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BIG 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BIG 3

[신기주 칼럼] 한국 대중음악을 이끄는 빅3 CEO들이 뭉쳤다. 회사가 아니라 산업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JYP의 정욱 대표와 YG의 양민석 대표와 SM의 김영민 대표는 모두 30대 후반 CEO들이다. YG의 양민석 대표가 합류하면서 빅3 매니지먼트사들의 CEO들이 모두 30대가 됐다. 1990년대 후반까지 한국 음악 산업을 이끌었던 CEO들은 대부분 40대 이상이었다. 유통 자본이 창작 자본 역할을 해서였다. 유통에서 잔뼈가 굵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1990년대 100만 장 음반이 심심치 않았던 한국 대중음악계가 극적으로 몰락하게 됐던 건 CEO들의 나이와도 관련이 있었다. 1980년대부터 음반 유통업을 해왔던 거대 음반사 사장님들은 21세기가 밝았어도 MP3를 알려고 하지 않았고 IPOD이 뭔지 몰랐고 인터넷에 눈을 감았고 새로운 음악에 귀가 어두웠다. 음반 산업의 몰락은 극적이었다. 2002년에 100만 장이 팔리던 음반이 2003년엔 1만 장도 안 팔렸다. MP3 때문이었고 불법복제 때문이었고 인터넷 때문이었고 대중의 음악 취향이 달라졌기 때문이었지만, 근본적으론 음악계가 변화에 둔감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음반 사장님들은 서로 밥그릇 싸움을 하느라 산업을 고민하지도 않았다.

▲ 소녀시대

하지만 위기는 전환점이 됐다. 보수적인 음악 업계의 모굴들이 물러난 공백을 참신한 청년들이 채웠다. 세대 교체가 이루어졌다. SM의 이수만과 YG의 양현석과 JYP의 박진영에겐 변화를 읽는 눈이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은 유통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음악은 더 이상 CD를 파는 비즈니스가 아니었다. 이제부턴 유통이 아니라 콘텐츠를 잡는 쪽이 꼭대기에 앉을 수 있었다. 스타를 만들 줄 알아야 했다. 스타에 음악을 붙였고 영화도 붙였고 드라마도 붙였다. 최근 들어선 패션도 붙인다. 유통은 CJ와 SK와 KT 같은 대기업들의 몫이었다. 물건만 잘 만들면 터졌다. JYP는 원더걸스와 비를 내리게 했고, YG는 빅뱅을 터뜨렸고, SM은 동방신기와 소녀시대를 열었다. 1990년대는 음악의 시대였다. 2000년대는 영화의 시대였지만, 다시 흐름은 음악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JYP의 정욱 대표와 YG의 양민석 대표와 SM의 김영민 대표는 일주일에 한번씩 함께 만나 술잔을 나누는 사이들이다. 비슷한 연배들이다. 저마다 메탈과 R&B와 록의 마니아들이다. 셋은 모여서 음악을 얘기하고 대중을 얘기하고 음반 산업을 얘기하곤 했다. 5월 14일 세 사람은 대선배인 김창환 라인미디어 대표와 함께 <코리아 뮤직 파워 프로젝트> 기자 회견을 열었다. 젊은 CEO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그들이 각자 자기 회사 챙기기를 넘어서 산업을 고민하는 연배로 접어들었다는 증거다. 그들은 음반 업계의 고질병인 저작권법 개정과 공명정대한 음악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아쉬운 건 있다. '사랑한다 대한민국 2009 드림콘서트'는 관주도 행사 냄새가 난다. 영화계에 비하면 음악계가 현 정부의 칭찬을 많이 듣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진작에 노래방 기자회견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게 있다. 빅3의 CEO들은 젊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적어도 아직은 정치보단 비즈니스를 더 사랑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