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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림팀장' 공운영씨 자해…국정원 소환에 압박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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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림팀장' 공운영씨 자해…국정원 소환에 압박 느껴

자술서 통해 "도청테이프 유출은 재미교포 朴씨 농간" 주장

옛 안기부 특수도청팀 '미림팀' 팀장이었던 공운영 씨(58)가 26일 오후 6시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아파트 22층 자택에서 자해해 파문이 일고 있다.

공씨는 이날 집 안에서 어린이용 간이 풀장에 물을 받아 놓은 뒤 복부를 흉기로 4차례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씨는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응급조치 후 분당 서울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공씨는 복부 출혈로 한때 의식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 서울대 병원의 담당 의사는 "4차례 가량 1~3 cm 깊이로 복부가 찔렸으며, 지혈을 하고 있으나 출혈이 심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공씨는 CT 촬영 결과 복막 손상이 의심돼 조만간 수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공씨는 이날 오후 5시경 자택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딸(29)을 통해 언론에 자신의 심경과 도청 테이프 유출 과정을 밝힌 자술서를 공개했다.

공씨는 'MBC X파일' 보도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앙일보에) 초상 났다고 좋아하지 마라. 입 열면 안 다칠 언론사가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해 'X 파일' 사태의 향배를 가늠할 주요 인물로 지목돼 왔다.

특히 국가정보원은 과거 정권 하에서 운영된 '미림'팀의 실체와 불법 도청 테이프의 유출 경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조만간 공씨 등 관계자들을 소환할 계획이어서 이에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공씨가 자해 소동을 빚은 것으로 추정된다.

***"원본 테이프 200여 개 5년 전 국정원에 반납"-"모든 것 재미교포 박씨가 한 것"**

한편 공씨는 자해 직전 딸을 통해 공개한 13쪽 분량의 자술서에서 문제가 된 테이프의 유출 경위, 자신의 행적 및 심경 등을 설명했다.

공씨는 우선 "(언론에 보도된 도청 자료는) 지난 1994년부터 미림팀장으로 있으면서 도태 당할 것을 대비해 보관해둔 것이 미국에 거주하는 박모 씨에게 유출돼 공개된 것"이라며 "본인이 가지고 있던 원본은 이미 5년 전에 국가정보원에 모두 다 반납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자술서에 따르면 공씨는 1994년 미림팀장이 된 후 언제 도태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중요한 자료를 밀반출해 보관해 왔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후 일방적으로 직권 면직된 그는 개인 사업을 하던 중 같이 면직된 A씨로부터 '재미교포 박모 씨가 삼성 측에 사업을 협조 받을 일이 있으니 보관 중인 문건 중에서 삼성과 관련 있는 문건 몇 건만 잠시 활용했으면 한다'는 제안을 받는다.

그는 문건을 A씨에게 건네면서 복직과 자신의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으며, '박씨가 삼성그룹 핵심 인사는 물론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 등과도 돈독한 관계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삼성 측과의 협상은 여의치 않았고 당황한 그는 즉시 관련 자료를 반납 받은 후 박씨로부터 다시는 이 문제를 거론치 않을 것을 약속받았다. 특히 이 일이 있은 후 찾아온 국정원 후배들에게 가지고 있는 테이프 200여 개와 문건을 모두 반납했다는 것.

하지만 그 뒤에도 박씨가 삼성 측과 계속 문제를 일으킨다는 소식을 국정원 후배로부터 접한 공씨는 박씨를 만나 욕도 하고 달래기도 해 미국으로 다시 돌려보냈다는 게 공씨의 주장이다. 하지만 공씨는 5년 뒤 A씨로부터 '박씨의 아들이 찾아와 푸대접에 항의하고, MBC 기자가 접촉하려 한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하던 중 이번 일이 터졌다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 지원은 사실"-"2002년 대선 때도 민간 차원 지원"**

그는 19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지원과 관련해서는 "김대중 씨가 당선되면 엄청난 불이익이 예상돼 은밀히 선을 대 지원한 바 있고 지난 대선에도 순수 민간 차원에서 지원한 것"이라며 "이는 본인을 위해 했을 뿐이고 어떤 의혹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내 사업은 구멍가게 수준이지만 확대 해석돼 보도된 측면이 있다"며 "황당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한 억울함을 비쳤다. 그는 자술서 말미에 "이런 상황에서 모든 것을 낱낱이 폭로해 사회가 제자리를 찾고 과거를 청산하는 데 다소나마 역할을 하고 싶었지만 이제 모든 것을 죽음까지 갖고 가겠다"고 자신의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공씨의 자술서 전문.

***도청문건 보관유출 경위**

본인 공운영은 중앙정보부 요원 공채로 합격, 임용된후 감찰실 등 여러부서를 거쳐 과거 안기부시절 대공 정책실 정보관으로 근무하던중 92년도 미림팀장으로 임명받고서 상부의 지시인 미림업무를 과학화시키라는 지시에 따라 일부 인원을 본인이 직접 선발하여 훈련교육 후 본격 도청업무를 시작한 바 있습니다. (과거에는 협조자를 통한 득문보고로 사실내용에 대해 의문시했던 점 때문에 구체적 내용파악을 위해서 취한 조치였던 것으로 판단)

그후 YS당선과 함께 팀 활동을 중지, 무보직상태로 몇개월간 본인 및 팀원을 방치함으로써 이에 격분한 나머지 본인이 나서 "갖은 고생을 다하고 성과도 인정할 때는 언제고 이렇게 미림요원을 푸대접할수 있느냐. 이런 식이라면 누가 비밀업무를 수행하겠느냐"고 항의끝에 본인은 팀장 직책에서 평직원의 직책에 재보직되어 억울한 심정을 갖고 근무하면서도 제 자신 천직으로 여긴만큼 성실히 주어진 책무에 대해 열심히 노력하던 중

94년도(YS집권시) 또다시 미림팀 재구성을 지시받고 내자신 "과거에 쓰라린 경험"이 있었기에 불복타가 설득당하고 팀을 재구성한 바 있습니다. 그때 본인은 "언젠가는 또다시 도태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앞선 나머지 이를 대비, 중요 내용은 은밀보관하기로 작심끝에 일부 중요 내용을 밀반출 임의보관하고 있던 터에 예상과 같이 DJ정권으로 바뀌면서 일방적 직권 면직된 바 있습니다.

이에 본인은 태연스런 자세를 보이려고 애를 썼으나 내심으로는 "이렇게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도태시킬 경우 너도나도 마치 자기들에게 똥물이라도 튈까봐서, 아니면 나를 도태시킴으로써 나에 대한 불씨를 아예 없애 버리려는 분위기가 역겹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직에 대해 심한 배신감마저 갖게 만들었습니다.

퇴직이후 참담한 심정으로 몇 개월 소일타가 생계가 걱정되던 중 친지로부터 " 당신은 사회적, 인적 자산이 있는데다 요즘 신설 유선통신사들로 인해 기존 통신사(KT)를 상대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하니 가입자 유치 대리점을 시작해보라"는 권유를 받고서 검토끝에 퇴직금과 가옥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아 장사를 시작하던중 본인의 이력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같이 직권 면직당한 A로부터 재미교포 박모가 삼성그룹 핵심인사는 물론이고 박지원 당시 문공장관 등과도 돈독한 관계인데 동 박씨가 마침 삼성측에 사업을 협조받을 일이 있으니 본인이 보관중인 문건중 삼성과 관련이 있는 문건 몇 건만 잠시 활용했다가 되돌려받으면 A 자신도 복직에 도움이 될 것이고 나(본인) 또한 영업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고민타가 삼성그룹 자체 약점이 될 수 있는 사안만을 제시할 경우 공개될 수도 없을 것같은 단순한 판단을 내린 끝에 본인, A, 박씨 등과 접촉, 박에게 전달한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박은 삼성측과의 협상이 여의치 않다는 결과를 듣고 제 자신 당황되어 즉시 반납받고서 다시는 이 문제를 거론치 않기로 약속한 후 몇 개월 동 문제를 잊고 있던중 느닷없이 국정원 후배들이 본인을 찾아와 보관하고 있는 문건이 있으면 후배들 입장을 고려해서 반납해달라는 얘기에 본인 자신이 이제껏 후배들로부터 비겁하고 비인간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터라 너무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에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며칠 후 감찰실 요원에게 반납(테이프 200여개 및 문건)한 바 있은 후

몇 개월이 지나서 느닷없이 국정원 후배가 찾아와서는 삼성측과의 모종 사건이 있었느냐는 말에 충격을 받고서 사실내용을 확인하였더니 재미교포 박모가 또다시 삼성측을 협박하고 있어 삼성측이 애를 먹고 있으니 이를 본인의 책임 소지도 있고하니 어떻게 해서라도 해결할 수 없느냐고 하소연함에 따라 나 자신의 판단 잘못으로 문제를 야기했을 뿐만아니라 이 문제의 파급영향이 예감되어 적극 수습하지 않으면 큰 문제 소지가 있겠구나 싶어 즉각 A를 통해 박을 만나 "당신! 사기꾼 아니냐. 이렇게 나까지 곤란한 처지로 몰아넣을 수 있느냐. 내가 물론 판단 실수라지만 사람을 이렇게까지 이용하고 애를 먹일 수 있느냐. 나 자신 이제껏 살아오면서 이런 식으로 살아오지 않았는데 이번 일로 완전히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게 되었으니 제발 나를 봐서 없었던 일로 하고 그만 미국에 돌아가라.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사느냐"고 심한 욕설과 애걸조로 사정하자 박은 "정말 미안하게 됐다.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삼성 놈들은 정말 나쁜 놈들이라서 꼭 보복할려고 했었는데 죄없는 본인을 생각해서 이만 끝내겠다"는 말을 듣고 다소 안도한 후 며칠 뒤 박을 만나 "삼성측으로부터 어떠한 대접을 받았는지 알만하니 더 이상 생각치 말고 미국으로 돌아가 사업에 열중하라고 매달리다시피 사정한 후 약간의 여비와 미국행 항공권을 본인 자비를 들여 전달하고 도미시킨 일이 있은 후 그 사업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최근 느닷없이 A로부터 "징그러운 박 그 XX 아들놈이라면서 집까지 찾아와 만나자고 해서 상대도 안하고 보냈더니 그놈이 "아버지가 찾아가면 잘 대접해 줄 것이라고 해서 왔는데 이렇게 문전박대 할 수가 있느냐. 가만 안 있겠다"고 떠들고 갔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제 자신 또 다시 문제가 야기되는구나 생각하면서 걱정 하던중 또다시 A로부터 "MBC 기자라면서 만나자해서 또 쫓아 버린적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박이 또다시 문제를 촉발시키려는 의도를 감지하고 있던터에 최근 문제가 일파만파 발전되는 것을 보고 제 자신 박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서 조심스럽게 관망하여 왔던 것입니다.

***본인의 사업에 대해**

본인의 사업이란 솔직히 조그만 구멍가게 수준임에도 완전 확대해석 과대평가되어 보도되고 있어 당혹감을 감출 수 없어 밝히고자 합니다.

본인의 사업은 처음부터 통신가입자 유치 영업으로 3년여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가 잠시 현상유지한 바 있으나 현재 국내경기 악화로 평균 월수 1800여만원 수준으로서 직원 봉급, 사무실 임대료 등을 지출하고 나면 매월 몇백만원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고 다시 영업에 박차를 가할 양으로 부채(사채) 3억 퇴직금(복직과 함께 지급받은 명예퇴직금)으로 사무실을 분에 넘치게 얻어 능력이 있어 보이는 친지 한분을 영입 공동대표로서 영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아 모든 것을 청산하고 작은 규모의 오피스텔을 얻어 재기해볼 생각이었습니다.

광고사업 역시 4개 매체중 3개가 몇년간 광고주가 없어 방치, 임대료만 지출하고 있는 등 문제 투성일뿐인데 너무 과장보도되고 있어 황당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난 대선시 이회창 지원 관련**

지난 94년도(97년의 오기인듯. 편집자) 대선 당시 저자신 공직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열심히 소임을 다했으나 DJ가 당선되면 저 자신 또다시 엄청난 불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은밀히 선을 대어 지원한 바 있음을 솔직히 시인합니다.

이는 분명 본인 자신을 위해 했을 뿐이며 어떠한 의혹도 없습니다. 진실임을 확실히 밝힙니다.

이후 지난 대선때에도 역시 순수 민간차원에서 지원한바 있음을 솔직히 신인합니다.

***사회 전반에 대한 충언**

본인은 상술한 내용에 대해 한치의 허위도 없다고 생각하면서 본인이 과거 남들이 접해보지 못한 다년간의 소위 불법 비밀도청 업무를 수행한 경험에서 얻은 느낀바 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본인은 가정형편으로 최종학력 야간상고를 졸업한 무지한 인간에 불과하지만 저로서는 업무 수행상 남들이 느껴보지 못한 엄청난 충격과 함께 세상만사가 이렇게 되어가고 또 이렇게 해서 살아가는구나 하는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한마디로 제가 경험할 때까지의 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외면상과는 달리 이면에는 서로간 이해대립에 따라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아첨, 중상모략, 질투 이루 말할 수 없는 혼돈의 연속이었습니다.

물론 그중에서는 양심적이고 정도를 걷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결국 이런분들 또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나라가 발전되어 가고 국민의식 역시 성숙됨으로써 나라가 발전되는구나 하는 긍정적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제 작은 소견이지만 이제부터라도 과거사에 대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세상으로 바뀌어 가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제 자신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것을 낱낱이 폭로함으로써 사회가 다시금 제자리를 찾고 과거를 청산하는데 있어 다소나마 역할을 하고도 싶었지만 이제 모든 것을 죽음까지 갖고 가겠습니다.

염려했던 분들 안도하시겠지만 나라의 안정을 위해서 참을 뿐입니다.

저에 대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매도 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양심에 손을 얹고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그동안 저를 취재했던 기자분들 수고하셨습니다.

본인은 이 이상 할 말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기자분들 역시 진심으로 자신이 과연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이 나라를 위함인지 깊이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에 대해 과장.왜곡 보도함으로써 하찮지만 나의 인격.사생활 전반에 걸쳐 참담하게 만든 분들, 그렇게 특종은 중요하고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한낱 흥미위주 소설감으로밖에 취급하지 않는다면 한 인생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더 이상 왜곡보도 하지 마십시요. 이것만으로 끝냅시다.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2005.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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