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씨에게 보낸 500만 달러의 성격 등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홍콩 사법당국으로부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홍콩 현지법인인 APC 관련 계좌 및 홍콩에 개설된 또 다른 계좌의 내역을 조만간 보내겠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박 회장이 APC로부터 차명으로 받은 배당이익 685억이 들어 있는 계좌와 그 밖의 홍콩계좌에서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추적하면 박 회장이 연씨에게 500만 달러를 보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박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의 전체 규모 및 이 돈이 해외 현지사업 확장은 물론 국내로 유입돼 정관계 인사들에게 흘러갔는지 본격 수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홍콩 계좌의 거래내역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정식으로 박 회장의 진술을 듣는 것은 물론 연씨와 노 전 대통령 주변 인사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500만 달러 수수에 개입한 의혹 및 박 회장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7년 하반기 서울 모 호텔에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정 전 비서관과 `3자 회동'을 한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 측에 50억원 투자를 제의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한나라당 박진ㆍ허태열ㆍ권경석ㆍ김무성 의원과 민주당 서갑원ㆍ우윤근ㆍ김우남 의원,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등 10여명의 후원금 내역을 요청, 자료가 넘어오는 순서대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김무성·권경석 의원에 대해서는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박정규 전 민정수석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박 전 수석은 2004년 12월 중순 참여정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할 때 박 회장으로부터 백화점 상품권 1억원어치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송은복 전 김해시장도 박 회장으로부터 5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하려 했으나 추가로 드러난 혐의를 보강한 뒤 3일께 기소하기로 했다.
대검 중수부는 이밖에 최근 대전지검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봉하마을 개발을 위해 설립된 ㈜봉화에 투자한 70억원이 어떻게 조성됐는지, 어디에 사용됐는지 등의 수사상황을 보고받았으나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의미 있는 내용이 없다고 판단해 대전지검이 계속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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