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천신일 영장 기각…檢 '살아있는 권력' 수사 좌초 위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천신일 영장 기각…檢 '살아있는 권력' 수사 좌초 위기

盧서거 책임론에 부실수사 논란까지, 검찰 '사면초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2일 기각됐다.

앞서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태광실업 세무조사 중단을 청탁한 대가로 박 전 회장으로부터 7억 원의 금전적 이득을 얻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박 전 회장의 도움으로 세 자녀에게 주식을 편법증여하면서 100억 원에 가까운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검찰 책임론이 증폭되는 가운데 천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도 철저하겠다던 검찰이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부실 수사 논란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지법에서 비공개로 7시간 동안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은 구속수사를 강조했으나 천 회장은 "청탁 대가로 단 1달러도 받지 않았으며 지난해 8월 중국 베이징에서 박 전 회장이 건넨 15만 위안은 선수단 격려금이었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천 회장이 박 전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 전 국세청장 등에게 청탁한 사실은 소명됐으나 중국 베이징에서 15만 위엔을 받았다는 점과 박 전 회장의 회사에 투자한 돈 중 6억2천300만 원을 돌려받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등 천 회장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천 회장이 한 전 청장에게 전화로 청탁한 사실은 파악했지만, 그 대가로 박 전 회장에게 무엇을 받았는지는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 또한 의혹의 핵심인 한 전 청장에 대한 조사를 이메일 서면조사로 간단히 끝내면서 어느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천 회장은 심사가 끝난 후 "혐의를 모두 인정할 수 없다. 재판장에게 모두 이야기 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천 회장의 사법처리에 이어 박 전 회장의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는 정치인과 관료, 법조인 등을 소환 조사한 뒤 이달 중순 수사를 마무리하려던 검찰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던 지난 4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자 다음날 곧바로 연철호 씨를 체포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으나, 이번에도 당시와 같은 추진력을 낼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예정된 결과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