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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교육' STOP!…'反MB'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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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교육' STOP!…'反MB'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

1년 2개월간 '교육 자치' 실험…일제고사·자사고 등 반대 입장

8일 실시된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MB 교육 심판'을 내세웠던 기호 2번 김상곤 후보가 104만5767표 중 42만2302표를 얻어 40.81%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현 경기도 교육감인 김진춘 후보는 34만8057표(33.63%)를 얻어 2위를 기록했다.

경기 지역의 진보적 사회·교육단체로 구성된 경기희망교육연대가 단일화 후보로 내세운 김상곤 후보는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 교수노조 위원장을 역임했다. 김상곤 후보는 앞으로 1년 2개월간 경기도 교육감으로 재직한다.

김상곤 후보는 개표가 마무리된 뒤 당선 인사를 통해 "오늘은 경기 교육이 새롭게 태어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강요하는 '특권 교육', '줄세우기·경쟁 교육', '대물림 교육'을 경기도민의 손으로 엄중하게 심판한 자랑스러운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학교가 서민과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부모가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인간적인 학교,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다"며 "미래 교육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로 질 높은 교육 환경을 만들고 진정한 교육 복지와 교육 기회 균등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선거는 선거인 850만5056명 중 104만5767명이 투표해 12.3%라는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 8일 실시된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MB 교육 심판'을 내세웠던 기호 2번 김상곤 후보가 104만5767표 중 42만2302표를 얻어 40.81%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김 후보의 당선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MB式' 교육 개혁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MB 교육 정책 '브레이크' 걸릴까

김 후보의 당선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MB式' 교육 개혁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곤 후보는 이번 선거를 "MB식 교육 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경기도 교육이 서울의 잘못된 정책 확산을 방어하는 중핵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 관련 기사: "MB교육과 관료주의, 경기도에서 깨겠다")

김 후보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일제고사 실시, 자율형 사립고 도입 등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정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김 후보는 특목고 확대와 초등학교 영어 수업시간 확대 정책도 반대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앞으로 김상곤 후보가 경기도교육감을 맡는 1년 2개월간은 중앙정부에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교육 정책에 맞서 지역 교육청이 얼마나 자신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을지 시험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학교 자율화를 내세우면서 시·도교육감의 권한을 대폭 확대해 교육감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훨씬 더 크다.

당시 교과부는 장관이 갖고 있던 특목고 지정·고시 권한을 비롯해 학교 평가권, 교원 배치기준 설정권 등 초·중등교육에 관한 장관의 권한을 시·도교육감에게 대폭 이양했다. 또 교장 임용을 비롯해 시·도 국장급 이상 장학관, 교육장, 교육연수원장의 임용권도 시·도교육감에게 위임됐다.

주어진 1년 2개월…'反 MB 교육'의 시험대

그러나 김상곤 후보는 1년 2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MB式' 교육 정책과 다르면서도, 교사·학생·학부모·시민의 지지를 받는 정책을 펴 성과를 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김 후보가 성과를 내야 2010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다음 교육감 선거에서 이른바 진보 진영의 교육 정책이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을 포함해 대부분의 시·도교육청이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 정책을 따라가는 관료주의적 행태 극복도 김상곤 후보에게 맡겨진 과제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경기도가 정책을 바꾸는 것이 시작점이 돼 다른 시·도로 확산될 수 있도록 일제고사 시행 등에서 소신있는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및 일선 학교를 장악한 김 후보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교육 관료, 교사의 견제를 극복하는 것도 큰 과제다. 실제로 김 후보 당선을 걱정한 일부 장학사, 교장·교감은 선거 전날, 당일 일선 학교 교장·교감, 평교사에게 "김진춘 후보를 찍으라"며 투표를 종용했다. 이 역시 김 후보가 극복해야할 몫이다.

'전교조 색깔론' 힘 못써…'계급 투표' 양상도 미미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이른바 '전교조 색깔론'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진춘 후보는 선거를 며칠 앞둔 지난 4일 '전교조식 이념 교육, 교육이 무너집니다'라는 문구의 선거 현수막을 내걸며 김상곤 후보를 색깔론으로 몰아갔다. 보수단체도 잇따라 김진춘 후보로의 단일화를 주문하면서 '진보 vs 보수'로 색깔 공세를 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서초·강남 일대에서 나타났던 '계급 투표' 현상도 이번 선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성남 분당구, 용인 수지구 등에서 김상곤(각 37.65%, 41.12%), 김진춘(각 38.9%, 38.64%) 후보는 비슷한 지지율을 보였다. 각각 김상곤 후보는 광명시에서 49.96%, 김진춘 후보는 양평군에서 50.10%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후보의 이름순으로 결정되는 기호가 정당순으로 오인돼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었다. 실제로 기호 4번에 배정된 김진춘 후보는 이번 선거가 정당 공천에 따른 선거가 아니라는 점을 선거 기간 내내 홍보해 왔다. 기호 1번의 강원춘 후보는 13만3371표(12.88%)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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