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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무섭다면 '물을 마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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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아토피 무섭다면 '물을 마셔라'"

[키워드 가이드를 만나다] '한방소아과' 황만기 씨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등을 앓는 어린이가 크게 늘고 있다.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의 조사를 보면, 초등학생 3명 중 1명꼴로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앓고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기 전에는 이 병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지 못한다.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온 몸이 가려워서 잠을 못 자는 것은 약과다. 손바닥이 갈라져 연필을 잡지 못해서 학업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이 온몸에 퍼져서 심각한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병을 앓는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고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지난 2007년 한 토론회에서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어린이를 둔 어머니들이 증언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어머니들은 하나같이 증언을 채 마치기 전에 눈물을 보였다.

'한방소아과' 키워드 가이드 황만기(38) 서초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바로 이런 어린이와 부모의 고통을 덜어주는 걸 천직으로 여기는 한의사다. 황 원장은 경희대에서 한의학을 공부한 후, 한방소아과를 개원했다. 벌써 10년차다. 그는 지난 2월부터 '한방소아과' 키워드를 중심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여러 가지 한의학 정보를 연재 중이다.

▲ '한방소아과' 키워드 가이드 황만기 서초아이누리한의원 원장. ⓒ프레시안

"알레르기성 질환, 한의학에 답이 있다"

- 환자를 진료하기도 바쁠 텐데 키워드 가이드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키워드 가이드로 나선 이유는 뭔가?

"시간 제약 때문에 환자를 진료할 때 미처 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많다. 이런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할 기회를 갖고 싶었는데, 마침 신문에서 키워드 가이드 모집 광고를 봤다. '이거다' 싶어서 주저하지 않고 바로 신청했다. 내심 이런 활동이 병원 홍보에도 도움이 되리라 여긴 것도 사실이고…."

아토피성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은 치료하기 쉽지 않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아이를 둔 부모는 온 몸을 긁는 아이를 안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녀본 경험을 누구나 갖고 있다. 이렇게 여러 병원을 전전하던 부모가 마지막으로 찾는 곳 중 한 곳이 바로 황만기 원장의 한의원이다.

- 특별히 어린이 한의원을 개원한 계기가 있는가?

"잘 알다시피 한의학은 서양 의학과 다르게 전인적 접근이 핵심이다. 이런 한의학이 면역 체계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알레르기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큰 효과가 있으리라고 보았다. 그런데 이런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가장 심한 고통을 겪는 이들이 바로 어린이들이다. 어린이의 알레르기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승부를 걸어보자, 이렇게 마음을 먹었다."

아토피성 피부염 예방…"물을 마셔라"

ⓒ프레시안
- 특별히 어린이의 알레르기성 질환이 늘어나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환경문제라고 생각한다. 과거와 다르게 도시에서 밀집해서 살아가면서 공기, 음식 등을 접할 때마다 여러 가지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니까. 조심스럽지만 어머니가 결혼 전후 섭취한 먹을거리의 영향도 클 것이다. 담배, 음주와 같은…. 이런 여러 가지 요인 등이 유전적인 소인과 같이 작용해 어린이의 알레르기성 질환으로 나타난다.

개인적인 견해를 한 가지 덧붙이자면,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습관도 아토피성 피부염의 중요한 원인이다. 녹차, 커피, 탄산음료 등을 마시게 되면서 갈수록 물을 마시는 횟수는 줄어들고 있다. 이런 수분 부족은 피부 건조 등으로 이어져 아토피성 피부염이 나타나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 그럼,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아토피성 피부염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기존에 수분 섭취를 강조하는 이들도 보통 1킬로그램당 33밀리리터 이상을 마시라고 얘기한다. 나는 그보다 더 많이 마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변 색깔이 투명해질 때까지 물을 마셔야 한다. 아이들이 이렇게 물을 마시면 아토피성 피부염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셔라!" 황만기 원장은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어린이를 데려오는 부모에게도 수차례 이렇게 강조한다. 그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한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10배, 100배 더 효과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이참에 아이를 둔,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 실천해볼 만한 조언이다.

감기 예방…"가장 쉬운 방법은 습도 관리"

- 아토피성 피부염 외에 어떤 어린이 환자가 많이 오나?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 외에는 감기, 허약 체질 개선 등을 이유로 찾는 환자가 많다.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나도 개원을 한 다음에 많이 놀랐는데, 의외로 아이의 키 때문에 찾는 부모도 많다. 외모에 크게 신경을 쓰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 감기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아마 어린이들이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가 감기일 듯하다. 감기도 특별한 예방법이 있나?

"사실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들은 편도가 크거나, 천식 소인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설사 이런 아이라도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염수만 정기적으로 코에 분사해서 코의 점막 상태만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도록 도우면 감기가 상당히 예방된다. 실내의 습도를 50~55% 정도로 유지시켜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고….

- 넓게 보면 또 물을 강조한 것인데….

"그렇다. 한의학의 논리로 보자면, 물을 뿌려서 음의 기운을 보충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대개 소양 체질이니까. 이것만 제대로 해도 감기에 걸린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 이비인후과를 거쳐 결국 한의원을 찾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단언컨대,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쉬운 방법이다."

"민간요법 맹신은 곤란하다"

- 어린이에게 한약 복용과 같은 한방 치료를 하는 걸 내키지 않은 부모도 많은데….

"요즘 같은 경우는 한약에 들어있는 중금속, 농약과 같은 유해물질 때문에 한약 복용을 불안해하는 경우가 있다. 또 질 낮은 중국산 한약재까지 이런 불안을 부추긴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서 한의사 면허를 가진 분들은 약재 감별 능력이 있는 데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검수를 거친 것만 쓰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

특히 질 낮은 중국산 한약재 문제는 한의원의 경우에는 거의 해당 사항이 없다. 일반인도 바로 구입할 수 있는 경동시장에서 유통되는 한약재의 경우에 종종 이런 문제가 있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이 경동시장 등에서 유통되는 한약재를 좀 더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 일반인이 많이 찾는 경동시장 얘기도 나왔는데, 사실 한의학의 처방은 오래 전부터 내려온 민간요법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서 이런 민간요법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되면서 더욱더 자가 민간요법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의사로서 어떻게 보는가?

"사실 허준이 <동의보감>을 쓸 때만해도 의사가 태부족한 상태였다. 또 민중은 고가의 약재를 구할 수도 없었다. 허준이 <동의보감>에서 갖가지 증상에 효과가 있는, 한국의 산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약재를 소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중에는 바로 민간요법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지금처럼 의사가 과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그런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게 맞을지 의문이다. 사실 <동의보감>에는 '특정 질환에는 무엇이 좋다'는 식의 언급이 많다. 이런 서술은 그 당시 민중의 지적 수준을 염두에 두고 특정 증상에 대한 복잡한 처방을 최소한 단순화한 것이다.

<동의보감>의 단순한 서술과는 달리 증상의 정도에 따른 엄밀한 처방이 필요하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면 몸에 이상이 있을 때는 가까운 한의원, 병·의원을 가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게 병을 더 키우지 않는 확실한 방법이다."

"아무리 운전을 잘 하더라도 면허 없이 차를 몬다면…"

ⓒ프레시안
황만기 원장의 얘기를 듣고 보니 최근 몇 년 새 언론을 통해서 언급된 민간요법을 둘러싼 몇 가지 논란이 떠올랐다. 그 중 김남수 씨의 뜸은 지지자와 비판자 사이에 갈등이 여전하다. 김 씨의 뜸의 덕을 봤다는 많은 지지자의 반대편에는 미심쩍은 눈으로 그를 지켜보는 한의사가 있다. 황 원장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 김남수 씨의 뜸을 둘러싼 논란이 있다. 상당수 한의사는 김 씨에게 비판적인데….

"이 문제는 좀 복잡한데…. 일단 나는 김남수 씨의 임상 경험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씨의 뜸을 통해서 몸이 좋아진 분들이 서양 의학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서 침, 뜸과 같은 한의학의 전통에 좀 더 애정을 갖게 된 점도 그의 기여 중 하나이고. 이런 점을 송두리째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김남수 씨가 사실상 의료 행위를 했다는 걸 염두에 두면 아무래도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면허가 없어도 운전을 잘 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 사람이 차를 몰고 도로로 나서는 걸 용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또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판사, 변호사 뺨치게 법 지식이 많은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에게 판결을 맡기지는 않는다.

정부에서 의사, 한의사 면허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의료 행위가 사람의 생명과 직접 연관이 되기 때문이다. 의사, 한의사는 면허를 획득함으로써 법이 정한 권리, 의무, 책임을 갖게 되는데 김 씨는 그렇지 않았으니까.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김 씨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은 위험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

"보약 처방 선호…결국엔 한의학에 '독'"

황만기 원장은 한의학 중에서 본초학을 공부했다. 본초학은 약재, 약학에 초점을 맞춰서 연구하는 한의학의 한 분야다. 잘 알다시피 '한의학 하면 보약'을 떠올리는 게 한의학을 둘러싼 현실이다. 소장 한의사이자 본초학을 공부한 황 원장은 이런 풍토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 일반인은 인삼, 녹용과 같은 보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또 일부 한의사도 이런 경향을 부추긴다.

"사실 단기적으로 한의원의 매출을 증진하려면 비싼 약재가 든 보약을 처방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그렇게 보약을 강조하는 경향은 해당 한의원뿐만 아니라 한의학의 미래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식적인 얘기지만, 환자마다 또 질환마다 꼭 필요한 처방이 있다.

개별 환자, 질환에 적합한 한약을 처방해야 환자의 병도 더 빨리 낫고, 그럴 때 한의학에 대한 시민의 신뢰도 쌓일 것이다. 물론 보약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무조건 보약부터 처방하고 보는 풍토는 분명히 잘못되었다. 한의사 사이에서도 이런 풍토에 대한 자각이 많기 때문에 변화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감기 치료에 한의학의 미래가 걸려 있다"

이 대목에서 황만기 원장은 알레르기성 질환과 함께 감기 역시 자신이 어린이 한의원을 개원한 또 다른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알레르기성 질환과 함께 감기 치료에 한의학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것. 그의 얘기는 계속되었다.

- 한의학에서 감기 치료가 왜 중요한가?

"대학에서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한의학이 21세기에 얼마나 보건의료에 기여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바로 알레르기성 질환과 감기다. 알레르기성 질환, 감기 치료야말로 서양 의학이 득세하는 환경에서도 한의학이 경쟁력이 있는 분야다.

실제로 한의원에서 감기 치료를 받아본 사람은 절대로 다시 양약을 찾지 않는다. 감기는 한약으로, 이런 캠페인을 하더라도 자신이 있다. 의료 산업을 염두에 두더라도 한의학의 감기 치료는 전 세계에 내놓아도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 넘어야할 큰 장애물이 있다. 바로 비용 경쟁력이다."

- 감기 치료에 들어가는 한약이 비싸니까.

"그렇다. 2~3일치 처방만 해도 몇 만 원이 나오니까. 비용 경쟁력이 떨어진다. 사실 한의학은 민족 의학이면서 민중 의학이다, 이런 얘길 많이 했는데, 방금 보약 얘기도 나왔지만 비용 면에서 보면, '귀족 의학'이라고 비아냥대도 별로 할 얘기가 없다. 이 때문에 한약을 처방하는 데 보험을 적용하자, 이런 얘기도 하지만 그러면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이 생긴다.

단기간에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한의학이 감기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는 걸 더 많은 시민이 체감해야 한다. 내가 알레르기성 질환과 함께 감기 치료에 집중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는 것 같아서 더 분발할 생각이다."

"저소득층 어린이가 꿈꿀 수 있는 공간 만들겠다"

ⓒ프레시안
- 한의사로서 비전이 있다면?


"일단 단기적으로는 1년 전에 청담동에서 서초동으로 옮긴 병원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웃음)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병원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지역에 저소득층 아이들이 마음껏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하나 만들고 싶다. 아이들이 그 곳에서 공부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자기 계발의 기회도 갖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드는 게 꿈이다."

- 키워드 가이드 연재도 계속 기대된다.

"이 연재를 통해서 앞으로도 한의학과 관련된 정확한 사실, 그러니까 과장된 효과 또 억울한 편견 양쪽을 다 극복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할 예정이다. 그리고 10년간의 또 앞으로의 임상 경험을 통해서 얻은 갖가지 성과를 시민과 공유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계속 지켜보고 격려해 달라."

'키워드 가이드' 내용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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