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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을 구하라!'…서울 일부 학교 '구명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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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택을 구하라!'…서울 일부 학교 '구명 운동'

학부모 "그분 구제 서명이라며…애들 이름까지 받아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을 두고 서울 시내 일선 학교에서 '구명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공정택 교육감은 지난 6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지난해 7월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 아내의 차명 재산을 누락해 신고한 혐의 등이 인정돼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공 교육감은 즉시 항고했고, 대법원에서는 지난 1일 사건을 배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강북 A초등학교, B중학교, 송파 C중학교 등 일부 학교에서 교장, 교감, 일부 평교사 등이 관계당국에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의 서명 용지를 돌렸다. 이들은 교사에게 서명 참여를 권할 뿐만 아니라 서명 용지를 나눠주면서 학부모와 교사의 지인들에게 서명을 받아오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초등학교와 B중학교가 위치한 강북 지역의 한 학부모는 6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그분(공정택 교육감)을 구제하기 위해 하는 서명이라며 A초등학교 교사가 구체적인 내용도 적히지 않은 서명 용지를 돌렸다"며 "서울시에 거주하면 서명할 수 있다면서 구두로 설명을 하고 서명을 받아가더라"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 이름까지 쓰면서 서명을 받았다"며 "찜찜했지만 교사와 친분도 있고 해서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다음날에는 B중학교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는 학부모가 같은 서명 용지를 돌렸다"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황당했다"고 덧붙였다. A초등학교 교장은 "잘 모르겠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 서울 강북 A초등학교 교사들이 학부모에게 서명을 요구한 서명 용지. 이 지역 학부모는 "내용도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고, '그분' 구제를 위한 것이라는 구두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한편, C중학교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이 학교 교장은 7일 교사들에게 '서명 참가서'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문건을 돌리면서 서명을 요구했다.

이 참가서에는 "C중학교 교직원 및 학부모(혹은 교육 공동체) 일동은 다음 사유로 서명을 실시하고자 하오니 뜻을 같이하는 분께서는 동참해주시기 바란다"며 "우리는 서울시교육감의 선거법에 의한 중도 사임 위기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적혀 있다.

이어 참가서에는 "우리는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손으로 직접 뽑은 초대 민선 서울시교육감이 남은 임기를 끝까지 마무리하고 명예롭게 퇴임하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수도 교육 수장의 부재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서울시 교육 정책(고교 선택제, 공교육 강화 정책, 단위학교의 자율성 확대, 각종 교육 복지 정책 추진) 등이 중단 위기에 처함으로써 야기될 수 있는 교육적 공백과 혼란에 대해 크게 우려와 걱정을 표한다"고 적혀 있다.

▲ C중학교 교장은 7일 교사들에게 '서명참가서'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문건을 돌리면서 서명을 요구했다. ⓒ프레시안
또 문건에는 "서울시교육감의 중도하차에 따른 교육 공동체의 심적 상실감은 이루 표현할 수 없으며 우리 시민 모두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훼손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C중학교 교육 공동체 일동은 공통된 뜻을 모아 관계당국에 전달함으로써 향후 판결에 충분히 감안되기를 기대하면서 서명에 참여하고자 한다"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의 교사들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반발했고, 교장은 "잘못됐다"고 인정한 뒤 서명 참가서를 철회했다. 이 학교 모 교사는 "지역 내 학교장들이 참여하는 교장단 회의가 6일 열렸고, 그 자리에서 문건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정부에 쓴 소리를 하거나, 부당하게 탄압받는 약한 교사를 구명하는 서명에는 하나하나 위협을 가해, 교사들의 동참을 최소화하는 것에 노력을 바치고 있는 학교장들이, 비리 혐의가 너무나 분명해 사법적으로나 여론적으로나 교육감으로 부정당하고 있는 인물을 비호하는 일에 뜻을 모았다는 사실에 참담함과 절망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공정택 일병 구하기를 하고 있는 학교장들은 서명을 당장 중단하고, 이 일을 벌이게 된 경위를 발표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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