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 100여 명은 10일 오전 청와대 근처 서울 종로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반값 등록금 시행'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뜻을 담은 퍼포먼스로 집단 삭발식을 진행했다. (☞ 관련 기사: "1000만 원짜리 '등록금 폭탄', 무서워서 못 살겠다")
그러나 경찰은 삭발식 도중 "차도에 내려와 불법 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세 차례 해산 명령을 내렸고, 이어 곧바로 강제 해산에 나서 참가자 49명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연행했다. 경찰은 "기자회견 신고를 해놓고 실제로 구호를 외치는 등의 행동을 했기에 이는 미신고 집회에 해당된다"며 "참가 인원이 신고된 숫자보다 많았다"며 연행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평소 퍼포먼스가 동반된 기자회견이 자주 열리는 장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연행한 것은 경찰의 무리한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한대련은 이날 경찰서로 항의 방문을 하고 이어 11일 같은 장소에서 연행자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참여연대 등 55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등록금넷)'는 이날 논평을 내고 "폭력적 행위와 마찰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평화적인 기자회견을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대학생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하면서 기자회견 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대학생들의 삭발 장면이 불편했다는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등록금넷은 "현 정부와 여당은 추경예산에 2072억 원을 편성해 생색내기 대책만 내놓았을 뿐"이라며 "삭발을 단행하며 눈물 흘리는 여대생의 눈물을 닦아주기는 커녕, 현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불법 연행을 단행하는 정부에게서 제대로된 등록금 문제의 해법이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 100여 명은 10일 오전 청와대 근처 서울 종로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반값 등록금 시행'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뜻을 담은 퍼포먼스로 집단 삭발식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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