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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여론 조작의 달인'은 왜 그냥 두는가"

[홍성태의 '세상 읽기'] '우뻘'들의 '반국가 여론 조작'

기가 막힌 일이 또 벌어졌다. 경찰이 '인터넷 여론 조작' 혐의를 내걸고 시민들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는 것이다. 이를 <중앙일보>가 보도했고, 그것을 다시 <조선일보>가 받아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널리 알리고 키워야 할 소식이라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왜 아니겠는가?

인터넷은 <조선일보>가 저지른 반민족과 반민주의 행태를 낱낱이 잘 보여주고 있다. <조선일보>로서는 인터넷을 이용해서 <조선일보>의 '정체'를 알리는 시민들이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미울 것이고, 어떻게든 이런 시민들을 쫓아내고 인터넷을 장악하고 싶을 것이다.

일단 <조선일보>의 보도를 잠시 보도록 하자. 다음은 인터넷에서 확인한 그 기사의 제목과 주요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마치 저 전두환의 5공 시대에 벌어졌던 언론 탄압에 대한 <조선일보>의 보도를 보는 것 같다.

아고라 3명 '인터넷 여론 조작' 혐의 압수 수색

경찰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고 중앙일보가 17일 보도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9월쯤 일부 네티즌들이 아고라에 반정부 성향의 글을 올린 뒤 조회 수를 조작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벌여왔다. 아고라 게시 글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특정 IP(인터넷 주소) 8개를 통해 조회 수 조작이 이뤄졌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우선 4개의 IP(사용자 3명)에 대해 압수 수색에 나섰다.

(…) 사정 당국 관계자는 "압수 수색을 통해 조작 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해당 네티즌들에 대해 (다음에 대한) 업무 방해죄 등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이 특정 시위를 확산시킬 목적으로 조회 수를 끌어 올렸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조선일보> 인터넷판, 2009년 3월 17일)


이 보도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살펴보자. 먼저 '조회 수'를 조작하는 문제이다. 이미 여러 시민들이 '아고라'에 '우뻘'이나 '우뻘 알바'들의 '조회 수 조작질'을 분석해서 글을 올려놓았다. 그들도 일상적으로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조회 수'를 조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시민들은 '조회 수 조작'이 항상 있는 일이어서 '조회 수'보다는 글의 내용에 더 주목한다.

설사 일부 시민들이 '우뻘'들의 행태에 맞서기 위해 '조회 수'를 조작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조회 수' 조작이 지난 9월부터 내사를 벌일 정도로 중대한 문제라면, '우뻘'이나 '우뻘 알바'들의 '조회 수 조작질'에 대해서는 왜 수사하지 않는가? 극히 저열한 언어를 동원해서 매일 일상적으로 저질러지는 그들의 '조회 수 조작질'은 '반정부'가 아니라 아예 '반시민'과 '반국가'의 문제를 안고 있지 않은가?

▲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는 일부 누리꾼이 친(親) 정부 성향의 글을 마구잡이로 올려 웃음거리가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경찰은 이런 '도배'는 한 번도 문제삼지 않았다. ⓒ프레시안
둘째, 이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반정부 성향의 글'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 그러니까 경찰의 수사 기준은 오로지 '반정부'인 것이다. 여기서 다시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정부에 반대하는 것이 경찰의 비밀 수사를 받아야 할 정도로 큰 잘못인가? 민주사회에서 정부에 반대하는 것은 시민들의 당연한 권리가 아닌가?

만일 '반정부'가 그렇게 큰 문제라면, 국민들이 선출한 민주정부인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좌파정부'로 규정하고 지긋지긋하게 '반정부투쟁'을 벌였던 '우뻘 세력'은 진즉에 모두 경찰의 비밀 수사를 받고 처벌되었어야 하지 않는가? '반정부'를 '반국가'로 등치시키고 경찰들이 시민들을 괴롭혔던 박정희와 전두환의 시대가 작년에 왔던 각설이처럼 다시 돌아온 것인가?

셋째, 이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특정 시위를 확장시킬 목적'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특정 시위'는 아마도 '촛불 시위'를 뜻할 것이다. 이명박 세력은 '촛불 시위'에 대해 처음부터 줄기차게 '선동론'을 제기했다. 불순 세력이 선량한 시민들을 선동해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게 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세력은 이런 '선동론'을 목청껏 외치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일부 국회의원들에게도 서슴없이 폭력을 휘두르고 절박한 심정으로 거리로 나온 10대 여학생이며 아기 엄마들마저 체포하고 수사했다. 이명박 세력에게는 10대 여학생과 아기 엄마들이 불순세력으로 보였을지 모르겠다. 참으로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선동론'은 '색깔론'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 '광주 민주 항쟁'은 그 끔찍한 역사를 선명히 증언한다.

이명박 세력은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정말이지 기를 쓰고 있다.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재벌과 족벌 신문에게 방송을 넘겨주는 '미디어법'을 강행하고 있고, 여기서 나아가 경찰과 검찰과 방통심의위를 통해서 방송과 인터넷에 대한 억압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이 나라의 방송과 인터넷은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사실상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이명박 세력에 의한 여론조작은 전방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억압과 강화의 이중주가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여론 조작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니 잔뜩 헛희망을 품게 만든 이명박 대통령의 허황된 경제 전망, 희한한 궤변과 일방적 홍보로 점철된 이명박 대통령의 방송,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KBS의 찬양성 보도, '용산 참사'에 대한 청와대의 황당한 여론 조작 책동, 미국 사진을 도용한 국토부의 거짓말 동영상 등을 적극 수사해야 할 것이다. 이것들이야말로 '반시민적 반국가적 여론조작'의 무서운 예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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