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에서 10일째 진행되고 있는 점거농성을 해제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특공대가 대테러 진압용 무기인 전자충격총과 수류탄의 일종인 스턴탄(일명 번개탄) 사용을 건의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1일 <뉴시스>와 민주노동당 순천시 지구당 관계자가 입수한 '특공대, 현대하이스코 점거농성 진압방안'이란 제하의 A4 용지 두 장짜리 문서에서 밝혀졌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상황이 급박해 문서 자체를 입수하지는 못했다"며 "하지만 주요 내용만큼은 사진촬영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문건에는 '작전간(작전 중) 건의내용'이란 항목에서 "극렬저항 및 고착상태(농성자와 특공대 간의 공방만 있을 뿐 어느 쪽도 밀리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되는 상태) 유지시 전자충격총 및 스턴탄 사용이 가능하도록 조치해달라"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작전간 건의내용' 하단에는 "전자충격총은 직원을 통해 실험한 바 별다른 저항없이 주저앉게 되며, 스턴탄은 폭음 및 빛 발산효과로 인명피해는 없는 장비"라는 경찰특공대의 설명이 적혀있기도 하다.
전자충격총과 스턴탄은 영국 공수특전단인 SAS(Special Air Service)이 처음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폭발시 시각과 청각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폭동진압이나 대 테러 작전시 밀폐된 지역에서 요인 체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스턴탄을 개발한 SAS 부대는 1977년 네덜란드 747열차 인질난동 사건과 같은 해 독일 루프트한자 여객기 납치사건 등 인질사건과 테러사건에 스턴탄을 사용한 사례가 있다.
요컨대 스턴탄은 시위진압용이 아닌 대테러 진압무기로 개발된 것이다.
전남지방경찰청 소속 경찰특공대의 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해당 문건 작성 사실을 인정한 뒤 "스턴탄은 인명에는 어떠한 피해도 주지 않는 안전한 장비"라며 "다만 스턴탄은 사람들로 하여금 일시적으로 주저앉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스턴탄은 모두 보급이 완료된 상태"라며 "하지만 아직 스턴탄 사용에 대한 상부의 지시가 내려오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문건은 61명의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농성에 들어간 지난달 24일 작성됐다고 전남지방경찰청측은 전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경찰특공대 문서 확보 직후 "노동자는 테러범? 위험천만한 진압작전 계획 중단하라"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경찰특공대의 농성진압 작전이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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