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미디어법 날치기 대가 치르게 해달라"

"권언유착 본궤도…제2의 노동법 날치기로 기억될 것"

민주당 소속 국회부의장인 문희상 부의장은 26일 "미디어법이 날치기 처리됐을 때 부의장직을 버렸어야 했는데, 국회의원직을 버렸어야 했는데, 정계은퇴를 했어야 했는데 아직까지도 국회 부의장실에 앉아있는 제 모습에 자괴감만 밀려온다"고 밝혔다.

문 부의장은 26일 '국민의 힘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22일 오전 '다 끝나고 봅시다'라고 말하는 국회의장의 전화를 끊고 이제 국회부의장 문희상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직권상정이 임박했다는 상황보고를 듣고 국회의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그렇게 제가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만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위해 몸을 던졌고, 정신적 기둥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병으로 병원에 계신다"면서 "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엇하나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는 것이 온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고 했다.

문 부의장은 이어 "미디어법 날치기로 현정권에서 부활하기 시작한 권언유착이 본궤도에 진입했다"며 "장기집권을 꿈꾸는 비열한 정치인들이 되살려놓은 권언유착이 피와 눈물로 이뤄놓은 민주주의를 통째로 들어내버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국민의 힘이 필요하다. 엄중한 심판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 한다"며 "문민정부 노동법 날치기가 국민의 역풍을 맞은 것처럼 미디어법 날치기도 재투표와 대리투표라는 불법투표의 오명과 함께 국민의 역풍을 맞은 사례로 영원히 기억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부의장은 "정세균 대표가 저를 비롯한 민주당 소속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를 품고 국민에게 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힘을 모아달라고 국민 속으로 뛰어들었다"면서 "이제 국민의 힘만이 저와 민주당, 이 땅 민주주의의 희망"이라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