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주 덕진 '전략공천"…사실상 '정동영 공천불가'

공은 정동영으로…'鄭-丁 전면전'으로 가나

민주당 정세균 지도부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 전주 덕진 선거구에 대해 전략공천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정 전 장관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당 지도부는 전주 덕진과 인천 부평을 두 곳에 대해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번 4.29 재보궐 선거의 전체적인 구도를 짜는데 있어서 당이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두기 위해 전략공천 지역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정인을 염두해 둔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주 덕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한 것은 정 전 장관에 대해 '공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천 부평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포함시킨 것은 정 전 장관을 인천 부평으로 출마시킬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같이 결정함으로써 공은 정동영 전 장관에게 넘어간 셈이다. 전주 덕진에서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느냐, 부평 출마로 'U턴'하느냐는 선택만 남은 것.

공천심사위원장인 이미경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 전 장관은 대선후보였고 당 대표도 했는데 무소속 출마는 본인이나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무소속 출마설을 차단했다. 그는 또한 "정 전 장관이 다른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수도권에 출마하면서 본인이 주장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부평 출마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안이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돼 왔지만 정 전 장관 측에서는 인천 부평을에 출마할 경우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에도 패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매우 심각하다는 우려에 전주 덕진 출마를 결심한 터라 '인천 부평을' 전략공천 카드에 부정적이다.

결국 정 전 장관이 전주 덕진에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는 쪽으로 정리될 경우 민주당의 내전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