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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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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개봉영화

[뷰포인트] 2009년 5월 넷째 주

이번 주는 단연 <터미네이터 4 : 미래전쟁의 시작>의 주라 할 만하다. 2018년 근미래를 배경으로, 이전 시리즈들을 충실히 계승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한 <터미네이터 4>는 다양한 터미네이터 기계류를 등장시키고 다소 아날로그적인 디자인의 기계들을 등장시키면서 제임스 카메론이 만들어낸 세계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빼어난 SF 전쟁물로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 하지만 밀리터리물에 별 관심이 없는 관객들에게는 살짝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터미네이터 4> 말고도 이번 주에 개봉하는 영화들 모두 나름의 장점과 즐거움을 가지고 있는 수작들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는 영화화 소식이 들렸던 초기부터 "과연 이 만화를 제대로 영화화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시달렸지만, 결과물은 꽤 만족스럽다. 머리에 죽일 殺자를 쓰고 기괴한 분장과 의상에 "오늘은 어머니를 겁탈하고 내일은 아버지를 겁탈할 거야..." "암퇘지들을 죽여" 따위의 극단적인 가사를 부르는 장면들 때문에 데스메탈을 싫어하는 관객들에게는 다소 거부감을 줄 수 있지만, 데스메탈이라는 것이 마치 프로레슬링처럼 일종의 '쇼'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는 만큼 영화를 즐기기에 별 무리가 없다. 더없이 순진한 소년이 양극을 오가며 좌충우돌 소동을 벌이는 와중에 '빵 터지는' 장면이 여럿 나온다.

<바다쪽으로, 한 뼘 더>는 다소 간지러운 소녀적 감성이 물씬 묻어나오는 영화지만, 배우들의 호연이 영화를 든든하게 잡아주고 있다. <보이 A>는 과거 끔찍한 죄를 저질렀으나 이제는 이를 참회하고 새 삶을 살고자 하는 이를 과연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라는 다소 묵직한 질문을 던지면서 이를 깔끔하게 풀어나가고 있는 영화. <코렐라인 : 비밀의 문>은 어린 자녀들보다도 학부모들이 더 재미있게 볼 만한 애니메이션이다.

▲ 바다쪽으로, 한 뼘 더
바다쪽으로, 한 뼘 더
감독
최지영
주연 김예리, 박지영
고3 수험생인 원우(김예리)는 엄마, 할머니와 여자끼리만 산다. 시도때도 없이 갑자기 쓰러져 잠에 빠져드는 기면증 때문에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녀는 자전거를 타는 것이 소원이지만, 그녀를 걱정하는 엄마 연희(박지영)는 딸이 걱정돼 허락하지 못한다. 원우는 같은 반의 무뚝뚝한 준서와 우연히 친해지고, 갑자기 쓰러졌을 때도 묵묵히 자신의 곁을 지켜준 준서한테 자전거를 배우면서 삶의 기쁨을 찾는다. 한편 딸 걱정 때문에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불안한 삶을 살고있던 연희에게 연하의 사진작가 선재가 다가오면서 연희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돌기 시작한다. 자신의 발로 서서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불치병의 소녀와, 그런 딸을 과보호하며 본인도 행복하지 못했던 엄마가 한 뼘 성장하는 얘기를 다룬 영화다. 속으로만 아픔을 삭이며 시종일관 쿨한 캐릭터들과 예쁜 화면 때문에 영화가 지나치게 달달하고 다소 상투적으로 흘러가는 감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독립 장, 단편 영화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 김예리의 '발견'이 될 만한 영화다. 최지영 감독의 실제 어머니가 원우의 할머니 역으로 출연해 인상깊은 대사들을 들려준다.

▲ 터미네이터 4 : 미래전쟁의 시작
터미네이터 4 : 미래전쟁의 시작
감독
맥지
주연 크리스천 베일, 샘 워싱턴, 안톤 옐친
인류에 반기를 들며 핵공격을 감행한 기계들 때문에 인류는 멸종 위기에 처한다. 인간이 기계들과 생존을 건 전쟁을 벌이고 있던 2018년. 인간저항군의 지도자 존 코너(크리스천 베일)는 기계들의 실험기지를 습격하지만 부하를 모두 잃고 혼자 살아남는다. 그 와중에 기지를 탈출한 마커스(샘 워싱턴)는 기억을 모두 잃은 채 헤매다 우연히 어린 소녀와 함께 혼자 살아남은 소년 카일 리스(안톤 옐친)를 만나 위기를 면한다. 그러나 카일도 곧 기계들에게 잡혀가고, 마커스는 우연히 저항군의 여전사 블레어(문 블러드굿)를 만나 저항군의 기지로 향한다. 존 코너와 운명적으로 만나지만 마커스는 존 코너로부터 의심에 찬 심문을 받고, 존 코너는 자신의 아버지인 카일 리스의 행방을 전해듣게 된다. 3편까지 나온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시리즈로 방향을 바꾸는 데에 성공했다. 기계와 인간간 전쟁을 다루는 본격 전쟁물의 성격에 충실하게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전투씬과 미래 디스토피아의 모습을 선보인다. 존 코너보다는 마커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마커스 역을 맡은 샘 워싱턴은 크리스천 베일의 존 코너 못지않게 매력있는 마커스를 연기해냈다. <찰리 바틀렛> 등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안톤 옐친이 카일 리스 역으로 등장하며 한국계 섹시스타 문 블러드굿이 블레어 역으로, <빌리지>에서 호연을 보여준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가 존 코너의 아내 케이트 역으로 출연한다.

▲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감독
이 토시오
주연 마츠야마 켄이치, 가토 로사
달콤한 사랑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는 게 꿈인 네기시(마츠야마 켄이치)는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학 신입생이 되어 도쿄에 상경한다. 그러나 대학졸업 후 그는 자신의 소원과는 무관하게 기괴한 분장과 의상을 한 데스메탈 밴드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DMC)'에서 크라우스 2세라는 이름의 보컬로 활동하게 된다. 우연히 잡지기자로 일하고 있는 대학시절 첫사랑 유리(가토 로사)와 다시 만나지만, 그녀가 DMC를 싫어하는 것을 알고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한 채 갈등을 겪는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와카스키 키미노리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데스노트>에 출연했던 마츠야마 켄이치가 평소에는 어벙하고 순진한 바가지 머리를 하고 있다가 크라우스 2세로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돌변하는 네기시의 양면성을 코믹하고 흥겹게 그려냈다. 전설적인 록밴드 KISS의 진 시몬스와 메가데스의 마티 프리드먼이 카메오로 출연한다.

▲ 보이 A
보이 A

감독 존 크로울리
주연 앤드류 가필드, 피터 뮬란
10살 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 '소년 A'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어 14년간 복역을 마친 소년(앤드류 가필드)은 '잭'이란 새 이름으로 다시 사회에 나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준비를 한다. 보호감찰사 테리(피터 뮬란)의 도움으로 새 직장을 구하고 친구와 애인도 생긴다. 어느 날 교통사고 현장에서 여자아이를 구한 잭은 일약 영웅이 되지만, 그가 바로 출소하 '소년 A'라는 사실도 함께 밝혀지면서 그는 연인도 친구도 잃고 다시 한 번 세상의 차가운 시선 앞에 마주서게 된다. 영국을 뒤흔들었던 실제 사건을 극화한 영화로, 피해자도 유족도 아닌 가해자를 주인공으로 속죄와 용서,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 코렐라인 : 비밀의 문
코렐라인 : 비밀의 문

감독 헨리 셀릭
주연 다코타 패닝, 테리 해처, 존 호지만
새로운 동네, 새로운 집으로 이사온 코렐라인(다코타 패닝)은 언제나 일에 바빠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부모가 섭섭하다. 집안을 혼자 돌아다니던 중 작은 문을 발견하고, 그 날 밤 우연히 그 문을 열었다가 또 다른 낯선 세계로 가게 된다. 현실의 부모와 달리 새로운 세계의 엄마는 자신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아빠는 그녀를 위해 피아노를 연주해주고 멋진 정원을 만들어준다. 다만 새로운 세계의 사람들은 모두 단추눈을 하고 있다. 밤마다 그 세계를 방문하는 코렐라인은 어느 날 새로운 세계 엄마로부터 이곳에 계속 머무르려면 단추눈을 달아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베오울프>, <스타더스트>의 원작자 닐 게이먼의 또 다른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스톱 애니메이션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연출했던 헨리 센릭의 새 3D 애니메이션이다. 호기심 많고 당찬 소녀 코렐라인의 기지와 모험이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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