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나라당 쇄신? '꽃단장'이 아니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나라당 쇄신? '꽃단장'이 아니고?

[김종배의 it] 진정성도 결기도 없다

물음 1

물어보자. 이상득 의원이 언제 일선에 나선 적이 있었나? 정치와 당무의 전면에 나서서 공개적으로 감 놔라 대추 놔라 한 적이 있었나? 없다. 이상득 의원 스스로 얘기했다. 자신의 역할이 문제가 될 때마다 '나는 정치와 당무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곤 했다. 그런데도 희한하게 이상득 의원은 2선 후퇴를 선언하고 한나라당 인사들은 박수를 친다.

이것도 물어보자. 한나라당의 수도권 출마자들이 집단적으로 '이상득 불출마'를 요구했던 지난해 4월 총선 직전의 우려상황은 해소된 건가? 의원직 사퇴가 아니라 2선 후퇴만으로도 '형님정치'의 화근을 도려낼 수 있는 건가? 아니다. 그 때의 문제제기 핵심은 '대통령의 형'이라는 특수 신분을 갖고 있는 사람이 원내에 똬리를 틀면 사선이 창궐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이 우려를 기준 삼으면 확연해진다. 이상득 의원이 은퇴가 아니라 후퇴를 고수하는 한 화근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희한하게 한나라당 인사들은 박수를 친다.

물음 2

물어보자. 한나라당 지도부가 사퇴하고 조기전당대회가 개최되면 청와대와 정부도 덩달아 쇄신하게 되는 건가? 청와대와 정부가 쇄신되면 국정쇄신은 저절로 따라오는 건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중심을 잡고 일해야 한다"며 경제살리기와 안보문제를 제기했다. 그런데도 희한하게 한나라당 쇄신·소장파는 말이 없다. 도대체 국정의 어떤 요소를 쇄신하자는 건지, 그 목록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것도 물어보자. 청와대와 정부가 꿈쩍도 안 하면 어떻게 할 건가? 조기전당대회로 당 지도부를 새로 꾸린 뒤 '맞짱'을 뜨면서 청와대와 정부의 쇄신을 강제할 건가?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다. "국면 전환용으로 인사를 하는 것은 3김시대의 유산"이라고 했고 "국민에게 이벤트나 쇼로 비칠 개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꿈쩍도 안 할 태세다. 그런데도 희한하게 한나라당 쇄신·소장파는 목소리를 더 높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럼 당이라도 먼저'라는 얘기를 꺼낸다.
ⓒ뉴시스

질문 속에 답이 있다. 한나라당 쇄신 움직임엔 문제가 있다. 진정성도 결기도 없다.

이상득 의원의 자중 모드에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면 이참에 정계은퇴와 같은 결연한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한나라당 인사들조차 어정쩡한 해법을 문제 삼지 않는다.

소장·쇄신파의 쇄신 모드에 결기가 담겨 있었다면 이참에 국정 난맥의 실상을 공개했어야 한다. 어떤 장관이 어떤 정책을 잘못 폈고 어떤 청와대 참모가 어떤 조언을 잘못 했는지, 그 구체적 실상을 공개한 다음에 배수진을 쳤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총론만 펴고 각론은 제시하지 않는다.

이유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한나라당 쇄신은 외발로 가는 자전거다.

박근혜계는 팔짱 끼고 있다. 소장·쇄신파의 당 지도부 개편 주장을 박근혜를 흔들고 이재오의 진출로를 열어주는 꼼수로 규정하면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관전만 한다. 쇄신 움직임을 '그들만의 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사실이 증명한다. 쇄신 움직임을 이끄는 주체는 범이명박계다. 'MB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이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당·정·청 쇄신을 운위하면서도 당·정·청의 정점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문제점을 거론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쇄신 내용을 뭉뚱그리고 쇄신 행보를 갈짓자로 그리는 것이다.

거듭 확인할 수 있다. 범이명박계가 주도하는 쇄신의 목적은 혁신이 아니라 보완, 재건축이 아니라 리모델링이다. 쇄신이 아니라 '꽃단장' 하려는 것이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