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술, 담배 등 간접세를 올리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기업 법인세 등 기존의 부자 감세 기조는 유지하되 부족한 세수는 술, 담배 등 간접세를 올리고 비과세.감면제도를 축소하는 등 서민층의 부담을 늘려 메우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기 때문이다.
윤증현 장관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주제로 한 경제부처 장관 합동 기자회견에서 "2009∼2013년의 중기 재정계획을 마련 중인데 여기서 재정 건전성을 어떻게 회복.유지할 것이냐가 초점"이라며 "재정 건전성을 위해서는 세입과 세출 양 측면에서 같이 접근해야 한다"고 증세 가능성을 언급했다.
윤 장관은 이어 "감세 기조는 유지하되 필요하면 비과세·감면 정비를 통해 증세가 필요한 부분은 증세가 있을 수 있다"며 "외부 불경제 항목에 대한 증세도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불경제란 어떤 개인이나 기업의 행동이 다른 개인이나 기업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말하며, 술이나 담배, 유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 품목은 가격이 올라도 소비가 크게 줄지 않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 정부 입장에서는 술, 담배 등의 간접세를 올릴 경우 소비가 주는 등 경기에 미치는 부작용이 없을 뿐 아니라 간접세이므로 직접적인 조세 저항 없이 세수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방안이다.
윤 장관은 그러나 기업들의 법인세 인하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법인세율은 경쟁국과 비교해 높게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감세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투자 의욕을 고취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부자 감세를 메우기 위해 서민들을 상대로 증세를 추진한다는 비판에 대해 "감세를 통해 기업이 이익을 많이 창출하고 고용 기회를 통해 서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며 "감세한다고 경제적 힘 있는 쪽에만 혜택 간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富)를 먼저 늘려주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적하 효과'를 거듭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이 소비 진작 등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현재까지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윤 장관은 세출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세출 측면은 한시적으로, 불가피하게 집행된 부분을 정상화하기 위해 세출 구조조정을 간단없이 해나갈 것"이라며 "불요불급한 지출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새로운 사업은 철저한 검증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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