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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노조 무력화 위해 노조 위원장 선거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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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노조 무력화 위해 노조 위원장 선거 개입

해고 위협… 수 백만원 상당 금품-향응 제공…

정리해고·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주)코오롱에서 노조 위원장 선거에 사측 고위 임원이 부당 개입해 선거 자체를 무효화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MBC가 10일 보도했다.

사측 관계자는 해고 압박은 물론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등 노조 위원장 선거 무효화를 위해 전방위 개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오롱, 해고 위협·금품-향응 제공 통해 노조 위원장 선거 무효화 시도**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의 코오롱 노조위원장 선거 직후 회사측 고위 임원이 노조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게 수백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며 선거 무효화를 시도했다.

사측이 노조 위원장 선거에 개입한 것은 당선된 최일배 현 위원장이 정리해고자 신분으로서 사측의 구조조정을 막겠다는 공약을 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측으로부터 회유를 받았던 노조 선거관리위원은 "(회사 간부의 말에서) 해고시킬 수 있다는 뉘앙스가 풍겼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당선된 것을 무효화시키는 방법밖에·"라며 최 위원장의 당선 무효를 위해 사측이 '해고 위협'을 했음을 시사했다.

이 선거관리위원은 또 사측이 선관위원에게 금품과 향응을 건네고, 리조트로 여행까지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즉 사측이 위원장 당선 무효를 위해 채찍과 당근을 번갈아 사용했던 셈이다.

이 선거관리 위원은 "(사측이 향응을 제공한 장소가) 단란주점인지 어딘지는 알 수 없지만 술값만 650만 원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MBC가 입수한 회사 간부와 노조 선거관리위원 간의 전화통화 내용은 사측이 노조 선거를 무효로 만든 뒤 재선거를 종용한 당시 정황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보도에 따르면, 사측 간부는 노조 선관위 위원에게 "(과거에) 개인적인 문제점 같은 건 회사에서 보상해 줄 거다고 한 얘기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으라는 뜻"이라며 "재선거를 했을 때 오는 부분이 크다고 봐야 안 되겠나"고 말했다.

즉 선거 무효에 앞장 설 경우 노조 내부에서 제기되는 비판과 개인적 불이익에 대해 보상하는 것은 물론, 선거 무효와 재선거 실시가 성사될 경우 더 큰 보상을 사측 관계자가 약속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보도로 지난 8월경 노조 위원장 선거 직후 노조 선거관리위원들이 갑자기 '선거 무효'를 선언하고 잠적하면서 노조 안팎에서 강하게 제기되던 사측의 부당개입 의혹이 사실상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씨**

이번 MBC 보도에서 보듯이 사측이 노조 위원장 선거에 부당 개입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노·사 갈등이 매우 첨예하게 불붙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측은 올해 초 과천 본사와 구미, 김천, 경산 공장의 직원 3083명 중 1182명(38.3%)을 정리해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노·사 갈등은 극한에 다달았다.

이런 가운데 노조 집행부의 구조조정 대응에 미진한 점이 많았다며 이들이 사퇴한 이후 새로운 집행부 선거에서 해고자 출신인 최일배 씨가 당선되면서 구조조정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한 사측이 부당개입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같은 부당개입의 의혹이 제기된 이후 녹음 대화에 목소리로 등장한 회사측 간부는 "기억에 없다"고만 말할 뿐 자신과 회사측의 부당개입 행위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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