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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지.못.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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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지.못.미."

[홍성태의 '세상 읽기'] 김연아 선수에게 진짜 배워야할 것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5월은 어린이날 노래가 가슴에 깊이 와 닿는 신록의 계절이다. 5월은 빛나는 풀빛으로 자연의 힘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그러나 과연 언제까지 이렇게 아름다운 5월일 수 있을까? 갈수록 걱정이 커진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머지 않아 우리의 5월은 정말 여름이 되고 말 것이다. 그와 함께 각종 질병이 창궐하는 무서운 계절이 될 것이다. 아니, 이미 우리의 5월은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가 위세를 떨치는 무서운 계절이 되었다. 아름다운 풀빛은 이미 크게 병들어 있는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더욱 더 무서운 가짜 풀빛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녹색 성장'이 그것이다. 그 핵심은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 그러나 직강화, 시멘트화, 대형 댐 건설, 거대 제방 건설, '대운하'와 같은 수중보 건설, 자동차 도로와 같은 자전거 도로 건설, 강변 지역의 대대적 도시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사실상 '4대강 죽이기 사업'이며 '대운하 살리기 사업'이다. 이런 거대한 재정 탕진과 국토 파괴의 토건 사업으로 이루어지는 '녹색 성장'은 사실상 녹색을 내세운 '회색 파괴'일 뿐이다. 만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계획대로 '회색 파괴'가 강행된다면, '5월은 푸르구나'는 곧 '5월도 잿빛이구나'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광우병 위험이 큰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에 이어 '한반도 대운하'의 사실상 부활, 방송과 통신의 전면적인 장악 정책을 강행하고 있고, 여기서 나아가 집시법의 개악, 통비법의 개악 등도 열렬히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모든 것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상 그 실체는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이다. 광우병 위험이 큰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수입과 마찬가지로 '4대강 살리기 사업'도 심층적인 공개토론조차 열리지 않고 강행되고 있다. 방송법 개악의 경우는 격렬한 저항에 직면해서 위원회를 구성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애초부터 정치적 요식의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지구 온난화와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가 이 나라를 전면적으로 공격하기 전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 나라를 크게 망가트리고 말 것이다. 녹색을 내세운 거대한 '회색 파괴' 정책을 막지 못한다면, '강부자'는 대박의 노래를 부르겠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쪽박의 눈물을 흘리고 말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방송과 통신을 완전히 장악해서 시민들이 진실에 대해 알고 말하는 것조차 원천 봉쇄하려 한다. 그러나 폭력적 원천 봉쇄 정책에도 불구하고 촛불 집회가 열렸던 것처럼 어떤 원천 봉쇄 정책도 진실의 소통을 막을 수 없다. 이미 시민들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넘어서 '못 살겠다 대한민국'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 노랫말은 참으로 사실적이다.

"정치는 개판 경제는 막판/다 쓰러져도 높은 놈만 살판/불법비리에 국민들은 분통/부정부패는 당연한게 보통/돈다발은 돌고 국민들은 빡도는/고위층의 재미있는 화려한 추태/이 나라 국회는 국민에게는 민폐/믿고서 맡겨놨더니 선물로 부정부패"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노라면, 그들이 원천 봉쇄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귀와 눈인 것 같다.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오직 입만 열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과 진실에 대해 그들만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으면서 무조건 자기들의 말만 들으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기 라디오 연설이라는 것의 내용을 접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채업자가 '살인업자'가 되어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참담한 경제위기의 상황에서 복지를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반사회보장 정책을 강행하면서 미국을 사회보장 국가로 만든 '뉴딜'을 참칭하는 정책을 강행하고 있는 것도 그 좋은 예이다. 그리고 국민적 체육인을 넘어서 세계적 체육인으로 우뚝 선 김연아 선수를 극도의 아전인수적 방식으로 이용한 것도 그 좋은 예일 것이다.

김연아 선수가 세계 피겨스케이팅의 최고선수가 되자마자 고려대와 한나라당은 즉각 김연아 선수를 이용한 홍보물을 내놓았다. 김연아 선수에게 제대로 허락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국민의 대표'를 고려대와 한나라당이 '선점'했던 것이다. 이것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 있겠는데, 여기서 나아가 그 문구는 정말 절로 한숨을 내쉬게 한다. 고려대는 마치 자신이 김연아 선수를 키운 것처럼 선전했고, 한나라당은 김연아 선수처럼 국민에게 힘과 용기를 주겠다고 선전했다. 이미 졸업한 학생에게까지 무기정학의 처분을 내려서 반교육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고려대나, 잘못된 정책을 계속 강행해서 시민들의 거센 비판과 저항을 야기한 한나라당이나, 모두 김연아 선수를 너무나 일방적으로 '악용'하지 않았는가?
▲ 김연아 선수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고려대, 한나라당은 김 선수로부터 진짜 배워야 할 것은 배우지 못하고 있다. ⓒ프레시안

김연아 선수에 대해서는 마케팅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있는 모양이다. 몇몇 발빠른 교수들은 이미 '김연아 경제'니 '김연아 마케팅'이니 하는 주장들을 내놓고 꽤 재미를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올린 '국민의 대표'를 특정 집단이나 세력이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 '선점'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문제를 유발하는 잘못된 마케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김연아 경제'나 '김연아 마케팅'에 대해 말하기 전에 김연아 선수가 기울인 노력에 주목해야 한다. 그녀는 통증을 친구처럼 여기고 산다고 한다. 폭력이나 거짓이 아니라 진솔한 노력으로 그녀는 세계의 선수로 우뚝 설 수 있었다. 그녀의 진솔한 노력이야말로 감동의 원천이다.

김연아 선수에게 배워야 할 것은 또 있다. 그녀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이 점에서 고려대도, 한나라당도 많이 배워야 하지 않을까? 특히 초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이 시민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있는 것은 너무나 큰 문제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늘 소통을 말하고 있지만 그가 실제로 원하는 것은 그저 복종인 것 같다. 어느덧 '불통'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대표하는 핵심어가 되었다. 언제나 환하게 웃으며 시민들과 소통하는 김연아 선수의 이미지와 정반대의 이미지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이미지인 것이다. 사실 한나라당의 포스터 자체가 이 사실을 아주 잘 보여주었다. 김연아 선수와 박희태 대표의 부조화가 정말 기막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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