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가이드'에서 현재 '채용, 채용 면접, 취업 자기소개서'라는 키워드를 연재하고 있는 문운기 잡포스트 대표이사는 "취업 준비생들이 정확한 대상 선정과 준비 과정, 그리고 자신의 적성을 꼼꼼히 따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문운기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잡포스트는 취업 컨설팅 전문회사다. 그는 LG그룹에서 20년간 인사 부문에서 근무를 했고 주된 직무는 채용, 배치, 평가 업무였다. 취업, 인사와 관련해서는 일명 '통'으로 불린다.
대기업 인사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키워드가이드'에서 취업과 관련된 글을 연재하고 있는 문운기 대표는 "인터넷에 떠도는 검증 안된 정보가 아닌 제대로 된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생각하는 현재 취업생들의 문제, 그리고 취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문운기 대표이사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지켜야할 준비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 |
프레시안 : 우선 '키워드가이드'에 가입한 배경에 대해 듣고 싶다.
문운기 : 잘못된 취업 관련된 내용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익명성 뒤에 숨어 지나치게 많이 게재되고 있다. 이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혼란을 일으킨다. 또 인사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쓴 자기소개서가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며 자기소개서를 정형화시키고 있기도 하다. 이는 취업생 개개인의 특징을 반영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될 뿐더러 오히려 취업에 방해되는 행위다. 이런 것들을 막아보고자 전문가로 글을 쓰기 위해 연재를 시작했다.
프레시안 : 자기소개서를 정형화시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문운기 : 이력서는 회사마다 형식, 요구 내용이 다르다. 또한 업종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하지만 현재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는 자기소개서는 그런 것을 무시한 채 한 가지 정형만을 취업 준비생에게 강요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거다.
프레시안: 취업 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 텐데 이력서를 쓸 때 무엇에 유념해서 써야 하는가.
문운기: 자기소개서를 쓰기 어렵다는 것은 그 안에 들어갈 내용, 즉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잘 쓰려면 이미 대학교 2, 3, 4학년 때 다양한 경험을 거쳐야만 한다. 과거의 경험에 비춰 써야 하는 것이 자기소개서인데 경험이 없다면 무엇을 쓰겠는가. 경험이 없으니 못 쓰는 것이다.
또한 기업이 자기소개서에서 요구하는 키워드가 무엇인지, 질문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행복한 순간을 설명하라'고 한다면 그 순간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전제로 자신의 지식, 성격 등을 이야기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수년간 보아온 자기소개서는 행복한 순간에 대한 주장만 있지 자신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프레시안 : 취업 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의 '포인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문운기 :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자기 소개서에 '근거'는 없이 '주장'만 쓴다. 입사 포부에 대해서 쓰시오' 라고 하면 '자신은 훌륭한 인재가 될 것이다'는 식으로 자기소개서를 쓴다. 기업에서는 구체적인 근거와 비전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 세라믹 연구 분야에서 이런 전문가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겠다는 식으로 써야 하는데 대부분은 '저는 성실히, 열심히. 책임감 있게 일할 것입니다' 등으로 쓰는 것이다. 한마디로 세부적인 것이 없다. 몇몇 준비생들은 "저는 긍정적입니다"라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진다. "당신만 긍정적인가?"라고.
▲ 문운기 대표는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취업을 준비해야만 비로소 4학년 때 취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
프레시안 : '취업 소개서를 쓰기 어려운 것은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문운기 :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보다 언제부터 취업을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대학교 4학년이 되어서야 취업을 준비한다면 이미 늦다. 기업에 뽑히는 인재들은 2학년 때부터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엄청난 것을 준비하라는 것이 아니다. 2학년 때 자신의 적성을 한 뒤 그에 맞는 직무를 정하고, 또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기업을 선정하는 일련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알지도 못한 채 4학년을 맞는다면 한심한 사람이다.
프레시안 : 하지만 일반 취업 준비생들로서는 3년 간 꾸준히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은 막연하게 받아들일 것 같다.
문운기 : 한 마디로 목표를 정확히 정하고 그 목표에 맞는 정보를 수집하라는 이야기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기업과 직무와 관련해 많은 전공 수업도 듣고 교양도 쌓는 것이 필요하다. 이건 하루 이틀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그와 관련된 자격증. 인턴십 등도 필수다.
2학년 때는 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해 어렴풋이 알아야 하고 3학년 때는 이제 자신이 목표로 하는 회사를 정해야 한다. 그런 후 회사의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관련된 기사를 검색하고 재무정보, 매출액 등을 틈틈이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 입사원서를 쓸 때나 면접에서 무조건 플러스가 된다.
3학년 2학기 때에는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턴에 지원을 해야 한다. 물론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에서 말이다. 인턴은 취업과 직결된다. 삼성의 경우, 이번 채용에서 작년에 인턴을 했던 사람을 대부분 뽑았다. 앞으로 기업의 채용 추세는 이것을 따라 갈 것이다.
프레시안 :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특히 '면접'을 어려워하는 것 같다.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문운기 : 사실 면접이 가장 중요하다. 대기업 지원자들이 제출한 '스펙'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이다. 면접에서는 인성과 성장 과정, 성격의 장단점, 동아리 활동, 팀워크 등에 관한 질문이 가장 많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면접관들이 던지는 질문의 목적을 잘 잡아내는 것이다. 면접관이 존경하는 사람을 물으면 자신의 아버지나 어머니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장래 계획을 묻는데 자신의 가족 계획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기본이 안 된 지원자들이다. 회사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모르고 면접에 임하면 무조건 떨어진다.
최종 임원 면접은 보다 구체적이다. 면접관들은 아버지가 뭐하시나, 직업은 무엇인가 등 평범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는 지원자의 목소리, 표정 등을 살핀다. 눈빛은 살아있나,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가. 사람이 질문을 던졌을 때 취했던 행동 등을 면밀히 본다.
요즘은 카메라로 지정 좌석을 찍는 경우도 있다. 또한 면접을 한다고 하면서 정작 면접을 기다리는 태도를 면접하는 경우도 있었다. 얼마 전 한 회사는 4일 동안 회사 안에서 숙박을 시켜 놓고 마지막 날 면접을 안했다. 4일간 숙박을 통해 나타난 행동을 체크한 것이 면접이었던 셈이다.
▲ 문운기 씨는 고급 인력을 원하는 기업들로 인재는 넘쳐난다며 결국 빼어난 실력을 가진 자만이 취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
프레시안 : 취업 준비생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고, 기업은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모순은 왜 일어난다고 보는가.
문운기 : 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과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과거보다 수십 배 투자를 하지만 인력은 절반 이하로 뽑고 있다. 기업은 수에 의한 노동이 아니라 능력 있는 소수의 인력에 의한 노동을 원하는 것이다. 지금의 경제 위기가 아니라 하더라도 앞으로 기업은 이런 방식으로 계속 인재를 뽑을 것이다.
결국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깨진 상태라는 것이고 회사로서는 '인사'가 최대의 미션이 됐고. 지원자는 정말 '준비된 인재'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글로벌 세계화 구조 속에서 기업은 인재의 다양한 면을 보려고 한다. 과거엔 영어 하나만 요구하던 기업은 지금 일본어에 중국어까지 요구하고 있다. 기본 직무 능력에다가 인성 역량, 바람직한 직장관, 생활신조까지 살핀다. 이건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이다.
프레시안 : 하지만 대학들은 단지 '능력'이 아닌 대학을 중시여기고 있지 않나. 일부 일류대가 아닌 대학생의 경우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대기업에 들어가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문운기 : 국내 기업은 대학별로 나눠서 뽑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기정사실이다. 기업으로서는 일류대 나온 지원자들 중에서만 전문성과 인성을 고른다 해도 차고 넘친다. 그렇기에 지방대를 나온 취업자의 경우, 중소기업을 거쳐 경험을 쌓은 후 대기업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단, 같은 구조를 가진 관련 업종으로 가야 한다. 시장에서 헤드헌터를 통해 옮길 수 있다. 아니면 외국계 기업으로 가라. 외국계는 국내 대학을 다 비슷하게 평가한다. 물론 외국계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어학에 뛰어나다고 한다면 외국계 기업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문운기 : 대기업 인사부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바라는 인재상을 개성 있고,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 거짓말이다. 솔직히 그런 사람들이 조직 문화를 견딜 수 있는가. 괜히 이런 이야기를 들은 지원자들은 면접에서 자신들을 톡톡 튀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다. 그럼 면접관들은 속으로 '네가 벼룩이냐, 톡톡 튀게…' 이렇게 생각한다.
전문적인 취업 지식을 가지고 올바르게 취업 준비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현재 한국 사회에는 너무 부족하다. 부디 취업과 관련한 정보를 제대로 선별, 취합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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