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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盧 분향소 설치 막아…시민들 'MB 탄핵'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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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盧 분향소 설치 막아…시민들 'MB 탄핵' 서명

[현장] "전직 대통령 가는 길에 국화꽃 한 송이 놓겠다는데…"

"전직 대통령 가는 길에 국화꽃 한 송이 놓겠다는데 그것조차 안 된다는 거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한 남성은 서울 중구 태평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핏대를 세웠다. 노사모 등과 일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대한문 앞에 마련할 예정이었던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는 경찰의 방해로 설치되지 못했다.

경찰은 대한문 바로 인근에만 300여 명의 전투경찰을 동원해 이들의 분향소 설치를 막았다. 시민들은 경찰에 의해 분향소 설치가 좌절된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며 하나 둘씩 자발적으로 띄엄 띄엄 선 전투경찰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프레시안

이들을 둘러싼 경찰에게 항의하던 한 시민은 "전임 대통령이 서거하면 정부는 분향소를 마련해 국민들로 하여금 추모의 기회를 마련해줘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의 분노는 고스란히 이명박 정부에게 향했다. 또 다른 시민도 "이게 이명박 정부의 실체"라고 비판했다.

대한문 앞에 자리 잡고 앉아 그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보던 한 20대 남성은 울음을 터뜨렸다.

▲ 한 시민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프레시안

경찰이 분향소 설치를 막으면서 시민들은 시청 쪽 인도에 긴급하게 설치된 '속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라는 피켓 뒤로 줄지어 서 추모의 뜻을 표현했다.

손수 국화꽃을 준비해 온 사람,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줄을 선 어머니, 교복을 입은 청소년, 까만 양복에 까만 넥타이를 입고 일부러 대한문 앞을 찾은 중년 사내 등 구성은 다양했다. 나이와 성별, 직업에 관계없이 이들의 가슴에는 모두 '근조'라는 까만 리본이 달려 있었다. 사람들은 일행이 있어도 침묵을 지켰고 일부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조용한 행렬이 줄 지어 서 있었다. ⓒ프레시안
이들의 행렬의 끝에 놓인 것은 '이명박 탄핵 소추를 위한 국민 서명 운동' 서명 용지였다.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가 지난해 촛불 집회 때부터 시작한 탄핵 서명이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서거 소식이 알려진 뒤 이곳에 서명 참여를 위한 장소를 마련했다"며 "아직 집계하진 못했지만 오늘 하루만 상당한 숫자의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 이들의 행렬의 끝에 놓인 것은 '이명박 탄핵 소추를 위한 국민 서명 운동' 서명 용지였다. ⓒ프레시안

"당신은 내 마음 속의 유일한 대통령이었습니다"

서명에 앞서 시민들은 자신의 지금 심경을 담은 글을 적기도 했다.

▲ 시민들은 서명에 참여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심정을 담은 글을 적기도 했다. ⓒ프레시안

한 여성은 "대통령님, 당신은 내 마음 속의 유일한 대통령이었습니다. 당신을 잃은 슬픔이 영원하지 않겠지만 당신이 남긴 업적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 준비해 온 국화를 들고 눈물 흘리는 여성. ⓒ프레시안

오후 4시 30분 현재 대한문 앞에는 300여 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일부는 여전히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연좌 농성'은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다.

▲ 시민들은 경찰에 의해 분향소 설치가 좌절된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며 하나 둘씩 자발적으로 띄엄 띄엄 선 경찰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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