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10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를 경기 분당 자택에서 체포하고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연씨는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인 작년 2월22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홍콩 계좌로 송금받았으며 이 돈이 사실상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이다.
검찰은 최근 박 회장이 홍콩 현지법인 APC에서 차명 배당받은 6천800억 달러 중 500만 달러가 연씨가 조세피난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한 타나도 인베스트먼트에 송금된 사실을 확인, 이 500만 달러를 단순한 투자금으로 볼 수 있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연씨를 상대로 이 돈을 받게 된 경위와 돈의 성격 등을 캐묻고 있다.
전날 대전지검에 구속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2007년 8월 박 회장, 정 전 비서관과 `3자 회동'에서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에 대해 논의하던 중 박 회장이 "홍콩에 비자금 500만 달러가 있으니 가져가라"고 말했다고 밝혔었다.
검찰은 특히 2007년 12월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의 비서실장인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연씨가 투자문제로 박 회장을 찾아갈 것"이라고 다리를 놓았고, 비슷한 시기에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연씨와 함께 베트남을 찾아가 박 회장을 만났던 점에 주목해 돈의 성격을 규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연씨 측은 앞서 2007년 12월 박 회장에게 먼저 연락해 해외 창투사 설립 투자를 해달라고 부탁해 2008년 1월 타나도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뒤 다음 달 홍콩계좌로 500만 달러를 `투자금' 명목으로 송금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500만 달러 중 절반을 실제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미국의 벤처업체에 투자했고 송금을 증빙할 자료가 있으며 나머지 돈은 계좌에 남아있다고 주장했었다.
노 전 대통령 또한 이달 7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과문에서 "퇴임 후 조카사위가 박 회장한테 돈을 받은 사실을 알았지만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특별히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였지만 성격상 투자이고, 저의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가 타나도 인베스트먼트의 대주주라는 의혹까지 제기됐으나 검찰은 "해외 상황이라 아직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연씨뿐만 아니라 미국에 체류 중인 건호씨도 조사한 뒤 최종적으로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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