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8일 "우리는 이번 (경제)위기만 극복하는 게 아니라 위기 이후에 한국이 어떤 위상을 가질까 하는 점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첫 순방지인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한 호텔에서 우리 교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경제 위기의 충격을 우리나라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떨쳐내고 있다는 외부의 평가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현재의 경제 위기가 1997년 외환위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임을 강조하면서 "많은 나라가 해고를 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모든 나라가 대한민국의 잡 셰어링(job sharing)을 하는 시스템에 놀라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세계 어느 기업도 노동자가 스스로 임금을 깎고 기업과 정부가 보조해서 위기를 극복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우리가 이번에 잘하면 또 한 번 세계에서 좋은 평가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 극복 이후의 대비책과 관련해 "지구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신성장 동력을 키우는 녹색성장이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며 "이런 것을 정부가 정책으로 채택하고 위기 속에서 준비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한국은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보고 모든 계획을 완벽하게 세워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북한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면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나와서 자립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도 식량 원조만 받다가 언젠가 식량이 끊어지면 어떻게 할 건가. 북한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것이 진정 북한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관련해선 "FTA에 조만간 합의를 이룬다면 내년부터는 FTA가 실제 적용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그러면 한국과 EU 27개국의 관계가 더욱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내년에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내년 4차 회의가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게 된다. 다음에 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에서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 기업 제품이 이곳에서 최고의 시장 점유율로 인기가 좋다는 얘기를 들으면 가슴이 뿌듯하다"면서 "경제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의 관계 발전에 여러분들이 오늘보다 더 기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왕기 한인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폴란드 내 한인의 위상을 높이고 한인 사회에 긍정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폴란드 한인사회는 조국 발전을 위해 뜨거운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짙은 회색 양복에 보라색 넥타이를 맸고 동행한 김윤옥 여사은 살구빛 한복을 입었다.
간담회에는 강왕기 한인회장 외에도 박형균 한인회 감사, 신발 수입사인 `키네틱'의 임신춘 사장, 한인 교회인 '임마누엘 폴ㆍ한 장로교회'의 신미순 목사, 고신석 쌍금 폴란드 법인장 등 교민과 기업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순방단에서는 한-폴란드 의원 친선협회장인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 유명환 외교통상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 장관,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 윤진식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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