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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공포의 2학기가 다가와"…'지옥'의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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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공포의 2학기가 다가와"…'지옥'의 여름방학

일부 대학, 2학기 등록금 인상 예고…사회단체 "반값 등록금 이행하라"

7월부터 대학가는 여름방학이 시작됐지만 정작 대학생들에게 여름방학은 '천국'이 아닌 '지옥'이 되고 있다. '등록금 1000만 원 시대'에 따른 등록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 수년 전만해도 여름방학을 이용해 해외여행과 어학연수 등을 다녀오던 대학생들은 이제 2학기 등록금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6월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 '알바몬'이 대학생 9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31.2%가 올 여름방학 목표로 2학기 등록금 마련을 꼽았다. 1학년 신입생의 경우 81.5%가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응답해 현재 대학생들이 느끼는 등록금의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하게 했다.

이런 와중에도 일부 대학들이 2학기 등록금 인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대학교의 경우 1학기 종강 후 열린 등록금책정위원회에서 학교 측은 2학기부터 등록금을 학기당 5%씩 인상하겠다는 의견을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회경제 국장은 "아직 표면화되진 않았지만 경기대 말고도 여러 대학교에서 2학기 등록금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이러한 상황을 수수방관하고 있을 뿐이다. 등록금 반값 공약을 내건 이명박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민주당이 발의한 등록금 인상 제한, 등록금 후불제 도입 등을 담은 고등교육법은 한나라당의 난색으로 국회에서 통과되기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네트워크(등록금넷)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여당이 2학기가 오기 전에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 15일 등록금넷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서 계류중인 등록금 반값 정책과 등록금 상한제 정책을 시급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여름방학 꼬박 알바를 해봤자 등록금 마련엔 턱없이 부족"

이 자리에 참석한 참교육학부모회 최주영 부회장은 며칠 전 대학생 학부모와의 대화를 소개하며 현재 이들이 느끼는 답답함을 설명했다. 그는 "2학기 등록금을 걱정한 그 대학생은 결국 두 달간의 방학동안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호프집에서 서빙을 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하루도 쉬지 않고 한 달 꼬박 일을 해봤자 100만 원도 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그 학부모는 나머지 돈은 자신의 보험 납입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해결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학자금 대출보다 더 싸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이 공부를 하지 못하고, 부모가 학생의 등록금을 마련해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학자금 대출만이라도 전액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강남훈 부위원장은 "대학생들이 방학동안 공부를 하지 못하고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장기적인 한국 경쟁력 발전을 위해서도 안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OECD 국가 중 고등 교육에서 개인 부담이 가장 큰 나라가 한국"이라고 지적하며 "하지만 정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 한국 국내총생산 대비 고등교육 정부재정 부담률은 0.6%로 OECD 국가 평균인 1.1%의 절반에 불과하다. 강남훈 부위원장은 "결국 개인의 고등교육 투자 비중이 너무 높고 정부의 투자 비중이 낮다보니 교육의 질과 수준은 한없이 떨어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 이날 기자회견엔 5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등록금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프레시안

"어묵을 먹고 구멍가게 주인을 만난다고 서민 행보가 아니다"

등록금넷은 "6월 국회는 현재 계류 중인 등록금 상한제, 후불제, 차등책정제 등의 등록금 해결 법안을 통과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등록금넷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 실용을 표방하며 서민 행보를 걷는다며 길에서 어묵을 먹고 구멍가게 주인을 만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민 행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진정으로 서민 살리기에 나설 생각이라면 '반값 등록금' 공약부터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공포의 2학기가 다가오는 지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고액 등록금 문제해결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먼저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2학기 학자금 대출부터 무이자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등록금넷은 등록금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오는 16일부터 국회가 폐회될 때까지 국회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또 8월 3일부터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촛불 문화제와 각 정당과의 면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10월에는 대규모 집회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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