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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무방비 화물운송 노동자 '분신'…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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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무방비 화물운송 노동자 '분신'…중태

'유류가 인하' 등 이뤄지지 않으면 '11월 APEC 저지투쟁' 경고

사회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비정규노동자들이 삶의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노동자 류기혁씨가 지난 4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화물차 운송노동자 김동윤 씨가 생활고를 이유로 10일 분신을 기도하는 사태가 연이어 발생한 것.

고 류기혁씨와 김동윤 씨가 가입한 노조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등은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비정규직 문제에 정면 대응할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화물운송 노동자인 김동윤 씨는 학습지교사·보험모집인 등과 같은 특수고용직 노동자이기 때문에 이들 특수고용직에 대한 보호 문제가 전면에 부각될 전망이다.

***화물운송노동자 김동윤씨 10일 생활고 이유로 분신 기도**

화물 트레일러 운전기사 김동윤 씨(48)는 지난 10일 오전 10시경 부산 신선대 부두에서 분신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다. 김 씨는 분신 당시 투쟁조끼와 머리띠를 두르고 있었으면, 분신 직후 동료들의 신고로 인근 동아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김씨가 가입한 화물연대 부산지부에 따르면, 김씨는 밀린 세금 때문에 6개월 마다 한 번씩 환급되는 유류세가 가압류 되는 등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아내와 함께 각각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두고 있다.

동아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김동윤씨는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었으며 화염을 흡입해 폐와 기관지까지 화상을 입어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화물연대-민주노총 "정부는 화물노동자 대책 마련하라"**

한편 김씨의 분신 소식이 알려지자 화물연대, 민주노총 등이 성명을 내고 특수고용직 대책마련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운송하역노조와 화물연대로 구성된 화물통합노조 준비위원회(위원장 김종인)는 10일 오후 발표한 긴급 성명에서 "김동윤 조합원의 비극은 오늘날 대부분의 화물 운송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웅변하고 있다"며 "화물운송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신분은 고질적인 저운임과 직접비용 부담에 시달리지만 사용자에 대항할 수 있는 법적 권리조차 없다"며 비정규직 노동자이면서 법적으로 노동자 신분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의 설움을 강조했다.

성명은 이어 "전체 98%의 화물운송 노동자들은 김동윤 조합원과 같은 현실 속에 놓여 있다"며 △유류가격 인하 및 면세유 지급 △유가보조금 전액 지급 △화물운송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이번 비극은 고유가에 따른 생계곤란이 직접적으로 운송노동자에게 미치고 있지만 행정적 지원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정부의 무대응 정책을 꼬집었다.

이들은 이어 "정부의 신속한 대책마련이 없을 경우 강력한 총력투쟁이 전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당국은 제3의 물류대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화물연대는 유류가 인하 및 면세유 지급, 화물운송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 저지투쟁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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