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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차 미래가 밝다? 이대로는 '도태' 시간문제"

"쌍용차·GM대우 처리 방식, 또 MB만 홀로 역주행"

2600명 해고 계획이 나온 쌍용자동차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GM대우는 또 어떻게 될까? 현 정부의 방향대로 대규모 정리 해고를 거치고 나면, 과연 한국 자동차 산업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정명기 한남대 교수는 고개를 저었다. "독일이나 일본 등 우리의 강력한 경쟁 국가들이 이미 국가 주도로 빠른 속도의 자동차 산업 구조 개편 및 투자 계획을 집행하고 있는 반면, 이명박 정부는 그저 시장에만 모든 것을 맡겨 놓고 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명기 교수는 23일 "우리 자동차 산업은 몰락할지 아니면 새로운 시장 변화에 적응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점에 직면해 있다"며 "쌍용차와 GM대우를 지금처럼 부실자산 처리를 위한 구조 조정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암울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M대우· 쌍용차 재탄생 시켜 현대기아차와 함께 2강 체제로 가야"

정명기 교수는 이날 민주노총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회생 방안을 찾는 토론회'에서 "재건형 도산절차를 거쳐 자본을 재구성해 새로운 기업으로 재탄생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주주의 주식은 모두 소각하는 자본 재구성 과정에서 GM대우와 쌍용차를 하나의 기업군으로 묶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GM대우와 쌍용차를 합쳐 새로운 기업으로 만들고, 현대기아차와 함께 2강 체제로 한국 자동차 산업을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 2600명 해고 계획이 나온 쌍용자동차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GM대우는 또 어떻게 될까? 현 정부의 방향대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거치고 나면, 과연 한국 자동차 산업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프레시안

이런 해법은 "쌍용차 문제가 결코 한 기업의 것이 아니라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의 방향에 대한 고민 속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또 이는 "자동차 산업이 국가 경제의 기간 산업일 뿐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이기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라는 전제도 맞물려 있다.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 총 고용자의 9.06%, 총수출의 9.97%, 제조업 총생산의 11.8%,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의 10.97%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가 따라 나왔다.

자동차 산업 자체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현 정부가 지나치게 느긋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은 국가 주도로 자동차 산업에 막대한 투자 중"

그러면서 정 교수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동차 산업 개편 움직임을 자세히 설명했다. 독일 등 유럽과 일본,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움직임은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다. "새로운 교통 시스템 구축 및 기업 지배구조 개편"도 이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것도 공통된 특징이다.

특히 독일의 경우 지난해 자동차 산업에 투자된 R&D 비용은 총 189억 유로로 독일의 전체 R&D 지출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GM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미국도 자본과 노동을 새로운 자동차 기술 개발을 위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배분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2007년 유럽의 차 판매 가운데 53%가 디젤 엔진 차량이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세계 차 시장의 대세는 이미 클린 디젤차다. 이는 "2013년까지 '그린 카(Green Car) 4대 강국'에 진입한다"는 현 정부의 목표기도 하다. 그러나 정 교수는 "목표만 있을 뿐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책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세계 차 시장의 변화의 바람을 놓고 볼 때도 "디젤 엔진 경쟁력을 가진 쌍용차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지금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은 소형차 때문인데 전 세계 완성차 회사가 소형차 생산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며 "국제적인 친환경차 개발 경쟁 가운데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쌍용차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B만 나홀로 느긋하게 전세계 흐름 무시"

문제는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가 내놓은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쌍용차의 경영정상화 방안은 철학도 전략도 없다"고 비판했다. 오직 사람을 많이 잘라내고 부실 채권을 처리해 매각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목적뿐이라는 얘기였다.

게다가 이는 이미 실패한 10년 전 방식이라는 것이 정 교수를 비롯한 토론자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쌍용차도 GM대우도 이미 한 번 팔았다가 실패한 것인데 정부는 똑같은 길을 또 걷겠다고 한다"는 것. 게다가 지난 2001년 대우차 사태에서 보듯 대규모 정리해고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필요로 한다.

정 교수는 "더 중요한 것은 향후 재정 계획이 비현실적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당장 올해 필요한 재원 2580억 가운데 2323억은 정리해고와 남은 노동자의 고통 분담을 통해 마련하고 나머지 952억 원도 부동산 매각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이 공동관리인의 계획이다.

정 교수는 "회사의 자구 노력은 전혀 없다"며 "5년간 1조6000억 원의 투자재원 소요를 예상하면서 마련방안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차례 "구조조정은 미래의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사고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살리기도 정상기업 살리기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낭비할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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