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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괴담 실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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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괴담 실현되나

[오동진의 영화갤러리]<16>

아니 땐 굴뚝에 연기 안나고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무슨 여고괴담도 아니고 이거 원, 영화계괴담이 구천을 떠돌아 다닌다. 괴담이 괴담이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무섭게 만들어야 한다. 짜증나고 불안하게 해야 한다.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뭔가 이치에 맞지 않고 부당한 면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악다구니 싸움이 되게 해야 한다. 요즘의 영화계괴담은 어찌 보면 딱 그 모냥새다.

처음엔 한국예술종합학교가 타깃이 될 거라고 했다. 그 다음엔 영화진흥위원회가 될 것이고 또 그 다음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좌우당간 지난 10년간 아무런 제약없이 '잘 나갔다'고 생각되는 영화 유관기구에 메스가 가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게 소문이자 괴담이었다.

이 '따위' 근거없는 소문을 유력 영화주간지라고 하는 시네21이 기사로 받자 어느 영화평론가들 모임에 나왔던 모 평론가가 평소와 다른 이미지로(최근 들어 예전과 다른 이미지를 보이는 영화인들이 많아졌다.) 입에 거품을 물었다. 어디서 그런 말도 안되는 얘기를 시네21같은 잡지가 혹세무민 격으로 기사를 내느냐는 것이었다. 근데 그건 꼭 지금의 PD수첩 사태를 두고 여기저기서 해당 언론사는 어서 무릎을 꿇으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런 식이라면 예전의 황우석 사태 때 기사를 냈던 모든 언론사들은 진즉에 문을 닫았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닌가. 어쨌든 그건 언론자유에 대한 문제니까 얘기가 삼천포로 빠지기 전에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하고 다시 괴담으로 돌아가면 그 모 씨 평론가가 오히려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작금의 돌아가는 형국이다.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는 것 같으니까. 그것도 순서대로 되고 있으니까.

물론 그것이 누군가의 의지, 이른바 '빅 브라더'에 의해 이루어지는 대규모 음모인지 아닌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명확한 증거나 백 데이터가 없다. 그래서 자꾸 그런 얘기를 해서는 안되겠지만(빅 브라더가 정말 있다면 이런 얘기 자꾸 떠들고 다니는 것도 당장 찍히는 일이 될 터이니까. 어휴, 무섭다) 뭐 어떻겠는가. 그러니 괴담 아니겠는가. 살짝살짝 눈치를 보면서 옆 사람 귀를 당겨서는 소근소근, 그게 이거고 이게 그거래,하면서 퍼뜨리는 것, 그게 괴담이 아니고 뭐겠는가.

그런게 싫으면, 그게 결코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바른생활 사람들이라면, 괴담을 괴담이 아닌 것으로, 괴담을 정론으로 바꾸어 놓으면 될 것이다.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되 그 사람들에게 자꾸 왼쪽, 오른쪽 딱지를 붙이는 비실용적인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제발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라벨을 붙이는 짓은 더 이상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영화진흥위원회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꼴찌를 하고 위원장은 해임권고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 1년간 강한섭 위원장 체제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사람 가운데 한명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이라면, '경영'평가라는 것이 모든 일이 1순위라면 문화분야 공공기관은 그 누가 장(長)이 되더라고 늘 '파리목숨'이 되기 십상이다. 문화분야 공공기관은 이른바 백년지대계를 내다보고 사람을 자꾸 왔다리갔다리 하게 해서는 안된다. 비판하되 냅두고 냅두되 비판하는 게 필요한데 효율,수익구조,경영수치 등을 제1의 가치로 내세워 사람을 몰아 세워서는 안된다.

영진위는 어디로 갈 것인가. 영화계는 또 어떻게 될 것인가. 영화 쪽 역시 불통,먹통이 된지 오래된 얘기다.

무덥다. 음력으로 5월이 끝나고 다시 5월이 시작됐다. 윤달이 있는 해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정말 지루한 여름이 될 것이다. 영화계가 특히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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