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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억압, "지금은 신(新) 공안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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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억압, "지금은 신(新) 공안정국"

[뉴스메이커] 한독협, 문화연대 등 문화예술단체 기자회견 개최

표현의 자유를 위해 문화, 시민단체들이 뭉쳤다.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와 문화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9개 단체가 22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MB정부 하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독협과 문화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외에도 미디어행동, 한국작가회의, 진보네트워크센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권단체연석회의, IT연맹 등의 단체가 함께 참여했다.

▲ 한국독립영화협회, 미디어행동, 인권단체 연석회의, 문화연대 등 9개 문화, 예술단체가 오늘(22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정부의 표현의 자유 침해 실태를 고발, 규탄했다.ⓒ프레시안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이자 인권단체연석회의의 촉진자인 배여진 씨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각 단체의 활동가들은 "올 6월, 표현의 자유가 사라졌다"며 이를 애도하기 위해 더운 날씨에도 검은 망토를 두르고 발언에 나섰다. 이들은 지금의 정부가 과거 신 공안정국으로 돌아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각 분야별로 나누어 표현의 자유가 어떻게 침해되고 있는지 고발했다. 먼저 집회 · 시위 관련하여, ▶뚜렷한 이유없이 집회를 금지해 사실상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둔갑시켰으며, ▶집회 원천 봉쇄가 일상화되었고, ▶시위를 모두 불법으로 취급하면서 소위 '상습시위꾼' 명단 및 단체를 작성해 우선 검거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고발했다. 또한 ▶불법폭력시위단체로 규정된 단체에 정부보조금을 무기로 지원을 제한하면서 실질적으로 집회를 제한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 9개 단체의 활동가 중 일부가 언론자유와 관련한 구호가 적힌 상자를 머리에 쓰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한 현재 상황을 풍자했다. ⓒ프레시안

공안탄압과 관련, ▶최근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가 국정원이 불법적인 민간사찰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사실을 비롯해 ▶국가보안법 위반 적용을 확대하며 '막걸리보안법'화하며 공안정국 조성, ▶언론소비자주권운동(일명 '언소주 운동')에 색깔론 적용에 대한 고발이 줄을 이었다. 특히 황장엽에게 협박 우편물을 보낸 김 씨가 일반 협박과 관련된 죄목이 아닌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징역형을 선고당하거나, 북한 관련 글을 올린 이들을 무더기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한 사례를 들었다. 정보 통신 관련하여 진보네트워크센터의 오병일 활동가는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 무작위로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차단, ▶미네르바 체포사건 등을 들면서, 현재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가 국회를 통과할 경우 말 한 마디로 감옥에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신동일 감독ⓒ프레시안
출판, 영화, 언론 관련해서도 고발과 규탄이 잇따랐다. 작년 7월 ▶국방부가 23권의 불온도서 목록을 선정해 차단 대책을 지시한 사건은 말할 것도 없고, ▶신동일 감독의 <반두비>가 최근 두 번의 심의에서 납득할 만한 사유 없이 연이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사건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중대한 사례 중 하나다. 신동일 감독은 "전주영화제에서 12세 관람가로 상영된 영화임에도 또렷한 이유없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것은 청소년들에 대한 권위적인 통제이자 표현의 자유, 나아가 상상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고 주장했다.

언론연대 양문석 사무총장은 ▶KBS를 비롯해 방송이 초법적으로 장악된 한편 ▶검찰과 경찰 등 공권력을 동원해 <PD수첩> 등을 탄압하고, ▶이 과정에서 개인의 이메일마저 공개되는 무지막지한 탄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새로운 미디어법이 결국 '언론악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모든 언론인이 과거처럼 이 정권의 부역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통렬한 비판을 덧붙였다.

한편 9개 단체는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6일까지 5일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굿 나잇 앤 굿 럭'이라는 제목의 공동 문화행동을 펼친다. 23일(화)과 25일(목)에는 영화제를, 24일(수)에는 표현의 자유 침해를 성토하는 광장토론을, 26일(금)에는 문화공연과 자유발언을 함께 하는 문화제를 개최한다. '굿 나잇 앤 굿 럭'은 배우이자 감독인 조지 클루니가 만든 2005년작 영화 <굿 나잇 앤 굿 럭>에서 제목을 따온 것으로, 이 영화는 매카시즘의 광풍이 몰아치던 1950년대 미국에서 탄압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전하는 뉴스를 만들고자 했던 에드워드 머로우와 그의 뉴스팀의 실화를 다룬다. 2009년 대한민국의 표현의 자유를 위한 문화제의 타이틀로 더없이 의미심장한 제목인 셈이다.

먼저 영화제로는 23일을 '표현의 자유 옹호의 날'로 선포하고 7시부터 독립영화 감독들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 <불타는 필름 연대기 시즌 2>와 <촛불 다큐 : 우리 집회할까요?>를 연달아 상영한다. 영화 상영 뒤에는 김환태, 안창규, 문정현, 문성준 감독과의 이야기마당이 펼쳐질 예정. 25일은 '언론악법 저지의 날'로, 미국의 폭스 TV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안티 폭스>를 상영한 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과 KBS 양승동 PD와의 이야기마당이 마련돼 있다. 24일 7시부터 펼쳐지는 광장토론은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반을 맞아 그간 정보통신과 언론, 집회 및 시위, 문화 등 전 영역에 걸쳐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침해되었는지 그 실태와 피해 사례를 성토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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