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있는 자동차 네비게이션 생산업체 '기륭전자'의 농성 조합원들이 17일 집단 연행된 사건에 대해 민주노총과 민주노총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경찰은 이날 새벽에 전경 3개 중대와 여경으로 구성된 체포조를 기륭전자에 투입해 16명의 여성 조합원들을 기습 연행해 남부경찰서와 노원경찰서에서 조사를 벌였다.
이날 연행된 기륭전자 농성 노조원들은 사측의 불법파견과 계약해지 철회를 주장하며 55일째 생산라인 일부를 점거하고 철야농성을 해왔다. 경찰의 기습 연행은 사측이 업무방해 혐의로 조합원들을 고소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사측의 부당행위에 대한 정당방위 차원에서 생산라인을 점거한 만큼, 사측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농성 조합원들만 연행한 것은 법 집행의 공정성을 잃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공장을 점거한 행위는 불법에 맞선 정당방위"라며 "노동부는 기륭전자 사측 대표와 회장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당은 이어 "노사갈등의 해결을 바란다면 불법·부당 노동행위를 자행한 사업주를 사법처리하고 비정규 노동자들의 정당한 단체행동에 대한 공권력 투입, 구속·수배 조치, 손배가압류 조치부터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도 같은 날 "기륭전자 사태의 원인은 생산직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비율이 96%, 이 중 불법파견이 83%에 달하는 비상식적 인력구조에 있다"며 "정부와 사측은 더 이상 문제가 확대되기 전에 사태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륭전자는 생산직 노동자 300여 명 중 250명을 불법 파견근로를 사용해 노동부로부터 지적을 받았으나 개선계획을 제출하지 않아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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