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6시경 행사 무대 장비를 실은 트럭들이 속속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경찰이 견인차를 동원해 이 트럭들을 서울광장 외곽으로 빼내려 했고, 이 광경을 목격한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의원 및 당직자들이 견인차를 막아섰다.
경찰은 이들을 끌어내고 트럭들을 견인하려 했으나 몸싸움만 격렬해졌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경찰에 몇 십 미터를 끌려갔으며,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잠시 실신하기도 했다. 경찰은 결국 트럭 한 대를 견인하는 데 성공했지만, 나머지 트럭들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협의하라"며 일단 경찰 병력을 대기시켰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경찰의 견인차량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서울시에서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해 경찰이 병력을 보냈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무대가 설치될 수 있도록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단 물러선 경찰도 서울시와 민주당의 협의를 지켜본 뒤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장대비 속에 서울광장에서 철야 농성을 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광장 사수'를 결의했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광장은 소통과 대화의 장소로 민주주의 출발점인데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광장을 경찰 차벽으로 봉쇄해 국민의 입을 틀어막아 억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광장을 시민 여러분에게 돌려주기 위해 최후의 한 사람까지 끝까지 투쟁하자"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조경태 의원은 "한승수 총리는 민주정부 수립 이후 역대 가장 나약한 총리이지 않나 싶다"며 "그만큼 대통령의 권력이 비대해져 독재로 가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그래도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 반성하고 소통하기를 바랐지만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정범구 대외협력위원장은 "오늘 아침 광경을 보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광장 입구에서 막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때 한 번 열더니 민심을 두려워하는 이명박 정권은 광장을 계속 막으려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서울시청 광장의 땅값은 평당 1억 원이 넘는다"며 "그런데도 경찰버스 한 대가 민주주의는 물론 시민들의 재산 수억 원을 깔아뭉개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11시부터 한홍구 교수를 초청해 광장에서 '6.10 항쟁과 광장의 의미'에 대해 강연을 듣고, 점심시간에는 성공회 주최 6.10 기념행사 참석한다. 오후 2시부터는 원내대표단 주최의 작은 문화제를 연 뒤 오후 3시부터는 시민단체와 함께 6.10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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