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29 재보선 전주 덕진 출마 여부를 두고 민주당 지도부와 정 전 장관 사이의 "뭐가 당을 위한 일이냐"는 동상이몽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오히려 24일 저녁 세 시간을 넘긴 정세균 대표와 정 전 장관의 비공개 회동 이후 양측의 거리는 더욱 멀어진 분위기다.
지도부의 타협책은 '이번 재보선에 출마하지 않고 선대위원장을 맡은 뒤 10월 재보선 공천 약속'이다. 정 전 장관에게 정치 재개의 기회를 약속하는 대신, 당이 정하는 시간표와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라는 것이다.
이 제안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이번에 출마하며 선대위원장을 맡겠다"며 거절했다. 정 전 장관은 25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15, 16대 총선에서도 전주 덕진에 출마하면서도 오후에는 서울 경기지역에 지원유세를 다녔듯이 이번에도 출마와 함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책임지고 지원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지도부가 내민 타협책 일부를 언론에 공개하며 전주덕진 출마를 전제로 '재보선 선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역공을 가한 셈이다. '4월 불출마, 10월 공천 약속' 제안에 대해선 "지도부 중 한 분이 그런 얘기를 한 걸로 들어 알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일축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중대한 당의 문제는 당원들 의사를 물어보는 것이 기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요즘은 지지자 정당인데 좁은 의미의 당원만이 아니라 당원과 지지자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는 것이 민주정당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도부 분위기 설명을 자세히 들었고 지도부 입장에 대해 좀 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으나, 자신의 기존 입장을 관철해 나가겠다는 뜻이 분명해 보인다.
반면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정세균 대표는 "정 전 장관이 앞으로 당의 중진 원로를 접촉할 것으로 생각하고 당 지도부도 정 전 장관과 접촉해 나갈 것"이라며 "접촉면이 넓어지면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 이어 "나와 정 전 장관의 생각이 같은 만큼 당을 위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그런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전날 회동은 지도부 차원의 아이디어와 의견들을 가감없이 전달하는 자리였다"며 "그동안 최고위원들이 소극적 자세였는데,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서 의견 개진도 하고 설득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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