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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보수세력은 장기적 '계급전쟁' 준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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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보수세력은 장기적 '계급전쟁' 준비해"

손호철 "개혁·진보세력, 무당파 25% 끌어와야 위기 탈출"

"특히 주목할 것은 MB 스스로도 공언을 하고 나섰고 여러 악법들의 내용이 그러하지만 단순한 일회성 공격을 넘어서 그동안 어렵게 만들어 놓은 다양한 진보적 진지들을 공격해 해체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민주정책연구원 강연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교과서 파동과 같은 MB의 이념전쟁, 그리고 공중파를 재벌과 조중동 방송으로 변화시키려는 언론관련법 등 MB의 악법들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냉전 보수세력 공격, 일회성 아니다"

손 교수는 "뉴라이트들이 올해 공격해 해체시켜야 할 대상으로 전교조, MBC, 초법적 위원회 등을 지목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대한민국의 '계급전쟁'에서 장기적인 진지전, 헤게모니 전쟁을 철저하게 준비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와 함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양극화를 가장 심화시킨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벗겨준 것이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MB의 업적(?)으로 보일 만큼" 이명박 정부는 사회적 양극화를 악화시키고 민생 파탄을 가져왔으며, "부패하고 무능한데다가 오만하며 불도저이기까지 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제왕적 대통령으로 역주행"하고 있다고 지적한 손 교수는 이 대통령이 그동안 내세우던 '실용주의'가 위장으로 보일 만큼 '역주행' 하게 된 것은 임기 초 촛불시위라는 예상하지 못한 복병이 전환점이라고 봤다. 손 교수는 "성공신화에 익숙한 이 대통령으로서 '이 모두가 좌파의 음모'라는 식의 인식을 갖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며 "그 같은 인식이 기이한 마녀사냥과 이념전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 교수는 미디어법 개정, 사이버모욕죄 신설, 마스크 데모 금지법, 미네르바 구속, YTN 노조위원장 구속, PD수첩 담당 PD 체포, 사노련 탄압 등 일련의 언론·집회·사상·결사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맞서는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 사회의 내부구성 세력관계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 교수는 '보수 대 진보'의 이분법으로 이해할 수 없고, △냉전적 보수세력 △자유주의적 보수세력(개혁세력) △사회민주주의 이상의 진보세력 등 삼분구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제18차 민주정책포럼 'MB정부, 왜 민주주의의 위기인가?'에서 손호철 서강대학교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무당파 25% 견인해야"

민주개혁의 경우 자유주의세력과 진보세력이 연대해 냉전적 보수세력과 대립하는 양상이지만 신자유주의 문제의 경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연대해 통과시킨 비정규직법 처럼 냉전적 보수세력과 자유주의 세력이 연대해 진보세력과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특히 "김대중 정부 들어 뉴라이트라는 냉전적 보수 시민단체가 조직화됨으로써 이념적 삼분구도가 완결됐다"며 "현재 민주주의 위기의 핵심은 단순히 이명박 정부가 행정부를 장악했다든가 한나라당 중심의 냉전적 보수세력이 입법부까지 장악했다는 것이 아니라, 냉전적 보수세력이 정치사회뿐 아니라 조직화된 시민사회, 일반 대중의 수준 모두에서 우리 사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나아가 신자유주의세력이 더 힘이 강화되고 있는 반면 반신자유주의세력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며 "그 결과 MB정권이 한국 민주주의를 공격해도 그와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큰 변화가 없고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지지율은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으며 한나라당 지지율 하락은 무당파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결국 무다파성을 보이고 있는 25%의 대중을 비롯해 대중을 견인해 내고 대중으로 하여금 일어서게 하는 것만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 파시즘이 진보 성장의 조건만은 아니다"

손 교수는 "MB악법 등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돌격전식으로 강행처리하면서 대결양상이 정치권을 넘어 지난 해 촛불시위처럼 'MB 대 국민'의 전면적 양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경제공황과 파시즘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경제위기와 민생파탄이 진보세력의 성장의 조건만은 아니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오히려 경제 위기 속에는 극우세력과 파시즘이 준동할 가능성이 내제돼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우파 신자유주의적 포퓰리즘'을 개혁·진보진영에서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손 교수는 '우파 신자유주의적 포퓰리즘'에 대해 "무언가 희생양을 필요로 하는 대중심리를 이용해 노조('노동귀족'), 공기업('철 밥그릇'), 세금('경제발전의 장애')을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몰고 가며 공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 교수는 "민주당과 시민단체 등의 자유주의적인 개혁진영과 민노당, 진보신당, 민중단체들과 같은 진보진영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MB의 신자유주의 돌격전을 막아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비호남 야성' 유권자 지지 끌어내야"

손 교수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비호남 야성' 유권자를 지지자로 묶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무당파성' 유권자 25%를 견인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민주당이 너무 냉온탕식으로 하는데 투쟁방식과 전략에 최소한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며 "방송사 노조가 파업을 했던 2월 국회 때 의원직 사직서를 쓰고 배수의 진을 쳤어야 했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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