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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손학규, 뜨나?…역할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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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손학규, 뜨나?…역할론 부상

흔들리는 '형님 파워'…위축된 '정세균 리더십'

악몽이 현실화됐다. 한나라당의 5대0 참패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정쇄신' 요구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인적으로는 이상득-최시중-박영준으로 이어지는 '상왕정치' 라인업이 충격을 피하기 힘들어졌다.

지난 24일 홍준표 원내대표의 발언이 새삼스럽다. "대통령과 가깝다거나, 친인척이라거나, 친구라거나, 지인이라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빙자해 허세를 부리는 바람에 국정에 혼란이 오고 나라가 어지러워진다." 이상득 라인에 대한 비판이 수면위로 떠오르기 일보직전의 상황임을 보여준 장면이다.

▲ ⓒ프레시안

곽승준-정두언 등 친이계 주니어 그룹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들은 최근 교육부-한나라당과 논의 없이 사교육 대책을 주도해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정두언-박영준 갈등'으로 표면화됐던 친이계 소장세력의 '반란'이 실패로 끝난 이후 더욱 공고해졌던 '이상득 천하'에 새로운 균열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경주의 패배로 '형님 파워'는 일정한 쇠락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많다. 뒤집어보면, 이는 새로운 '2인자'의 부상을 알리는 예포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지난 3월 귀국 이후 숨죽여 있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에게 눈길이 쏠린다. 그는 지난 25일 "권력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권력을 국민을 위한 도구로 써야지 부정부패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이재오 역할론'을 가장 왕성하게 주장했던 공성진 최고위원도 최근 "선거를 잘못 치른 것으로 판단되면 당연히 책임론이 따를 것"이라고 자락을 깔아뒀다. 선거 책임론이 조기 전당대회 요구로까지 발전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이명박계의 새로운 구심 역할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만큼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운신의 폭이 갑자기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경주 선거의 결과 영향력이 한층 확대된 박근혜 전 대표와의 뿌리 깊은 앙금이 최대 걸림돌이다. 친이계 내부의 권력지형 변화에 수반되는 진통도 신경 쓰인다.

이에 따라 이 전 최고위원은 당분간 특별한 자리를 맡기보다는 물밑에서 권력 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10월 재보선을 통한 원내 입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원내 진입에 성공한다면 곧바로 당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대 수혜자, 손학규

민주당에선 손학규 전 대표의 역할이 주목받는다. 정동영 전 장관과 정세균 대표의 갈등이 이번 재보선판에 그를 불러내면서부터 '손학규 역할론'은 민주당에서 일찌감치 부각됐다.

그는 "야당이 살아야 정치가 균형을 잡고 그 속에서 국민이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는 생각에서 손 일병의 심정으로 나섰다"고 했다. 이같은 그의 낮은 자세는 독불장군식 출마로 비판을 받은 정동영 전 장관과 달리 '선당후사'의 구원투수로 비쳐졌다. 정 전 장관과의 난타전 끝에 정세균 대표가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 점도 그의 존재감을 부각시킨 요인이다.

▲ ⓒ뉴시스
결국 손 전 대표가 실질적인 '주연'이었던 부평 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로 귀결되면서 그에 대한 기대치는 한층 높아졌다. 게다가 전주 두 곳의 선거에서 '정동영 바람'이 확인됨으로써 정세균 체제의 지속가능성도 심각한 의심을 받고 있다. '정동영의 위협'과 '정세균 리더십의 상처'라는 두 가지 조건이 '손학규 역할론'으로 수렴되는 형국. 그의 10월 재보선 출마는 확실시 된다.

이와 관련해 원혜영 원내대표는 29일 "당의 전면에서 중심적 입장에서 당을 이끌어 주고 지지를 호소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할 기회가 이미 시작됐고 앞으로 점점 더 그럴 기회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손학규, 김근태, 한명숙 전 의원 등을 두루 거론하며 나온 발언이지만 당내 역학관계상 손 전 대표에게 포커스가 맞춰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당권파인 386 세력이 손 전 대표와 우호적인 관계라는 점도 그의 정계복귀 연착륙을 예상하는 근거가 된다. 정동영 전 장관과 민주당의 갈등이 재보선을 거치며 연장전으로 돌입한 만큼, 386 당권파는 정세균 대표를 대체할 새로운 구심으로 손 전 대표를 내세우며 전열을 정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비주류 일각에서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제기되는 등 민주당이 격변의 시기로 돌입한 점이 그의 순탄한 복귀를 예단할 수 없는 조건이다. '뜨거운 감자'인 정동영 전 장관의 복당 문제도 당권파와 비주류의 갈등을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정세균 체제가 '정동영 바람'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호남권 및 비주류의 역공을 효과적으로 방어해 낼 수 있느냐가 '손학규 역할론'의 최대 변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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