통해 사진을 통해 '이것은 제가 마음으로부터 피맺힌 심정으로 말하는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걱정했습니다.

민족의 가장 고난한 역사 그 중심에서 생사를 넘나들고 한몸으로 버티신 분께서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가며 얻을 수 있는 가장 명예와 영광을 얻으신 분께서 피맺힌 심정으로 말하고 계시니 그 고통은 어떠할까 항시 걱정했었습니다.

우리는 압니다. 그와 같으신 분이 피 맺힌 심정으로 우리에게 말을 꺼내시는 이유를 압니다.

저는 제 밥벌이와 제 가족을 위해 살았지만 대한민국에 태어나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인을 사랑하여 오직 그들만을 위해 살아온 분임을 압니다.

그러기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다치고 아파하는 현실을 참지 못해 피맺힌 심정으로 말씀하신 것이지요. 피맺힌 심정으로 우리에게 부탁하신 것이지요?

대한민국 사람으로 태어난 저를 너무 사랑하셔서 제가 고통받고 괴로움 당하는 지금의 현실을 분노하시다 노구가 견디어 내지 못하신 것이지요?

절 사랑하지 않으셨으면, 대한민국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셨으면, 여생을 이제 자신과 가족들을 좀 더 사랑하며 안온하게 지내셨더라면 이렇게 가시진 않으셨겠지요?

어쩌면 그런 바보 같은 선택을 반세기 동안이나 해오신 분이셨으니.

저는 그분을 한 번도 뵌 적 없지만 그 분을 뵌다면 절 보고 웃어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실 것이라고 늘 생각했었습니다.

그분은 절 위해서, 대한민국 사람들을 위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살아오신 분이니까 그분이 사랑하는 대한민국 사람인 절 보면 웃어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실 것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현관문 앞에서 눈물을 훔치고 생각해봅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저를 사랑하시지요.
저를 사랑하셔서 가지실 수밖에 없었던 피맺힌 심정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 조금만 더 울께요. 이놈의 눈물이 쉽게 마르지 않으니.

마치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같은 오늘, 울어 눈이 새빨개진 바보같은 서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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