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추씨는 작년 9월께 박 회장으로부터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중단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1억∼2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작년 7월30일부터 박 회장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그가 세종증권·휴켐스 주식을 차명거래해 차익을 얻고 홍콩법인 APC에서 차명으로 배당이익을 받은 뒤 200억원 이상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 작년 11월에 검찰에 고발했다.
작년 6월 청와대 비서관에서 사퇴한 추씨는 그 해 9월 박 회장으로부터 청탁을 받긴 했지만 세무조사를 막는데 실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20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새벽 서울 종로구 주거지에서 추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은 추씨를 상대로 받은 돈의 사용처 등을 추궁하는 한편 추씨가 국세청 관계자 등 제3자에게 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했는지도 살펴보고 있으며 22일께 박 회장과 대질신문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뉴시스 |
검찰은 또 박 회장에게서 2∼3차례에 걸쳐 불법 정치자금을 5만 달러 이상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광재(44) 민주당 의원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 의원이 박 회장 이외의 인물로부터도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날 밤늦게 이 의원을 일단 귀가 조치하고 필요시 한 차례 더 불러 박 회장과 대질조사 등을 한 다음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의원은 성실하게 조사를 받고 있으나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고 있으며 피곤해 하는 상태라고 검찰은 전했다.
이 의원 측은 "박 회장으로부터 합법적인 후원금 외에 불법적인 정치자금 수수는 전혀 없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檢 "박연차, 금품 제공 명확히 기억" 여야 정치인에게 광범위하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자신의 금품 제공 사실을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수감 중인 박 회장은 검찰에 불려나와 자신이 돈을 제공한 인사들의 명단과 금액은 물론 당시 상황까지 매우 상세하게 기억해 진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박 회장의 진술이 꽤 일관성이 있고 신빙성이 있다"며 "굉장히 (금품 제공 사실을) 명확하게 기억해 금품 수수자와 대질 신문에서 상대를 제압할 정도"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조사를 받을 때 본인이 먼저 입을 열지는 않고 '매우 방어적'으로 진술하다가도 검찰이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면 관련 사실을 자세히 털어놓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또 한 번 입을 열면 진술을 번복하지 않고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상대방에게도 '어쩔 수 없으니 인정하라'는 식으로 대질조사에 임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의 진술 수위와 검찰의 증거 확보 범위에 따라 이번 '박연차 리스트' 수사의 속도와 폭이 사실상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박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구속된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과 송은복 전 김해시장의 수사 과정에서도 박 회장과 대질 신문을 해 이들의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광재 의원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한차례 더 불러 박 회장과 대질신문을 벌이는 한편 체포된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도 22일께 박 회장과 대면시켜 조사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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